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임당' 바람이 분다…드라마·출판·전시 붐

[뉴스포스트= 신현지 기자] SBS TV 새 수목극 '사임당, 빛의 일기'가 26일 첫 방송을 앞두고 문화계에서 신사임당(1504~1551)을 잇달아 조명하고 나섰다.

200억원을 투입해 2년의 제작 기간을 거친 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에서 신사임당이 역동적인 모습으로 재조명된다. 그러니까 신사임당의 삶이 평온한 것만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즉, 율곡 이이의 아버지이자 신사임당의 남편인 이원수는 심성은 착했으나 가장으로서는 제 역을 못한 사람이었다는 것. '사임당, 빛의 일기'의 박은령 작가는 "기록을 보면 이원수가 기생과 딴 집 살림을 차리는 등 사임당 속을 꽤나 썩였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사임당, 빛의 일기'에서 신사임당 역의 이영애는 24일 제작발표회에서 "저도 워킹맘이지만 과거의 사임당도 다르지 않을 거라는 생각으로 시작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사임당은 성인군자가 아니다. 정말 현모양처이기만 했을까라는 질문에서 역할이 시작됐다. 강하고, 살림도 하고 그림도 그리고 아버지로서 역할을 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었다"고 덧붙였다.

출판·전시계도 사임당 열풍

이와 함께 25일 서점가에서는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신사임당과 관련해 쏟아진 책만 해도 10여종에 이른다고 했다.

사임당과 관련한 책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정옥자 서울대 명예교수의 '사임당전'(민음사)으로 정옥자 교수는 후세에 의해 덧씌워진 사임당에 대한 여러 이미지를 걷어내고, 실제 그녀의 삶을 들여다보고자 했다.

신사임당을 소재로 한 소설도 연일 쏟아지고 있다. 작가 이순원이 ‘숙종의 시’ 소세양의 '양곡문집', 어숙권의 '패권잡기' 등이며, 작가 주원규의 소설 '사임당, 그리움을 그리다'(인문서원) 등이 대표적인 예다.

또 신사임당이 유명한 여류 화가였던 만큼 관련 미술 전시도 분주한 움직이다. 부암동 서울미술관은 24일 '사임당, 그녀의 화원'을 개막했다. 신사임당의 대표적인 그림으로, 풀과 벌레를 그린 '초충도(草蟲圖)' 등 14점을 볼 수 있다.

지금 왜 사임당 열풍일까

사전 제작 드라마로, 중국 동시 방송을 기다리다가 편성이 늦어졌지만 지난해부터 문화계 중심으로 들어온 페미니즘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 제작진 역시 단순한 '히스토리'가 아닌 여성을 강조한 '허스토리(Herstory)'를 내세웠다.

정옥자 교수는 '사임당전'에서 "사임당이 현모양처였느냐, 훌륭한 예술가였느냐 하는 이분법적 논의가 '사임당의 예술적 성취와 자아실현이 현모양처 역할에 누가 됐는가? 과연 모성과 여성 주체성은 상호 갈등 관계인가?'라는 명제와 관련돼 있다"고 썼다.

이영애는 "딱딱한 사임당의 모습 대신 예민하기도 하고 예술적인 면모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며 "조신하고 단아한 모습뿐 아니라 이면에는 불같고 에너지가 많은 '다이내믹한 사임당'은 어떨까 연기자 입장에서 그렇게 봤다"고 말했다.

박은령 작가는 신사임당이 사실 능동적인 여성이라고 봤다. "사임당의 아버지 유언이 '삶을 선택하라'였다. 사임당은 그래서 매우 능동적으로자기 운명을 스스로 선택하고 개척하면서 살아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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