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1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16 충청권 중소·벤처기업 박람회에서 바이어들이 구매상담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포스트=선초롱 기자] 국내 벤처기업이 3만개를 넘어섰다. 그러나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가 미비한데다 판로를 개척하기 어려워 국내 벤처기업 10개 중 6개는 3년 이내에 문을 닫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통계로 본 창업생태계 제2라운드’ 보고서에 따르면 창업 장벽이 낮아져 벤처기업수가 3만개를 넘어섰지만, 창업 3주년을 넘기는 기업은 전체의 38%에 불과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인 스웨덴(75%), 영국(59%), 미국(58%), 프랑스(54%), 독일(52%) 등과 비교해 크게 뒤지는 수치로, 조사 대상 26개국 중 거의 꼴찌인 25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벤처기업이 3년 이상 유지하기 어려운 이유로는 ‘민간 중심 벤처투자 생태계 미비’와 ‘판로 개척난’ 등이 꼽혔다.

실제로 민간 벤처투자 규모는 2014년 기준 834억원에 불과했다. 미국의 경우 25조원에 달해 이와 비교해 0.3%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 매력도 낮은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벤처시장 매력도’를 발표하는 스페인 나바다 경영대학원이 M&A(인수·합병)시장, 금융시장 성숙도 등으로 벤처투자 매력도를 평가한 결과, 한국은 미국의 80% 수준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미국 나스닥 상장은 6.7년 걸리지만, 한국 코스닥 상장은 평균 13년이 걸린다”며 “법인 사업자의 80% 이상이 10년 안에 문 닫는 상황에서 13년 후를 기대하며 자금을 대는 투자자는 찾기 힘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대기업은 M&A를 통해 미래 신기술·신제품을 수혈 받고, 벤처기업은 민간투자를 바탕으로 새로운 사업에 도전할 수 있는 상생의 생태계 조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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