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최병춘 기자] 우리 정부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복형이자 김정일의 장남인 김정남의 암살 배후로 북한정권을 공식 지목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20일 오전 김정남 암살과 관련해 정부서울청사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소집했다.

황 대행은 이날 “말레이시아 당국의 발표 및 여러 정보와 정황을 종합해 볼 때 이번 사건의 배후에 북한 정권이 있는 것이 확실해 보인다”며 “제3국의 국제공항이라는 공공장소에서 자행된 이번 살인사건은 결코 용납할 수 없는 반인륜적 범죄행위이자 테러행위”라고 규탄했다.

이어 황 대행은 “(김정남 암살은) 정권 유지를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북한 정권의 무모함과 잔학성을 여실히 보여준 것”이라며 “북한이 이러한 테러행위들에 대해 응분의 대가를 치를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우리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테러와 도발 가능성도 부각했다.

황 대행은 “이번 사건에서 볼 수 있듯이 북한 정권의 테러 수법이 더욱 대담해지고 있는 만큼 우리 정부와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북한 정권의 테러 가능성에 대해서도 더욱 각별한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며 “국제사회의 시선을 돌리기 위한 북한의 여타 도발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철저히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또 황 대행은 “대테러센터를 중심으로 유관부처 간 긴밀한 협조를 통해 현재 정부의 테러 대응대책에 대해 다시 한 번 점검하고, 테러 예방 및 초동조치에 빈틈이 없도록 더욱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유관부처에서도 북한 정권이 김정남 암살의 배후가 확실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지난 19일 브리핑에서 “앞으로 최종 조사 결과가 나오겠지만 우리 정부는 동 피살자가 여러 정황상 김정남이 확실하다고 보며, 용의자 5명이 북한 국적자임을 볼 때 이번 사건의 배후에 북한 정권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도 이날 오후 프레스센터에서 서울외신기자클럽 초청 간담회를 갖고 김정남 암살사건과 관련해 이 사건의 배후로 북한 정권을 꼽으면서 북한 인권 문제를 거론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전날 말레이시아 경찰 당국은 지난 13일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발생한 김정남 피살 사건 용의자 중 남성 5명이 북한 국적이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리정철 1명만 체포됐으며 나머지 용의자 리재남, 리지현, 홍송학, 오종길 등 4명은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말레이시아 경찰 당국은 리지우 등 또 다른 북한인 3명이 이번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보고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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