[뉴스포스트= 신현지 기자] 요즘 부척 문학계에 블랙리스트가 뜨거운 화두다. 그 당시 상황에서는 몰랐는데 지금 와 생각해 보니 바로 내가 블랙리스트 피해자였다는 것.

시인 이시영이 자신도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그간 진보 성향의 문인단체인 한국작가회의 이사장을 역임했던 이 시인이 11일 페이스북에 남긴 글에 따르면 그는 미국 하와이대와 버클리대 문학행사 초청을 받아 한국문학번역원에 항공료 지원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는 것이다. 
지원을 신청한 네 사람 중 자신과 다른 문인은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항공료를 지원해줄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그는 "이 역시 블랙리스트라는 걸 최근에 와서야 실감했다"고 적었다. 

이 시인은 최근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청문회에서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인정한 것을 가리켜 '실토'라고 표현한 뒤 "번역원, 문화예술위, 출판문화진흥원도 사실관계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인기 소설가 김연수와 김애란이 미국 듀크대 초청행사에 초청을 받고도 문체부 산하 한국문학번역원의 비협조로 현지에 가지 못했다는 SBS 보도가 나왔다. 김연수와 김애란이 세월호 참사 규탄성명에 이름을 올리거나 이와 관련된 글을 쓴 것 때문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더불어 문화체육관광부가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맨부커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 작가에게 대통령 명의 축전을 보낼 것을 건의했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이를 거절한 사실도 확인됐다.

한 작가는 소설 ‘소년이 온다’를 통해 5·18 민주화 운동 희생자와 유족의 증언 등의 내용을 다뤘다는 게 블랙리스트에 오른 의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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