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최병춘 기자)

[뉴스포스트=최병춘 기자] 자유한국당 9인의 경선 후보자들이 극렬한 야유와 환호가 뒤섞인 체 정견발표에 나섰다. 이날 후보자들의 목소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과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로 대변되는 좌파정권의 견제로 요약됐다.

자유한국당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자유한국당 제19대 대통령 후보 선거 후보자 비전대회’를 열었다.

태극기, 극렬한 야유와 환호

이날 비전대회는 태극기를 손에든 김진태 의원의 지지자들이 대거 대회장에 몰려 행사 진행 여부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고성의 욕설과 야유가 빗발 치는 속에서 시작됐다.

대회 전 행사장 입구에서 ‘자유한국당 100만인 개헌 서명’을 받는 것에 대해 태극기를 든 참가자들이 “대통령을 두고 개헌하자니 무슨 말이냐, 서명 무효시켜라”라며 거세게 항의하면서 소란이 일었다.

이 같은 소란은 행사 직후 지도부가 인사말을 위해 단상에 오를 때 더 거세졌다. 특히 김 의원의 지지자로 보이는 태극기를 든 참석자들이 대거 지도부를 향해 분노에 가까운 야유를 퍼부었다.

인명진 비대위원장과 정우택 원내대표가 연설을 위해 단상에 오르다 “빨갱이” “내려와” 등 야유를 쏟아냈다. 각 5분정도 진행된 연설 소리가 장내 제대로 전달되기 힘든 수준이었다.

곧이어 경선 후보자들의 정견발표가 시작되면서 잠시 잠잠해졌다. 하지만 후보자 정견발표 시 간헐적으로 욕설과 야유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이 같은 소란은 김진태 의원의 정견발표 순간에는 극렬한 환호로 바뀌었다. 다음 순서인 김진 후보의 연설 시작 순간까지 이어졌다. 이후 썰물처럼 태극기를 든 김 의원 지지자들이 빠져나가면서 장내는 거짓말처럼 조용해지면서 정상적으로 정견발표가 진행됐다.

박근혜 그리고 문재인

장내 분위기가 소란스러웠다면 후보자들의 정견발표 내용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국면에 대한 입장과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로 대변되는 야권에 대한 수위높은 비판에 집중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탄핵 사태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며 ‘대통령을 지키겠다’는 수호의지를 드러내는가하면 반성을 통한 통합을 이야기하는 등 후보자들마다 입장과 해법에 차이를 보였다.

(사진=최병춘 기자)

정견발표 첫 주자로 나선 조경태 의원은 “대통령이 탄핵 당하면서 많은 분들이 슬퍼하고 고통의 나날을 보냈다”며 “정중히 사죄 드린다”며 말을 시작했다. 이어 조 의원은 “대통령의 탄핵은 개인의 탄핵이 아닌 우리 대한민국 정치권에 대한 탄핵”이라며 비례대표 폐지, 국회의원 축소 등 국회를 중심으로 한 정치 개혁을 주장했다. 이와함께 “여야를 잘알고 참신한 자신이 문재인 전 대표를 잡을 적임자”라고 주장하면서 “19대 국회에서 난 법안발의 1위, 문재인은 법안발의 꼴찌”라고 꼬집었다.

두 번째로 나서 대통령제 개헌, 한국형 핵무장, 유라시아 개발 정책 등을 공약으로 내세운 원유철 의원도 문 전 대표와 민주당을 겨냥해 “사드배치도도 다음정부로 미루자고 한다. 국가 안보와 국민 생명 보호가 이번, 다음이 따로 있냐”며 “이러한 애매한 태도를 보이는 민주당의 유력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외교안보 주요사항을 결정할 때마다 중국이나 북한에 결재를 맡아야하는 황당한 일 벌어질 수도있다”고 말했다.

가장 많은 지지자가 몰리며 큰 환호 속에서 연설을 시작한 김진태 의원은 “이러다가 좌파들에게 또 정권을 내주면 애국가를 불러보지도 못하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민간이 됐는데 아무런 권력 가지지 않은 사람 돕는다는게 무슨 잘못인가”라며 “틈만 나면 배신하는게 여당의원인가. 친박이라는 주홍글씨 안고 가겠다. 끝까지 대통령 지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진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언급보다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칭송에 집중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대한민국의 민주화의 최대 공신”이라고 평가한 김 후보는 “이번 선거는 박정희와 김대중, 노무현의 싸움”으로 규정하며 문 전 대표를 “김대중 노무현 세력의 맏아들”이라고 표현했다. 이어 “박정희 대통령은 김일성과 싸워 승리했다. 김대중은 대통령이 되서 핵개발로 남한 국민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적대세력에게 국민들 몰래 뒷구멍으로 달러를 줬다”며 “노무현도 자신의 영화를 위해 평양에 가서 NLL을 북한에 내줄 것처럼 굴욕적인 정상회담을 했다”고 색깔론을 꺼내들기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 복귀 당일 삼성동을 찾은 김관용 후보는 “탄핵으로 파면된 대통령이 밤중에 삼성동 사저를 와야하는 이 절박한 현실을 현장에서 보면서 가슴을 치며 분노했다”며 “자연인으로 돌아간 박 전 대통령이 삼성동 사저가 불편하시면 경북지사가 고향에서 모시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도시건설을 통한 일자리 정책을 집중적으로 내세운 안상수 후보 “탄핵 안타깝고 슬프게 생각한다”면서도 “정파는 다르지만 노무현 대통령과도 협력해 일궈냈다. 온 국민 화합이 필요할 때다. 자유한국당과 함께 보수의 힘으로 우리나라 통합하겠다”고 주장했다.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을 앞세운 이인제 후보는 “야당은 위기를 증폭시키고 마침내 대한민국을 침몰시키려는 좌파세력”이라면서 “문재인은 평양에 가서 악수부터 한다고 한다. 김정은 자기 형 독살한 사람”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마지막 주자로 나선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탄핵 국면을 넘어서자야한다고 주장했다.

홍 지사는 “제가 박 전 대통령을 잊자고 말하는 것은 대선 때문”이라며 “이제라도 한 마음이 돼서 대선에 임해야지 대선을 포기하고 어떻게 탄핵 찬반으로 계속 끌고갈 것이냐”고 밝히기도 했다.

홍 지사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기 위해서 탄핵 국면 벗어나야한다”며 “탄핵광풍으로 좌파 강풍시대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홍 지사는 “노무현 2기가 탄생하면 이나라 희망없다”라며 “문재인도 안희정도 좌파정권 노무현 2기로 이건 정권교체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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