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신동빈 회장 (사진=뉴시스=뉴스포스트DB)

[뉴스포스트=선초롱 기자] 롯데그룹이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는다. 롯데그룹은 제2롯데월드타워 개장일에 맞춰 50주년 기념행사를 진행할 예정이지만, 2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위기 상황 탓에 우울한 50주년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경영권 분쟁과 최순실 게이트 연루,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겨냥한 중국 정부의 전방위적 경제 보복 등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악재에 새롭게 출범한 신동빈의 ‘뉴롯데’가 삐걱이고 있는 모양새다.

롯데그룹의 공식적인 창립기념일은 그룹의 모태인 롯데제과의 창립기념일인 4월 3일로 롯데월드타워 공식 개장 날짜와 겹친다. 이에 롯데그룹은 그룹 차원에서 성대한 기념행사를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월드타워에서 진행될 기념행사에는 신동빈 회장과 황각규 경영혁신실장, 소진세 사회공헌위원장 등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행사에 참석하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롯데그룹은 마냥 자축하기만은 어려운 창립 50주년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4년 12월 시작된 형제간 경영권 분쟁을 시작으로 검찰의 수사, 이인원 부회장의 자살, ‘최순실 게이트’ 연루, 중국의 사드 보복 등 2년 넘게 악재가 계속되고 있는 중이다.

제2롯데월드 (사진=뉴시스=뉴스포스트DB)

특히 신동빈 회장이 야심차게 추진해온 중국 사업이 최대 위기에 처해 피해가 얼마나 커질지 가늠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로 중국 내 롯데마트는 지난 6일까지 23개의 점포가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게다가 제2롯데월드 내 123 타워에 들어설 초호화·초고층 주거용 오피스텔 ‘시그니엘 레지던스’ 분양도 순탄치만은 않은 상황이다. 중국 부호들을 유치하기 위해 오랜 시간 공을 들였지만 사드 보복 분위기로 중국 측 인사들의 발길이 끊어졌기 때문이다.

시그니엘 레지던스 분양대행사 측은 7일 “지난해 중국에서 투자 설명회를 할 때만 해도 중국 고객 들이 큰 관심을 가졌다”면서 “하지만 사드 배치 이후 중국 쪽 상황은 좋지 않다”고 토로했다.

시그니엘 레지던스 분양가는 3.3㎡당 7500만~8000만원 선으로, 업계에서는 가장 작은 209㎡가 최저 50억원대, 가장 비싼 펜트하우스는 무려 300억원대에서 가격이 형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7실밖에 조성되지 않는 VVIP 오피스 ‘프리미어7’은 3.3㎡당 분양가가 최고 1억4000만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됐다.

롯데그룹 측은 이처럼 사상 최고 분양가로 인해 내국인 수요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중국 슈퍼리치나 정부 고위층 등 큰 손 유치에 상당히 공을 들였다.

그러나 이번에 롯데그룹이 경북 성주군에 소유한 골프장을 주한미군 사드 포대 부지로 제공하겠다고 확정짓자 상황은 급격히 변했다. 원래대로라면 지금쯤 중국 측과 실제 계약이 1~2건 정도 진행될 만한 시기이나 현재까지 계약 체결 성과는 전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롯데그룹은 사실장 중국 측 인사들과 계약하기 어려울 것이라 판단하고 타이완, 일본, 홍콩, 싱가포르, 미국 등 다른 지역 투자자 유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다만 롯데그룹 측은 중국 측 수요가 줄면서 단기적으로 분양 계약이 부진하겠지만, 해외 투자 설명회가 늘어나면서 장기적으로는 분양 완판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분양 비율을 내국인 70%, 외국인 30% 정도로 보고 있어 중국인 수요 감소가 전체 분양 계획에 큰 타격을 주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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