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최병춘 기자] 10년만에 대선 출마 카드를 들고 고국 품으로 돌아온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이야기로 정치권이 떠들썩하다.
범여권 가장 유력한 대선 후보로 거론되 왔던 반 전 총장을 향한 손짓은 이제 여야를 넘나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을 제외하면 새누리당과 바른정당, 국민의당까지 여전히 반기문 카드가 필요성은 드러내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 저마다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튕기던 바른정당, 결국 다시?
반 전 총장 귀국 전까지만해도 한발 물러선 듯한 모습을 보이던 바른정당이 다시 적극적인 구애에 나선 모습이다.
장제원 바른정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반 전 총장은 귀국 메시지에서 국민을 위해서라면 온몸을 불사르겠다며 차기 대선출마를 공식화했다”며 “그의 국제적 경륜과 경험이 대한민국의 대내외적 어려움 극복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더 나아가 정병국 바른정당 창당준비위원장은 반 전 총장의 제시한 ‘정치교체’에 공감을 표하면서 반 전 총장에 대한 정치권 공세에 대해 비판하며 한 발 더 반 전 총장에 다가서는 모습을 보엿다.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반 전 총장이 귀국하면서 국민대통합, 약자의 인권, 정치교체를 선언했다”며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정치교체를 선언한 것에 대해 환영한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정치의 경쟁자이기 이전에 우리나라를 대표하고 세계의 사무총장으로서 10년 동안 하다 들어오는 전 사무총장에 대해서 야당 대권주자들이라든지 당 지도부의 논평이나 평가는 인색하기 그지없다”며 야권을 향해 날을 세우기도 했다.
바른정당은 앞서 반 전 총장의 귀국 전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에 러브콜을 보낸적도 없고 먼저 만남을 제의할 뜻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과는 도 사뭇다른 환영 메시지다. 정 위원장은 지난 12일 오전 “요즘 반 전 총장을 두고 불거지는 여러 의혹에 대해 남김없이 해명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미 내부적으로 유승민 의원,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경선 출마 의사를 드러내며 공당으로서의 모습을 갖추는 과정에서 무조건 반 전 총장 옹립하는 모습으로 비춰지는게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당의 존재감을 부각하고 대선 국면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반 전 총장 카드를 버릴 수 었다는 점 또한 분명한 만큼 반 전 총장 입장 발표후 다시 적극적인 구애로 돌아선 것으로 풀이된다.
절박한 새누리당 ‘오겠어?’
사실상 대권 후보를 내놓기 난망한 새누리당으로서는 반 전 총장 영입을 제외한 별다른 해법을 찾기 어려운 상황에 놓인 새누리당도 반 전 총장의 ‘정치교체’에 대해 공감을 표명내며 귀국을 적극 환영했다. 이와 함께 개헌을 화두로 내세우며 반 전 총장과의 거리좁히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반 전 총장이 어제 정치교체와 국민대통합을 일성으로 내세우며 사실상 대선출사표를 던지는 것을 봤다”며 “20여년 간 정치현장에 있었고, 여당 원내대표인 나도 공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낡은 정치를 근본적으로 개혁하지 않고서는 어떠한 세력이 집권하든 국민을 실망시키고, 집권 세력조차 버림받는 악순환이 될 것임을 전직 대통령들의 사례에서 뼈아프게 목도해왔다”며 “그런 점에서 반 전 총장도 대한민국 정치의 근본적 개혁을 위해 반드시 개헌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할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정용기 새누리당 원내수석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식견과 경험을 바탕으로 실의에 빠진 국민들에 희망을 만들어 주길 바란다”며 “정치지도자로서의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한발 물러선 국민의당 ‘진심?’
‘제3지대’, ‘플랫폼 정당’을 주창하며 야권 내에서도 반 전 총장에 대해 적극적인 영입 또는 연대 가능성을 열어놨던 국민의당은 검증 카드를 꺼내들며 신중한 입장으로 다소 돌아선 분위기다.
고연호 국민의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반 총장의 귀국 메시지에 대해 “오늘 약속이 과연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인지 지켜볼 것”이라는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다만 반 전 총장이 각종 의혹을 전면 부인한 데 대해서는 “정치인으로서 시작하고자 한다면 동생과 조카의 비리 혐의, 박연차 스캔들 등 본인과 관련된 의혹에 대해 직접 국민 앞에 해명해야 한다”고 검증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반 전 총장과 손 잡을 가능성은 열어놨다. 조배숙 국민의당 정책위원장은 “정권창출 통해 친문 친박 패권주의 세력 아니라면 그 누구든 영입해야 한다”면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도 모셔오고 반기문 전 총장도 모셔와야 된다 생각한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
유력한 대권 주자를 보유한 더불어민주당은 반 전 총장에 대한 공세를 높이고 있다. 반 전 총장이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와 대선 승부를 벌일 유력 후보로 거론되면서 적극적인 견제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윤관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귀국인사가 아니라 출마선언 같다”며 “국민들은 대선 후보의 메시지가 아닌 의혹에 대한 해명과 총체적 비전을 듣고 싶어 한다”고 치열한 검증 공세를 예고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반 전 총장 지적대로 우리나라를 총체적 난관으로 몰아간 사람이 반 전 총장 옆에 있는 이명박·박근혜 정권 사람”이라고 지적했고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 또한 “반 전 총장은 정치교체보다 옆에 서계신 분들부터 교체해야 한다”며 반 전 총장의 ‘정치교체’선언에 비판적 입장을 견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