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박은미 기자] 다보스포럼에 참석하는 국내 오너 3세들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올해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여파로 국내 대표 경영인들의 참여가 저조한 대신 세대교체의 주역인 '젊은 오너'들의 발길이 두드러진다. 정재계 글로벌 리더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자리인 만큼, 3세 경영인들은 다보스포럼을 통해 지명도 제고와 인맥구축에 나서는 분위기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사진=뉴시스)

오는 17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막되는 세계경제포럼(WEF, 다보스포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조현상 효성 사장 등 오너 3세 경영인이 다보스포럼 참석을 위해 16일 출국한다.

재계에 따르면 다보스포럼에 참석키로 한 오너3세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장남인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삼남인 조현상 효성 사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와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 등이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2006년 다보스포럼으로 세계 무대에 처음 얼굴을 알렸다. 2009년 다보스포럼에선 '차세대 글로벌리더'에 선정되기도 했다.

정의선 부회장의 참석은 2014년 이후 3년 만이다. 지난해까지는 2년 연속 다보스포럼 참석 대신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를 찾았다.

하지만 올해는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최대 전자쇼 ‘CES 2017’에 참석한 뒤 다음 행선지로 디트로이트 모터쇼가 아닌 다보스포럼을 택했다. 글로벌 리더들과 교류하며 세계 경제와 급변하는 글로벌 경영 환경을 면밀히 파악하기 위함이다.

정의선 부회장은 이번 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미래자동차 산업 협력 등을 논의할 전망이다. 정의선 부회장은 앞서 열린 'CES 2017'에 참석해 미래자동차 비전을 밝힌 바 있다.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좌)와 조현상 효성 사장(우)

효성그룹에서는 조석래 효성 전임 회장의 3남인 조현상 효성 사장이 다보스포럼을 찾는다. 지난해 말 사장 승진 이후 첫 글로벌 행보다. 조현상 사장은 이날 오전 효성 창업주인 고(故) 조홍제 선대회장의 묘소에서 추모식을 하고 오후 공식 취임식을 가진 뒤 출국할 예정이다.

조현상 사장은 2007년 다보스포럼에서 '차세대 글로벌리더'로 선정된 조현상 부사장은 2009년에는 다보스포럼 글로벌 아젠다위원회 멤버로 아젠다 선정 작업에 참여하기도 했다. 특히 2010년 세계경제포럼이 선정한 주요 20개국(G20)의 영글로벌리더(YGL) 조직인 'YGL G20 이니셔티브'에 유일한 한국인 멤버로 이름을 올린 경험이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와 둘째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도 다보스포럼을 참석해 활발한 민간 외교를 펼친다.

김동관 전무는 ‘다보스포럼 단골’이다. 김동관 전무는 지난 2010년 이후 8년 연속으로 다보스에 참석하고 있으며, 동생인 김동원 상무는 2년 연속 다보스포럼을 찾는다.

두 형제는 지난해에도 다보스포럼에 참석해 60여 회의 개별 미팅을 진행, 200명에 달하는 주요국 리더들과 태양광사업과 핀테크 관련 혜안을 나누기도 했다.

반면 우리나라 주요 대기업의 총수들은 '최순실 게이트' 여파로 상당수가 불참한다.

구속 위기에 처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은 최순실 국정농단 특검 조사 등을 준비하기 위해 다보스포럼 참석이 어려울 전망이다.

특검의 다음 수사 대상으로 점쳐지는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올해 다보스포럼엔 불참한다. 대신 최태원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수석부회장을 비롯해 최고 경영진들이 다보스포럼을 찾는다. 최 부회장과 함께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유정준 글로벌성장위원장 등도 다보스를 찾아 글로벌 기업 CEO들과 만나 사업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의견을 구할 방침이다.

해체론에 휩싸인 전국경제인연합회도 다보스포럼에 가지 못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주관으로 열리던 '한국의 밤' 행사도 올해는 취소됐다.

저작권자 © 뉴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