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전선·LS산전·LS글로벌, 공식 홈페이지에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본지 취재 시작되자 수정

[뉴스포스트=박은미 기자] ‘굴욕 외교’ 논란을 빚고 있는 위안부 합의로 한일 양국이 시끄럽다. 아베 정부의 ‘소녀상 강공책’에 국민들은 ‘독도 소녀상 설치’ 모금운동으로 맞불을 놓았고, 이를 문제 삼은 일본 측은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망언을 쏟아내고 있다.

위안부와 독도 문제로 우리 역사를 뺏길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아직도 일본측 주장을 대변하는 듯한 일들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국내 굴지의 기업·기관 등이 ‘동해’를 ‘일본해’로, ‘독도’를 ‘리앙쿠르 암초’로 표기한 구글지도를 홈페이지에 버젓이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 LS사전 홈페이지 지도에 ‘동해’가 ‘일본해’로 명시돼있다. (사진=LS산전 홈페이지 캡처)

LS그룹 계열사인 LS전선·LS산전·LS글로벌 등이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하는 지도를 홈페이지에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빈축을 사고 있다. 모두 구글 글로벌버전 지도를 사용한 탓이다.

최근 화웨이·테슬라 등 외국 기업들이 홈페이지에서 동일한 방식으로 지도를 게재해 사회적으로 논란을 불러왔다. 그런데도 국내 굴기 기업인 LS그룹 계열사들이 동일한 문제를 일으킨 것은 무관심과 부주의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17일 LS전선·LS산전·LS글로벌의 공식 홈페이지에 게제된 지도에는 ‘동해’가 ‘일본해’로, ‘독도’가 ‘리앙쿠르 암초’ 명시돼있다.

해당 지도는 미국업체 구글(Google)이 제공하는 서비스다. 구글 지도 ‘글로벌버전(.com/maps)’의 ‘일본해’, ‘리앙크루 암초’ 표기가 국내외에서 논란이 되자, 구글은 2012년부터 ‘한국버전(.co.kr/maps)’을 내놓았다. 중립을 지키기 위해 지도서비스 지명을 ‘동해’, ‘독도’로 표시되게끔 개정한 것이다.

그럼에도 LS그룹의 다수 계열사들은 한국버전 대신 글로벌버전을 공식 홈페이지에 삽입했다.

일본해 지도 표기 논란은 그간 꾸준히 지적돼왔던 문제다. 한국 내에서 영업을 하는 외국계 기업인 이케아, 자라, H&M 등은 한국 정서를 역행하는 ‘일본해’ 지도를 사용하다가 뭇매를 맞은 바 있다.

외국계 기업의 경우 한국 정서를 모를 수도 있다는 점에서 실수라고 볼 여지가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대표 기업인 LS그룹의 경우 한국 도메인 지도를 사용하면 간단히 해결되는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애국에 무신경한 탓에 일본측 주장을 대변하는 꼴이 됐다.

▲ LS전선 홈페이지 지도에 ‘독도’가 ‘리앙쿠르 암초’로 명시돼있다. (사진=LS전선 홈페이지 캡처)

이와 관련 LS그룹 관계자는 “일시적인 오류로 판단된다”며 “사실관계 확인 후 수정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LS산전 관계자는 “홈페이지 리뉴얼 작업과 맞물려 지도를 구글 글로벌버전으로 사용하는 오류가 발생한 것”이라며 “즉시 고치겠다”고 해명했다. LS전선·LS산전·LS글로벌의 등은 본지의 취재가 시작되자 한국버전으로 교체하는 작업을 마무리한 상태다.

국내 기업들이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탓이 어처구니 없는 실수가 수년째 반복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LS그룹 계열사들이 이런 행태를 보인 것은 실수가 아닌 관심 부족 탓으로 검증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았다는 비난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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