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부 선초롱 기자

[뉴스포스트=선초롱 기자] 우리나라 국가청렴도가 해당 조사 실시 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더욱이 이는 ‘최순실 게이트’ 발발 이전 조사 집계된 결과라는 점에서 더 큰 충격을 전해주고 있다.

국제투명성기구의 한국 본부인 사단법인 한국투명성기구에 따르면 ‘2016년도 국가별 부패인식지수’에서 한국은 100점 만점에 53점을 기록, 조사대상 176개국 중 52위를 차지했다. 전년(37위·56점)보다 15계단 하락한 것으로 1995년 부패인식지수 조사 실시 후 가장 낮은 순위에 해당한다. 앞서 우리나라는 2003년(50위)을 제외한 근 20년간 30~40위권 순위를 유지해 왔었다.

또한 일반적으로 50점대는 절대적 부패 상태를 겨우 벗어난 수치에 해당하며, 아프리카 국가인 르완다(50위)도 우리보다 순위가 높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만 대상으로 살펴보면 35개 회원국 중 29위에 해당한다. 우리보다 순위가 낮은 OECD 국가는 슬로바키아, 헝가리, 이탈리아, 그리스, 터키, 멕시코 등 6개국뿐이었다.

이번 순위가 더 큰 충격을 주는 이유는 점수집계 시점이 2015년 11월부터 2016년 9월까지였다는 점이다. 10월 들어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한 최순실 게이트와 무관하게 국가청렴도가 역대 최저치를 갱신한 것.

한국투명성기구 관계자는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현 사태에 책임이 있는 사람과 집단에 철저히 책임을 물어 무너진 국가 반(反)부패·청렴 시스템을 다시 세워야 한다”며 “올해 대선이 중요한 계기가 돼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일각에선 우리 사회 청렴도 개선이 대통령 교체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지에도 의문을 제기 중이다. 정치는 물론 경제와 사회 전 분야에 걸쳐 부정부패와 비리 등에 익숙하고, 나와 상관이 없다면 이를 가볍게 여기는 인식 또한 뿌리 깊게 자리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거론되는 것이 교육의 중요성이다. 10대 청소년들의 설문조사에서 10억원만 생긴다면 부정한 일도 할 수 있다는 답변이 과반을 넘는 현실을 감안할 때, 국가청렴도 문제가 기성세대에서 끝날 일이 아니란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결국 국가청렴도 향상을 위해선 옳은 게 무엇인지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먼저 형성되고 이를 지켜나가기 위한 전 국민적 노력이 수반돼야 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 의견이다.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잘 될 수 있다는 보장도 없는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부디 다음 조사에서는 우리나라 국가청렴도가 부끄러운 수준만은 벗어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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