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 소비 트렌드’ 겨냥한 고가 상품↑

‘소장욕구’ 자극하는 편의점 실속형 제품부터

‘60만원’ 호가하는 레스토랑 디너 패키지까지

국내 유통업계가 잃어버린 흥행 코드 때문에 힘들어 하고 있다. 연말연시 설 명절 모두 기대했던 수준의 매출 신장은 보이지 못했다. 경기 악화 속 내수부진이 이어지며 소비자들의 닫힌 지갑이 열리지 않고 있기 때문.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업계가 다시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월 14일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유통업계에 달콤한 바람이 불고 있다. ‘소비 절벽’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경기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차별화’를 둔 상품이나 특별한 날 자신에게 투자하는 ‘가치 소비 트렌드’에 맞춰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편의점 ‘실속형’ 제품 강화

편의점업계는 독특한 기획 상품을 선보이며 대목 잡기에 나섰다. 특히 밸런타인데이가 연인들만을 위한 이벤트가 아닌 친구, 동료, 가족 사이에 초콜릿을 선물하며 모두가 즐기는 기념일로 자리 잡으면서 재미와 실속을 모두 잡은 제품이 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소장욕구’를 자극하는 제품들을 많이 준비해 눈길을 끈다.

먼저 편의점 CU는 업계 최초로 △고디바 △기라델리 △기네스 등 해외 프리미엄 초콜릿을 단독으로 판매한다. 지난 2012년 국내에 첫 선을 보인 벨기에 고디바 초콜릿이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CU에서 판매되는 고다바 상품은 고디바밀크바초콜릿(8000원), 고디바하트초콜릿(3만8000원) 등 총 3가지다.

(사진=뉴시스)

GS25는 다양한 캐릭터를 모티브로 한 초콜릿세트를 선보인다. 최근 다양한 분야에서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무민, 스누피가 새겨진 포장 패키지에 초콜릿과 캐릭터 자석을 넣은 초콜릿세트(6000원~1만1800원) 등을 12만개 준비했다.

세븐일레븐은 밸런타인데이 상품 중 약 70%를 1만원 이하 상품으로 구성했다. 또한 재미 요소를 표현한 디자인의 실속형 차별화 상품을 확대했다. 우선 재미있는 문구로 화제를 모았던 의리초콜릿 시즌3 ‘초성초콜릿’을 한정 선보인다. 초성초콜릿은 소비자가 직접 단어를 완성하고 꾸밀 수 있는 상품이다. 이외에도 피카츄 초콜릿 2종(각 8000원, 4000원), 도라에몽 롤리팝(1500원) 등을 선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편의점의 독특한 아이디어 상품과 자체개발 패키지가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특화된 주력제품을 내세우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백화점·호텔 ‘프리미엄형’ 상품 강화

백화점업계는 소비 절벽에도 불구하고 프리미엄 상품들을 대거 선보였다.

롯데백화점은 초콜릿, 마카롱 등 고객이 원하는 품목으로 구성하는 세트상품인 ‘라메종뒤쇼콜라’의 햇(HAT) 박스패키지를 내놨다. 가격은 품목에 따라 30만~50만원대다. 이외에도 ‘위고에빅토르’에서 천연과즙이 들어간 ‘스피어 초콜릿’(72개입)을 28만8000원에 선보이고 있다.

스위스 시계 브랜드 예거 르쿨트르가 다이아몬트 420개 세팅한 6050만원 상당의 신제품 ‘랑데부 아이비’를 선보였다. (사진=뉴시스)

현대백화점에서는 스위스 시계 브랜드 예거 르쿨트르가 다이아몬트 420개 세팅한 6050만원 상당의 신제품 ‘랑데부 아이비’를 국내에 단독으로 선보였다.

호텔업계도 밸런타인데이를 겨냥한 프리미엄 숙박 연계 패키지와 저녁 식사를 할 수 있는 외식 상품을 잇달아 내놨다.

롯데호텔 서울은 밸런타인데이를 겨냥해 로맨틱 이스케이프’ 패키지를 선보였다. 주니어 스위트룸 1박, 클럽라운지 이용(조식, 간식, 애프터눈 티, 칵테일 아워), 7만2000원 상당의 딥티크 향수 1개 등으로 구성됐고, 가격은 42만원(세금과 봉사료 별도)이다.

아울러 기존보다 메뉴 구성을 강화하고 가격 역시 높아진 호텔 레스토랑 코스도 눈에 띈다.

더플라자호텔 중식당 도원은 북경 오리와 탕수육 등 7가지로 구성된 코스를 2인 기준 25만원에, 이탈리아 레스토랑 투스카니는 산 바닷가재와 등심 스테이크 등 8가지로 구성된 코스를 2인 기준 30만원에, 일식당 무라사키의 코스 메뉴를 2인 기준 30만원에 선보인다.

롯데호텔 서울의 프렌치 레스토랑 피에르 가니에르는 14일 2인 기준 60만원의 디너 코스를 준비했다. 푸아그라, 한우 안심, 킹크랩, 칠면조 등이 나오는 디너 코스다.

또 파크하얏트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코너스톤은 쇠고기 안심스테이크 등으로 구성된 5코스 저녁 식사(2인 기준 39만원)를, 밀레니엄서울힐튼의 일폰테는 바닷가재 요리 등이 포함된 코스를 2인 기준 26만6200원에, 시즌스는 와규 스테이크가 들어있는 코스를 1인 기준 15만원에 각각 선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불황에도 특별한 날 지갑을 여는 가치 소비 트렌드가 더욱 뚜렷해졌다”면서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나를 위해 투자하는데 거침이 없는 소비가 고가의 초콜릿이나 호텔 패키지 매출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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