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박은미 기자] '민영화 1호' 우리은행장 타이틀을 거머쥘 민선 1기 첫 은행장은 누구일까? 우리은행의 후보자 압축이 마무리되면서 10명의 후보군 중 누가 은행장으로 꼽힐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광구 행장과 이동건 수석부행장 2파전 양상 속 8명의 후보들의 물밑경쟁도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후보들간 흠집내기 등 과열경쟁 양상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사진=뉴시스)

우리은행 차기행장, 후보군 압축

15일 우리은행에 따르면 우리은행 과점주주들이 추천한 사외이사로 구성된 임원추원위원회는 19일 회의를 열고 차기 행장 선임과 관련 인터뷰(프레젠테이션 형식) 대상자를 선정한다.

앞서 우리은행 계열사의 5년 이내 전·현직 임원으로 자격을 제한한 행장 후보자 공모했다. 애초 11명이 지원서를 제출했지만 상호비방이 과열되는 양상에 이병재 전 우리파이낸셜 사장이 자진사퇴를 했다.

이로써 이광구 행장과 이동건 영업지원그룹장 등 현 경영진 2명을 비롯해 김승규 전 우리금융지주 부사장, 김양진 전 우리은행 수석부행장, 김병효 전 우리아비바생명 사장, 윤상구 전 부행장 등 전임 임원 8명등 총 10명의 후보군으로 압축됐다.

임추위는 3차 회의에서 외부 서치펌(헤드헌팅업체) 2곳으로부터 받은 평판조회 결과와 지원서류를 토대로 후보자들을 검증을 거쳐 인터뷰를 진행할 예정이다.

인터뷰를 진행할 후보군은 10명의 지원자 중 절반으로 압축될 것으로 판단된다. 최대한 신속하게 행장 후보를 정해 조직 안정을 꿰하기 위함이다.

임추위는 이후 면접을 거쳐 이르면 설 전에 차기 행장 내정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임추위의 한 사외이사는 "은행장 선임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협화음을 최소화하고 경영연속성과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이른 시일 내 최종 후보자를 선정할 방침"이라며 "이르면 설 전, 늦어도 다음 달 초에는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좌) 이동건 영업지원그룹장(우)

파벌 아우를 '탕평인사' 관건

2014년 행장 자리를 두고 경합했던 이광구, 이동건, 김승규, 김양진과 김병효 등 5명의 후보간 다툼이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특히 이광구 우리은행장과 이동건 영업지원그룹장은 각각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출신이라는 점에서 치열한 파벌경쟁이 예고된다.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합병해 생긴 우리은행은 임원급으로 올라갈수록 보이지 않는 신경전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1998년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합병한 이후 출신별로 파벌을 형성하고 경영진 인사때마다 경쟁해왔다.

앞서 이순우 전 행장에 이어 이광구 행장까지 두 번 연속 상업은행 출신이 행장에 오르면서 이번에는 한일은행 출신이 행장에 올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우리은행 내부에서 일고 있다.

이광구 행장과 이동건 영업지원그룹장은 상호 비방전을 벌이며 기싸움 양상을 띄기도 했다.

이 행장을 지지하는 측은 이 그룹장이 '한 일도 없고 건건이 이 행장 발목 잡기만 했다'는 식의 주장을 하고, 이 그룹장 측에서는 '이 행장이 민영화를 위해 단기 성과에만 급급했다'고 일갈했다.

따라서 차기 행장은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으로 나뉘어 있는 긴장 관계를 해소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임추위는 이에 대한 후유증이 없도록 인사를 마무리하는 방을 찾을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현직인 이 행장과 이 그룹장을 제외한 전직 임원 중에서 차기 행장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우리은행의 새 주인이 된 과점주주들이 의견을 알기 어려운 상태여서 결과를 예단하긴 이르다는 이유다.

임추위에서 선정된 차기 행장 내정자는 3월24일 주주총회를 거쳐 최종 결정된다. 우리은행은 미국 증시 상장업체여서 관련 규정에 따라 정기주주총회일 3주 전인 3월3일까지는 최종 후보자를 확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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