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CCTV가 매년 3월15일 소비자의 날을 맞아 방영하는 소비자고발 프로그램 '3.15 완후이(晩會)' (사진=CCTV캡처)

[뉴스포스트=선초롱 기자] 사드 배치 문제로 중국 내 반한감정이 극에 달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소비자의 날’을 하루 앞둔 14일, 중국에 진출해 있는 롯데 등 국내 기업들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중국 CCTV는 해마다 이날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 ‘3.15 완후이’에서 특정 외국 기업을 겨냥한 방송을 진행한다.

이번 표적이 롯데 등 중국에 진출한 국내기업이 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자, 한국에 대한 중국인들의 반감이 극대화되면서 국내 산업 전방위로 확산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완후이는 지난 2012년엔 까르푸와 맥도날드, 2013년 폴크스바겐, 애플, 2014년엔 일본 니콘, 호주 분유제조업체 오즈밀코 등 주로 외국기업들을 표적으로 했다. 2015년엔 폴크스바겐, 닛산, 벤츠의 수리비 과다청구, 랜드로버 차량 결함 등 수입차가 대상이었다.

방송을 통해 고발되면 해당 기업이나 국가에 대한 신뢰추락과 소비자 외면에 이어 매출 급감 등으로 중국 사업에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된다.

실제론 절차적으로나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부분이라 하더라도 ‘마녀사냥’식 방송에 중국 소비자들의 항의와 함께 중국 시장에서의 입지가 약해지는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롯데 측은 “중국 소비자 고발프로가 롯데를 타깃으로 했는지에 대해 계속 파악하고 있는 중이지만 지금까지 롯데가 대상이 된 정황은 파악하지 못했다”며 “프로그램이 방송 전까지는 기업에 대해 철저히 비밀로 하고 있어 긴장을 늦출 수는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중국에 진출해 있는 다른 기업 관계자는 “주로 외국기업을 대상으로 했던 예전 사례들을 살펴보면 롯데가 아니라면 다른 우리기업이 표적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며 “우리나라 기업에 대한 공격이 없길 바랄뿐”이라고 전했다.

다만 탄핵 선고를 전후해 중국 당국이 ‘사드 보복’ 조치가 주춤하는 등 변화의 기류를 보이고 있고,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시진핑 국가주석과 왕이 외교부장을 만나 사드 배치 필요성에 대한 이해를 구할 것으로 알려진 만큼 중국도 이에 대한 고려가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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