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만대장경보다 200여년 앞서 제작된 우리나라 최초의 대장경

[뉴스포스트= 신현지 기자] 국보도 개인의 소유물로 인정된다. 국유인 경우에는 해당사항이 없지만 기본적으로 재산이기에 매매가 가능하다. 매매로 인해 소유자가 바뀌거나 소재지에 변동이 있으면 문화재청에 신고만 하면 된다. 그렇다고 해외 판매가 가능하다는 것은 아니다. 해외 반출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해외에서 전시할 경우 문화재위원회의 조사·심의와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야 반출이 승인된다.

당대 불교 사상과 인쇄 기술의 정화를 보여주는 ‘고려 초조대장경 대반야바라밀다경’이 경매에 나왔다. 18일 오후 3시 서울 경운동 수운회관 606호 코베이 전시장에서 경매되는 초조대장경은 거란 침입이라는 위기상황에서 고려 현종 2년(1011) 발원, 선종 4년(1087)에 완성된 국가적 사업이었다. 팔만대장경보다 200여년 앞서 제작된 우리나라 최초의 대장경으로 초조 반야경 가운데 연대와 발원문이 정확하게 기록돼 있는 국보급이다.

고려 초조대장경 대반야바라밀다경은 권말에 정종 12년(1046) 국왕과 국가의 평화를 빌고 돌아가신 아버지의 명복과 생존한 어머니의 수복을 빌기 위해 경전을 찍었다는 내용의 김해 부호장 허진수의 묵서 발원문이 담겨있다. 고려 초조대장경 대반야바라밀다경 총 600권 중 일부에만 있는 것이다. 허진수의 묵서 발원문은 6첩에서만 확인되는데, 이번 경매에 출품된 작품이 그 6첩 중 하나다.

권말 ‘중희(重熙) 15년’이라는 정확한 간기(刊記)가 가치를 더욱 높이고 있다. 시작가는 6500만원이다.

유명 화가와 서예가의 축하인사를 담은 작품도 경매에 부쳐 진다. 1968년 전남 진도 태생인 백포(白浦) 곽남배의 개인전을 기념, 문인과 정치인 60여명이 쓴 축하의 글로 꾸민 ‘10폭 병풍’이다. 천경자, 허건, 장우성, 김충현, 서희환, 나상목, 김명제, 박익준 등의 친필을 볼 수 있다. 시작가는 800만원이다.

1459년 7월 도승지 윤자운의 필사기록이 있는 박원형, 한명회 봉명 ‘좌익원종공신녹권’(시작가 2500만원), 보물 제1077-2호와 동일본인 ‘근사록’(시작가 800만원), 1439년 정몽주 ‘포은시고’ 초간본(시작가 4000만원), 신익희의 조부인 신명호가 1810년부터 1817년까지 중요사건을 기록한 ‘시헌사기’(시작가 600만원) 등도 경매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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