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종목별선수권대회 생애 첫 우승, 평창동계올림픽 리허설 유일한 금메달

12일 강원 강릉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7 ISU 스피드 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매스스타트 경기, 한국 김보름이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포스트=강은지 기자] 강원도청 소속 김보름(24)이 12일 2017년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세계종목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금메달을 따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테스트 이벤트로 주최한 이번 대회에서 김보름은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매스스타트에 출전해 8분00초97를 기록해 60점을 획득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레이스 동안 5위 안팎에서 벗어나지 못해 곡선 코스마다 선두 진입을 노리던 김보름은 마지막 바퀴에서 앞에서 달리던 네덜란드 선수가 일본 선수와 충돌해 넘어진 틈을 타 역전에 성공했다. 쇼트트랙 선수 출신으로 코너워크가 김보름의 장점이 발휘된 순간이었다.

자칫하면 김보름까지 휩쓸려 넘어질 수 있던 상황에서 순간적으로 인코스 진입을 시도해 선수들을 차례대로 제쳤다. 마지막 직전코스에서 1위를 달리던 일본 다카기 나나까지 따돌리며 태극기를 드높였다.

다카기는 8분00초90의 기록으로 두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했고, 3위는 8분01초36을 기록한 미국 헤더 베르그스마가 차지했다.

매스스타트는 4바퀴마다 1~3위로 통과한 선수들에게 5·3·1점씩 포인트를 주고, 결승선을 통과한 1~3위 선수들에게 60·40·20점을 준다.

정월대보름에 태어나 이름이 '보름' 김보름은 이날 금메달을 획득해 스스로에게 최고의 생일선물을 줬다.

2015년부터 세계종목별선수권대회 정식 종목이 된 매스스타트에서 한국 선수가 금메달을 딴 것은 지난해 이승훈(29·대한항공)에 이어 두 번째다.

김보름은 "쇼트트랙 선수로 뛰었던 것이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무의식적으로 몸이 움직여지는 것 같다. 판단이 빠르게 잘 된다"고 밝혔다.

또 "마지막에 같이 넘어질 뻔 했다. 바깥쪽에 있었으면 넘어졌을 것"이라며 "그런데 그 코너를 지나가면서 안쪽 코스를 공략하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잘 피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음력으로 생일을 보내는데 정월대보름이 내 생일이다. 이름도 여기서 따왔다"면서 "미역국을 먹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번 우승이 큰 선물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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