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부 선초롱 기자

[뉴스포스트=선초롱 기자] 손석희 JTBC 사장에 대한 모해증거위조죄 혐의 고발장이 18일 오후 2시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접수됐다. 손 사장을 고발한 이들은 ‘태블릿PC 조작 진상규명위원회’란 단체로 고발인 대표에는 변희재 미디어워치 전 대표, 김기수 헌법수호애국시민연합 공동대표, 박정섭 구국채널 대표 등이 이름을 올렸다.

고발인들은 손 사장을 고발한 모해증거위조죄는 ‘누군가를 모해할 목적으로 증거를 위조하는 범죄’를 의미한다.

이들은 고발장을 통해 “손석희 사장은 소위 ‘국정농단’ 사건의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으로 알려진 태블릿PC를 검찰에 제출한 자”라고 지목했다.

이어 “지난해 10월26일 JTBC 보도 화면 우측 하단을 자세히 보면 최순실 씨가 사용한 것이라며 보여주는 태블릿PC에 외부케이블 연결표시와 다운로드 표시가 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적시했다.

이외도 이들은 “태블릿PC에 조작 의혹이 더 있다며 기존 증거에 변경을 가한 허위 증거”라고 밝혔다.

문제의 태블릿PC에 대해선 친박계열 보수단체를 중심으로 꾸준히 위조 의혹이 제기돼 왔다. 그럼에도 고발인들이 작성한 고발장만 보고 이를 증거조작의 물증이라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 게 사실이다.

변씨 등의 고발장 접수가 있기 하루 전인 17일 손 사장은 본인과 JTBC 등을 향한 보수단체의 증거조작 의혹에 대해 ‘리플리증후군’을 거론하며 반박했다.

손 사장은 이른바 보수단체라 자칭하는 이들의 주장에 대해 한 원로학자의 말을 빌려 “보수는 절대 수구가 아니며 보수는 언제나 개혁과 변화를 지향해 가는 것”이라고 언급한 뒤 “듣고 보면 당연하다 생각도 들지만 수구 역시 보수를 주장하기 때문에, 때로는 그 커다란 간극이 착시에 의해 가려지기도 한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벌어진 일련의 증거조작 의혹 건에 대해 설명한 뒤 “그들은(최순실 및 소위 수구세력은) 세상을 착시에 빠지게 하려다가 혹 자신들이 착시에 빠져버린 것은 아닌가. 마치 리플리 증후군처럼 말입니다”라고 말했다.

개인적으로는 JTBC의 증거 제시에 대해선 충분히 믿을 만 했고 그로 인해 밝혀진 추후 사실관계가 이를 더욱 확실하게 증명하고 있다고 본다. 조작 유무를 떠나 사건의 본질인 최순실씨 등의 국정농단은 변씨 등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럼에도 변씨 등이 증거 조작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말 손 사장의 말처럼 리플리증후군에 빠져 일반인과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일까?

변씨와 친박성향 보수단체, 그리고 손 사장 및 JTBC가 대립각을 세우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문득 드는 생각이 한 가지 있다. 어쩌면 지금 우리는 그 무엇도 믿지 못하는 사회에 살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것이다. 너무도 어이없고 황당한 일들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세상에 살다보니 의심을 위한 의심만 커지는 거 아닐까 하는 우려다.

나와 다른 입장에 대해선 진실여부 내지, 선악을 떠나 무조건 틀렸다고 단정 짓고 비판하려고만 하는 배려 없는 정치풍토 역시 이와 같은 현상의 원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부디 지금 이 국난이 넘어간 뒤로는 조금은 믿을 만한 그리고 상대를 배려하는 사회가 만들어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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