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최병춘 기자] 황교안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이라는 직함을 새겨넣은 기념시계를 제작하고 배포해 논란이 되고 있다.

‘권한대행’이라 직함을 기념시계에 새겨넣는 것은 물론 그 직함을 굳이 내세운 전례가 없었다는 점에서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황 총리는 기념시계 문제로 야권으로부터 “대통령 놀이 그만하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 기념이냐”는 비아냥까지 듣고 있다.

황 총리 측은 ‘대통령권한대행 국무총리’라는 명칭이 공식직함인 만큼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이 명칭은 공문서, 훈·포장 증서, 임명장, 외교문서 등에 사용하고 있다.

물론 규정상 잘못된 것은 아닐 수 있으나 그렇다고 굳이 내세울 필요가 있느냐는 비판은 가능하다.

가만 보면 황 총리의 ‘권한대행’ 직함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할 만한 사례는 종종 발견됐다.

지난 1월 5일 국무총리실에서 제공한 황 총리가 서울청사 집무실에서 샤프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에게 취임축하 전화를 하고 있는 사진이 화제가 됐었다. 당시 ‘국무총리 황교안’ 대신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황교안’이라고 적힌 명패가 시선을 끌었다.

지난해 12월에는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황교안’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대통령과학장학생’ 메달 사진이 인터넷에서 화제를 불러모으기도 했다.

황 총리가 굳이 ‘권한대행’이라는 직함을 시계나 명패에 새겨넣지 않더라도 황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직을 수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국민들은 알고 있다.

굳이 홍보할 이유가 없는 직함내세우기는 스스로를 위한 것이거나 또 다른 목적이 있을 것이라는 의심만 키운다.

가뜩이나 권한대행을 맡은 이후 여권의 대선주자로 거론되고 있는데다 과잉의전 문제로 자주 도마에 올랐다는 것을 총리 본인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의전에 집착한다는 비판도 자주 제기됐던 문제다.

스스로는 어떻게 여길지는 모르겠으나 ‘대통령 권한대행’ 상황을 명예롭거나 즐겁게 바라보는 국민은 많지 않다. 또 황 총리에게는 직함 홍보말고도 특검의 연장 결정 등 시급한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는 것도 국민들은 잘 알고 있다. 황 총리가 국민들 눈높이와 더 멀어지는 것은 아닐까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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