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 신현지 기자] ‘칼의 노래’의 작가 김훈이 아홉 번째 장편소설 '공터에서'(해냄)를 출간했다.

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출간 기자간담회를 가진 작가 김훈은 "제가 살아온 시대에 관한 소설"이라고 ‘공터에서’를 설명했다. 아울러 192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한국의 현대사를 맨몸으로 살아온 소시민을 그렸다고 했다.

격동기의 한국의 현대사와 그 거대한 물살을 헤쳐 험난한 삶을 살아야했던 소시민의 마씨 집안의 이야기. 마씨(馬氏) 집안의 가장인 아버지 마동수와 그의 삶을 바라보며 성장한 아들들의 삶이 큰 뼈대로 마동수는 작가 김훈의 부친의 투영이라는 것이다.

"제 아버지는 나라가 망해서 없어졌던 1910년에 태어나셨고, 저는 나라를 다시 만들어서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 된 1948년에 태어났어요. 1910년과 1948년이라는 두 숫자가 우리 부자의 운명적인 생애에 좌표처럼 찍혀 있습니다. 결코 도망가거나 피해서 달아날 수 없는 운명이에요. 저나 제 아버지는 그 시대의 참혹한 피해자죠.”

따라서 '공터에서'는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질곡과 그 거대한 물살을 거슬러야 하는 마동수와 그의 두 아들 마장세·마차세의 지극히 지난하기만 했던 소시민의 이야기가 녹아있다. "제 소설에는 영웅이나, 저항하는 인간은 나오지 않아요. 역사의 하중이 개인에게 가하는 고통을 견딜 수 없어 도망 다니고 부인하고, 하중이 무서워서 미치광이가 돼 떠돌고 그런 인간의 모습을 그렸습니다."

작가 김훈은 책 제목을 <공터에서>라고 지은 이유로 아버지와 자신의 시대를 대표하는 단어이기에 선택했다고 했다. 또 김훈은 "공터는 주택과 주택 사이에 버려진 땅"이라며 "역사적 구조물이나 시대가 안착 될 만한 건물이 들어서지 않은 곳에서 나와 아버지의 시대를 떠올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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