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선초롱 기자] 국내 최초 면세사업자인 동화면세점이 폐업 위기에 몰렸다. 무리한 사업 확장과 실패 등에 따른 재무부담 증가가 직접적 원인으로 거론된다. 대기업들의 잇따른 면세시장 진출과 한한령 등에 따른 중국인 관광객 감소 등 시장 환경 또한 동화면세점의 사업 철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서울 동화면세점 모습. (사진=뉴시스)

동화면세점 위기설 ‘모락모락’

동화면세점의 위기설은 지난달 19일까지 호텔신라에 상환해야 할 715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불거져 나왔다. 2013년 호텔신라에 지분 19.9%을 넘기며 손실을 메웠던 동화면세점이 호텔신라의 풋옵션(매도청구권) 행사에 돈을 갚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 것.

동화면세점은 다음 달 23일까지 10% 가산된 788억원을 상환해야 하지만 자금을 마련하지 못했고, 계약에 따라 담보로 제공했던 주식 30.2%를 추가로 내놓겠다고 호텔신라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19.9% 지분에 추가 담보 지분을 더하면 총 50.1%로, 사실상 경영권을 놓는 셈이다.

당시 동화면세점의 모기업인 롯데관광개발은 용산역세권개발사업의 청산으로 생긴 손실을 메우기 위해 호텔신라에 동화면세점 지분을 넘겼다. 호텔신라는 지분 19.9%를 600억원에 취득하면서 3년 뒤 투자금 회수를 위한 풋옵션을 걸었고, 이를 지난해 6월 행사했다.

업계에서는 면세점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동화면세점과 같은 중소·중견면세점이 살아남기 어려운 환경에 놓이자 동화면세점 측이 사업을 접으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동화면세점 측은 “면세점 사업을 포기하거나 특허를 반납하려는 것은 아니다”라며 “면세점 사업 환경이 악화되고 있어 호텔신라와 공동경영에 나서는 게 낫겠다는 전략적인 판단을 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호텔신라는 전혀 다른 입장이다. 동화면세점 지분 청산 금액을 상환받는 게 최우선이고 인수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 특히 김기병 롯데관광개발 회장이 변제 능력이 있는 만큼 변제를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화면세점의 위기설은 무리한 경영, 실적 악화, 루이비통·샤넬 등 명품브랜드 이탈, 영업시간 단축 등 내부적인 문제 외에도, 서울 시내면세점의 급격한 증가와 중국 단체관광객 감소 등 시장 환경 변화를 이유로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는 중이다.

최근 서울 시내면세점은 유통업체 간 자존심 경쟁 등으로 최근 급격히 증가했다. 정부는 2015년 7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5곳의 특허를 냈고 지난 12월에도 4곳을 추가로 선정, 현재 서울 시내면세점은 13곳으로 크게 늘어난 상태다.

또한 중국 정부의 노골적인 관광객 줄이기도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1월에는 한국 항공사의 전세기 취항을 불허했고, 최근에는 크루즈 선사가 한국을 거치는 항로를 줄이는 대신 일본으로 변경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동화면세점은 1973년 대한민국 최초로 설립된 시내 면세점으로, 광화문 네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광화문빌딩의 지하 1층과 지상 1,2,3,4,5 층을 전용매장으로 사용하고 있고, 수입 및 국산 명품 500여 브랜드가 입점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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