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최병춘 기자]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어설픈 민심행보에 잡음이 잇따르고 있다.

귀국 첫날 공항철도 승차권 발매 실수부터 꽃동네 봉사활동 중 찍힌 사진과 관련해 불거진 이른바 ‘반기문 턱받이’ 논란까지 일며 민심행보를 둘러싼 진정성 논란으로 비화되는 분위기다.

반 전 총장이 지난 14일 충북 음성에 있는 사회복시시설인 꽃동네를 방문했을 당시 자신의 목에 턱받이를 하고 누워있는 할머니에게 음식을 먹여드리는 사진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불필요한 턱받이를 한데다 기도가 확보되지 않은 누워있는 할머니에게 음식을 먹이는 행위가 위험하다는 지적도 나오면서 보여주기식 행보아니냐는 비판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 14일 이외수 작가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반기문의 어이 없는 서민 친화 코스프레”라고 비판했다.

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 또한 자신의 SNS계정에 반기문 전 총장의 사진을 올리며 “반질반질 반기문의 반짝쇼! 가는 곳마다 폭소대잔치군요”라고 비꼬기도 했다.

논란이 일자 반 전 총장 측은 보도 자료를 통해 “꽃동네 측 안내에 따라서 어르신의 식사를 돕게 됐다”며 “복장은 꽃동네 측에서 요청한 것”이라고 해명키도 했다.

앞서 반기문 전 총장은 지난 1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서울로 이동하기 위해 공항철도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승차권 발매기에 1만 원 지폐 두 장을 겹쳐 투입구에 넣으려고 하는 등 실수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공항철도를 타기로 한 이유를 “시민으로 돌아와 시민들과 호흡을 같이 하려면 아무래도 다중이 활용하는 전철을 활용하는 게 어떨까 생각했다”고 반기문 전 총장은 설명했다.

반 전 총장은 민심행보 실수 외에도 귀국후 해명에도 불구하고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한 긍정적 평가와 박근혜 대통령과의 통화 내용 등을 두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여론이 일렁이자 정치권도 빠르게 반응했다. 특히 원내교섭단체 중 유일하게 반 전 총장에게 러브콜을 보내지 않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연대론을 주장했던 박지원 국민의당 신임대표도 날을 세웠다.

반 전 총장이 16일 귀국인사차 가진 박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부디 잘 대처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고 밝혔다. 이에 박지원 국민의당 신임 대표는 같은날 “잘 대처하시라니, 짜고 치는 고스톱이다. 죽이 잘 맞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박 대표는 이어 “(반 전 총장이) 박 대통령이 국가원수이기 때문에 적당한 기회에 한 번 인사를 드리겠다고 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촛불 민심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일 위안부 합의가 '박 대통령의 용단이며 역사적 평가를 받을 것'이라며 극찬한 유엔사무총장, 인권과 기본권에 대한 의식이 박약했지만 우리가 배출한 사무총장이기에 말바꾸기도 평가하고 싶지 않다”며 “어설픈 대선주자 흉내 보다는 나라의 자긍심을 지키는 쪽으로 유엔 결정이 있을 때까지는 자중하라”고 비판했다.

김영주 최고위원 또한 “나라를 위해 이 한 몸 불사르겠다고 말한 분이 어설프게 방역복 입고 사진이나 찍자고 그 많은 인원을 동행한 채 방역현장에 가셨느냐”며 “이건 AI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양계농가와 가격폭등으로 계란하나 마음 놓고 살 수 없는 국민들에게 최소한의 예의도 저버린 ‘쇼’였다”며 반 전 총장이 보여주기식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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