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뉴스포스트=박은미 기자] 연임 의사를 표명한 황창규 KT 회장에 대한 후보심사가 본격 시작된 가운데 시민단체들이 황 회장의 횡령 의혹 수사를 촉구하며 제동을 걸고 나섰다. 최순실 게이트를 둘러싼 KT의 연루 의혹이 짙어짐에 따라 황 회장의 연임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KT새노조와 약탈경제반대행동 등은 16일 오후 서울 강남구 박영수 특검팀 사무실에 황 회장과 KT 이사 10명의 업무상횡령 의혹에 대한 수사를 진행해줄 것을 촉구하는 의견서를 특검팀에 제출했다.

이들단체는 "황 회장과 KT 이사들은 기본적인 절차조차 제대로 지키지 않고 미르·K스포츠재단에 자금을 출연한 국정농단 협력자"라며 "플레이그라운드에 광고를 몰아준 것을 보면 KT가 최순실의 사업 파트너가 아니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라고 지적했다.

이어 "황 회장이 연임된다면 KT가 국정농단 세력의 사유물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해주는 꼴"이라며 "황 회장은 즉각 회장직을 사퇴하고 특검의 엄중한 수사를 받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황 회장은 지난해 KT가 '비선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가 설립을 주도한 미르·K스포츠재단에 18억원을 출연하는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KT새노조 등에 따르면 KT 규정에는 10억원 이상의 출연 또는 기부의 경우 이사회의 의결을 거치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미르재단 및 K스포츠재단의 경우 이사회 의결 없이 출연이 결정됐다.

이들 단체는 "이사들은 회사의 수익성 강화를 위해 노력해야 하고 미르가 정상적인 조직인지의 여부, 미르에 대한 출연이 타당한 것인지에 대해 충분히 조사한 뒤 출연금을 지급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했지만 타당성에 대한 아무런 고려없이 출연금을 지급할 것을 결의했다"며 "결과적으로 이사들은 황창규 회장과 공모해 11억원을 횡령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에 따르면 황 회장은 지난해 2월18일 박근혜 대통령을 독대했다. 황창규 회장은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으로부터 더블루K가 작성한 연구용역 제안서로 최씨의 조카 장시호씨가 운영하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의 KT스키단 창단 계획서를 건네 받았다.

KT스키창단 계획서는 장씨가 작성한 문서로, 이 문서가 황 회장에게 전달이 된 이후 KT 관계자들은 장씨가 운영하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관계자들 만나 사업을 논의했다.

이날 KT는 합병반대 논리를 담은 30∼40쪽 분량의 보고서를 작성해 독대 전 전경련과 경제수석실에 동시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대 과정에서도 황 회장과 박 대통령은 이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눈 정황도 포착됐다.

또한 KT는 최순실씨와 차은택(48·구속기소)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의 각종 이권 사업 창구로 알려진 플레이그라운드에 광고를 몰아주는 과정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한편 연임의사를 밝혔던 KT의 전임 회장들의 경우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는 한 대부분 연임에 성공했다.

다만 황 회장 취임 후 실적개선 등 경영성과만 놓고 보면 황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지만 최순실 사태 연루 의혹이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에 대한 특별검사 수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인 데다 KT 새 노조, 참여연대 등 일부 시민단체에서 그의 연임에 반대하고 있다는 점이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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