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뉴스포스트=박은미 기자] 지난해 은행권의 전세대출이 5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세대출의 절반이 20~30대에서 발생해 유독 젊은 층의 부담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국내은행의 전세대출 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은행권 전세대출 잔액은 51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보다 10조5000억원 불어난 것으로 증가율은 25.6%를 기록했다. 특히 증가율만 보면 작년 가계대출 증가율(10.6%)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작년 전세대출은 하반기(6조2000억)에 큰 폭으로 늘어났다. 상반기 증가분(4조3000억)보다 컸으며, 2015년 하반기(3조3000억)보다는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대출 잔액을 연령대로 분류해보면 30대의 대출 잔액이 24조5000억원으로 절반에 가까운 47.5%를 차지했고 40대가 28.3%로 뒤를 이었다. 50대와 20대는 각각 10.9%, 9.6%를 점유했다.

전세대출이 급증한 것은 2014~2015년에 크게 오른 전세가격에 전월세난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기준금리 인하도 하반기 큰 폭의 전세대출 증가세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KB부동산통계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의 평균 전세가격은 1월말 기준 2억3669만원으로 지난 4년 동안 51.9%(8090만원) 뛰었으며, 평균 아파트 전세가격은 매년 12% 이상의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2년마다 계약이 갱신될 때마다 기존 전세금의 4분의 1 정도(5800만원)를 추가로 마련해야 하는 셈이다.

반면 도시 가구(2인 이상)의 평균 가처분소득은 지난 4년 동안 337만6610원에서 361만3623원으로 23만7013원(7%) 늘어나는데 그쳤다. 연평균 증가율은 2%가 채 안 된다.

제 의원은 "소득은 그대로인데 전세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으니 빚을 늘릴 수밖에 없다"면서 "'빚내서 집사라'는 잘못된 부동산정책이 결국 중산층과 서민의 전세대출 급증과 주거불안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는 집값을 띄우면 경기가 살아날 것으로 생각했겠지만,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전월세 인상분을 맞추려면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다"며 "전세대출의 85% 이상은 소비성향이 높은 20~40대 계층에서 발생한 것으로 최근 전월세난이 소비위축의 주범으로 지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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