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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포스트=박은미 기자] 건강보험이 당장 내년부터 적자에 돌입해 2023년이면 모든 적립금을 소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정부는 일찍이 이 같은 위험을 감지하고 있었지만 속도가 더욱 빨라져 의료대란이 현실이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7일 서울 팔래스호텔에서 송언석 2차관 주재로 사회보험 재정건전화 정책협의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2016~2025 8대 사회보험 중기재정추계 결과'를 발표했다.

저출산·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4대 보험과 4대 연금 등 사회 안전망의 재정위험이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수급자는 크게 늘어나지만 부담자는 큰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당장 내년부터 노인 인구가 전체의 14%를 넘는 고령사회로 진입하고, 2026년에는 노인인구 비율이 20%가 넘어 초고령사회가 된다.

정부는 지난 2015년 12월 장기재정전망을 발표하면서 건강보험의 경우 2022년 적자로 전환해 2025년 적립금이 고갈될 것이라 예측했다.

그러나 이번 중기추계를 통해 건강보험이 내년부터 적자로 전환해 2023년에는 적립금을 모두 소진할 것으로 예측했다. 적자 시기는 4년, 고갈 시기는 2년 앞당겨졌다.

장기요양보험은 더욱 심각하다. 장기 전망에서는 2024년 적자로 전환해 2028년 적립금이 고갈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중기 전망에서는 이미 지난해 적자로 전환했고, 3년 뒤에는 적립금이 소진될 것으로 내다봤다.

안도걸 기재부 복지예산심의관은 "연평균 급여지출 증가율을 보면 건강험이 8.7%, 장기요양보험은 9.3%에 달한다"며 "고령화로 인해 노인진료비가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고령화로 인해 재정은 쪼그라들지만 보장금액은 확대될 예정이다. 건강보험은 1인당 급여비는 2016년 95만원에서 2025년 180만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고용보험도 사정이 좋지 않다. 현재는 흑자를 유지하고 있지만 2020년 마이너스로 전환해 적자폭이 확대될 전망이다.

고용보험 수급자수는 2016년 531만명에서 2025년 612만명으로 약 80만명 증가하고, 1인당 수급액도 136만원에서 229만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연평균 지출 증가율은 7.2%에 달한다.

다만 4대 보험 가운데 산업재해보험은 재해율 감소 등으로 흑자 재정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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