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선초롱 기자] 백종원식 프랜차이즈가 골목상권 접수에 나섰다. 백종원씨가 운영 중인 ‘더본코리아’ 소속 프렌차이즈 매장이 전국 각지 주요 외식상권에서 빠르게 그 영향을 넓혀가고 있는 것. 더본코리아 프랜차이즈가 인기몰이에 성공하게 된 가장 결정적인 이유로는 ‘백종원’씨의 존재가 꼽힌다. 유명 탤런트와 결혼한 요리연구가로 이름을 알린 그는 인기 방송인으로 변신한 뒤 대중들의 호감도와 신뢰도가 급상승했고 직후 더본코리아의 사업 확장 역시 빨라졌기 때문이다.

홍콩반점. (사진=홍콩반점 홈페이지)

은평구 최대상권 중 하나로 손꼽히는 연신내역 주변 ‘로데오거리’에는 식당과 술집 등이 밀집해 있다. 거리 상의 편의 때문에 지역주민들은 물론 경기도 인근 지역에서도 많은 젊은이들이 이들을 찾고 있다. 또한 주말 저녁이 되면 북한산을 찾은 중장년층들 몰려 북새통을 이루기도 한다.

다만 경기불황 속 내수부진의 그림자는 연신내 로데오거리 거리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예전에 비해 이곳을 찾아오는 손님 수 자체가 줄어들고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는 서민들이 고가식당보다는 저가 메뉴에 몰리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한 가지 눈에 띄는 변화는 있는데, 바로 유명 요리연구가 ‘백종원’씨 간판이 걸린 상가가 거리 곳곳에 늘고 있다는 점이다. 가격 및 품질 경쟁 속 기존 음식점이 떠난 자리를 백종원씨가 운영하는 더본코리아 소속 프랜차이즈 매장이 속속 차지하고 있는 것.

현재 연신내 로데오거리에는 새마을식당‧백종원의 원조 쌈밥집‧한신포차‧홍콩반점‧역전우동‧빽다방 등이 입점해 있으며, 이들 매장들의 인기 역시 높은 편이다.

더본코리아 소속 식당과 주점으로 사람들이 몰리는 주 원인으로는 동종업계 타 업체들과 비교해 음식 맛이 괜찮은 편인 것은 물론 양이 풍부하고 가격도 저렴한 편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홍콩반점 연신내점의 경우 북한산 주변 군부대에서 외출이나 외박을 나온 군인들이 꼭 들리는 필수코스 중 하나로도 여겨지고 있다.

현역 군인인 이모(22) 상병 도한 “다른 중국집에 비해 가격도 저렴하고 무엇보다 맛이 항상 일정수준을 유지한다”며 이곳을 찾는 이유에 대해 말했다.

그런가하면 연신내 주민 김모(35)씨는 “주변에 포창마차 국수집이 많이 있지만 맛을 떠나 좀 위생적이지 않아 보인다”며 “그렇다보니 회식 후 해장을 위해 포장마차 대신 역전우동을 즐겨 찾고 있다”고 밝혔다.

백종원식 프랜차이즈 매장들이 늘고 인기몰이에도 성공하자 최근들어서는 이와 비슷한 가격대 또는 그보다 더 저렴한 가격으로 한 끼를 채울 수 있는 식당들도 하나 둘 늘고 있는 추세다.

그렇다고 해서 이들 매장들이 백종원식 프랜차이즈처럼 유명세를 타는 것은 아닌데, 이에 대해선 후발주자라는 한계는 물론 ‘백종원’이란 브랜드 자체가 가진 힘이 없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사진=뉴시스)

이름값 하는 ‘백종원’

백종원씨는 여러 TV프로그램에 출연, 요리를 누구나 쉽고 재밌게 할수 있고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을 알리며 유명해졌다. 또 한가지 빼놓을 수 없는 점이 그가 만드는 요리가 그렇게 비싸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백종원씨가 운영하는 더본코리아의 최대 강점 역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에 맞춰져 있다. 저가커피의 대명사인 빽다방은 물론 새마을식당과 홍콩반점 모두 경기불황 속에서 ‘가성비’ 전략으로 시장에 진출해 영역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실제 빽다방의 경우 인기 메뉴 가격이 대부분 2500원대로 매우 저렴하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다는 ‘앗!메리카노’의 가격은 1500원에 불과하며, 지난해에는 해당 상품을 500원에 판매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일반 커피전문점 아메리카노 가격이 4000원대라는 점에서 볼 때 상당한 차이가 나는 것으로, 2000~3000원대에 판매하고 있는 ‘동네 카페’에 비해서도 가격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렇다고 빽다방 커피의 양이 적거나 하지도 않다. 오히려 음료량이 더 많고 큰게 빽다방의 특징으로 꼽힌다. 일반 커피 브랜드들의 기본사이즈가 350ml인데 반해, 빽다방에서는 용량 600ml의 컵을 기본 사이즈로 정해놨다.

가성비 전략이 고객들로부터 좋은 호응을 얻는 탓에 더본코리아의 전체 점포수와 매출 모두 상종가를 달리고 있다. 더본코리아는 현재 20여개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데 2011년 기준 374개에 불과하던 점포수가 5년 만인 2016년 1267개로 238% 급증했다. 매출 또한 2015년 기준 1239억원으로 2014년(927억 원) 대비 34% 증가했다.

 

시장 잠식에 대한 우려

더본코리아 프랜차이즈의 비상을 바라보는 업계 시선은 전혀 곱지 않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이 제기돼 왔던 것이 ‘골목상권 침해’에 대한 우려다.

업계 압도적 선두기업이자 대기업 프렌차이즈 못지 않은 시장 장악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중소기업으로 지정돼 있다 보니 신규점포 출점에 아무런 제약이 없는 상태다.

이와 관련 중소기업기본법 시행령에 따르면 도·소매업은 최근 3년 평균 매출액 1000억원 이하, 음식점업은 400억원 이하일 때 중소기업으로 분류된다. 더본코리아의 경우 지난해까지 3년간 평균 매출 980억원으로 아슬아슬하게 중소기업으로 분류돼 왔다.

다만 올해부터는 도·소매업상 대기업 지위를 얻게 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신규점포 출범에 다소 제약이 따를 뿐, 기존 점포들의 시장 장악과 상권 침해는 별반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 전망했다.

그런가 하면 업계에서는 더본코리아의 중소기업 지정 회피 ‘꼼수’ 논란도 제기된 바 있다. 음식업이 아닌 도‧소매업으로 신청해 이제야 대기업 규제 대상에 올랐다는 것이다.

빽다방. (사진=빽다방 홈페이지)

더본코리아 프렌차이즈를 향한 업계의 또 다른 불만은 해당 프렌차이즈 자체가 백종원씨와 동일시하게 여겨지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언급했듯 더본코리아 소속 상점의 경우 백종원씨가 프린팅된 간판부터 홍보용 입간판 등이 입구부터 전시돼 있는 경우가 많고 가게 안에도 백종원씨 사진이 다수 걸려 있다. 해당 가게가 백종원씨가 직접 개발한 요리 비법과 백씨의 경영마인드 아래 운영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여기서 주목해 봐야 할 점이 대중이 백종원씨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냐는 점이다. 백씨가 대중에게 그 이름을 단기간 빠르고 확실하게 인식시킬수 있었던 것은 이른바 ‘먹방’ 열풍 속 그 중심에 있었기 때문이다. MBC ‘마르텔’을 시작으로 tvN ‘집밥 백선생’과 SBS ‘백종원의 3대천왕’까지 최근 인기리에 방영됐고 현재도 이어지고 있는 이들 프로그램의 중심에 백씨가 있었던 것이다.

또한 백씨는 TV에 출연한 여타 요리연구가나 유명쉐프들이 일반이 쉽게 접해보기 힘든 요리재료로 고급진 요리를 주로 선보였던 것과 달리 누구나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고급스럽게 보이는 요리를 만들어냈다. 아울러 음식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먹는 것에 대한 즐거움을 알려준 인물이기도 하다.

대중성과 친근함 속 높은 신뢰감이 백씨에 대한 대중의 일반적인 인식인 것이다.

한 요식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 “백씨에 대한 대중의 일반적 인식이 그가 운영하는 더본코리아에도 그대로 차용되고 있다”며 “더본코리아 프랜차이즈의 주요 메뉴가 대중성 있는 음식들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다른 경쟁업체를 압도할 만한 음식이라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백씨에 대한 대중의 긍정적 이미지가 더본코리아의 품질에 대한 신뢰와 믿음으로 이어지고 있고 그로인해 또 다른 피해를 보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는 지적이다.

새마을식당. (사진=새마을식당 홈페이지)

업계 일각에서는 더본코리아 성장과정에도 의문을 품고 있다. “이 곳의 메뉴 개발은 거의 대부분 백종원씨에 의해 이뤄지는데 여러 경로를 통해 전국의 맛집을 다녀보고 만나 본 그가 본인의 회사 제품 개발에 이를 일부 차용했지 않았겠냐”는 의혹이다.

한 프렌차이즈업체 고위 관계자 역시 이 같은 의혹에 대해 “고양이에게 생선 가게를 맡기는 꼴이 됐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백씨가 요리연구가로서 여러 맞집이나 가게를 평가하는 것은 문제가 되질 않지만, 백씨는 더본코리아의 대표이자 사업가이다”며 “백씨가 참여한 프로그램을 통해 여러 맛집의 레시피가 공개되고, 이를 백씨가 사업에 활용하는 충분히 생길수 있다”고 꼬집었다.

 

백종원 “프랜차이즈도 소상공인”

더본코리아의 ‘골목상권’ 침해 의혹과 본인에 대한 업계 비난에 대해 백종원 씨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그는 한 매체와 가진 인터뷰에서 “골목상권이 아니고 먹자골목이다. 사람들이 많이 착각하는 게 이 대목이다”고 지적했다.

동반성장위원회에서 문제 삼는 골목상권과 달리 A급 상권인 ‘먹자골목’은 개념이 다르다는 것. 그는 “영세상권인 ‘골목상권’과 달리 이미 상권이 활성화된 ‘먹자골목’은 개념을 달리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또한 백 대표는 “더본코리아 가맹점의 70%가 대기업도 들어올 수 있는 대형 상권에 있다. 권리금이 적어도 5000만원 이상인 곳에서 비슷한 규모로 매장을 내는데 한 사람은 자기 이름, 한 사람은 프랜차이즈 이름을 걸고 내는 거다. 점주도 개인인데 프랜차이즈 이름을 달았다고 대기업이라고 비난하는 건 무리”라고 언급했다.

백씨는 대기업 지정 회피를 위한 ‘꼼수’ 논란에 대해서도 “중소기업법이 개정돼 최근 3년간 매출이 큰 부문을 본업으로 봐서 중기청에서 도·소매업으로 지정한 것”이라며 “더본코리아는 지난 3년 매출의 81%가 가맹점에 공급하는 소스, 식자재 등에서 발생해 도·소매업으로 분류됐다”고 밝혔다. 직영점 다수 보유에 따른 회사 성장이 아니었다는 해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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