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월환 전 관훈클럽 총무, 칼럼니스트

[뉴스포스트 전문가칼럼=구월환] 이번 대선에서 가장 유력하다는 문제인 민주당 전 대표가 안보관련 발언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당선되면 북한에 먼저 가겠다, 미국에 대해 노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등으로 구설수에 오르더니 최근에는 군복무 때 전두환 당시 연대장으로부터 표창 받은 것을 자랑하다가 많이 시달렸다.
그가 공을 들여온 광주 시민들로부터 “사과하라”는 요구를 받기도 했다. 오죽 했으면 그렇게까지 해서 본인의 안보관에 이상이 없다는 표시를 해야 하냐는 동정어린 반응마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사실 이 정도는 약과다. 그동안 TV토론이나 연설 등에서 나온 그의 안보관은 우려해야 할 대목이 많다. 사드문제만 하더라도 기본적으로는 반대 입장에 가깝다. 국회비준을 거쳐 가부를 정하자는 입장인데 이렇게 되면 미국과의 관계가 삐걱거릴 것이다. 시작부터 마찰을 빚게 되고 대북전략수행을 위한 한미공조도 어려워질 것이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이미 한미 간에 합의한 것이니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대는 아니지만 소극적이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아예 사드가 필요 없다고 공공연히 주장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는 처음에는 반대하다가 입장을 조금 바꾼 정도다.
그가 속한 국민의당은 사드반대가 당론이다. 그렇다고 이들이 북한 핵과 미사일에 대해 무슨 대안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다. 안보인식에 있어서는 대체로 임진왜란 때와 유사한 수준이다. 설마 상대방이 쳐들어 오겠나하는 희망적 사고에 갇혀있다는 점에서는 같은 프레임이다.
 
 그들은 ‘그동안 늑대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늑대가 나온다는 말은 거짓말’이라고 주장하고 싶고 많은 국민들도 우선은 그렇게 믿고 싶은 것이다. 우리 민족의 DNA에 그런 발상법이 들어 있는지도 모르겠다.
작년에 열린 한 북핵관련 세미나에서 외국특파원이 “한국인들은 북핵 위협에 너무 태연하다”고 지적하면서 “한국인들이 위기 앞에서 왜 그렇게 희망적 사고(wishful thinking)에 치우치는지 모르겠다”고 한 말이 새삼 떠오른다.

 지금 북한 핵무기와 미사일은 실전배치 직전인 비상상황이다. 최근 존 매케인 미상원 군사위원장도 한반도상황이 6.25전쟁 후 가장 민감한 상태라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선제공격론까지 나오고 있다.
얼마 전 귀순한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는 김정은이 절대로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고 유사시에는 감히 핵무기를 사용할 수도 있는 사람이라고 말한 바 있다. 심각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엄연한 현실에 비해 집권 가능성이 큰 대선주자들의 안보인식은 너무 한가하고 비현실적이다. 만약 집권 후에도 이런 노선으로 나간다면 국론분열은 불을 보듯 뻔하고 이는 수습하기 어려운 국가적 혼란과 위기를 야기할 수도 있다.
최악의 경우 정권을 유지하기 힘든 상황이 올 수도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그들의 안보인식에서는 과거 운동권의 반미주의 색채가 있는데 이것은 정말 그때 그 시절의 이야기로 끝나야지 그렇지 않으면 국가 위기사태로 갈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이라면 사드를 반대만할 것이 아니라 그에 대한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사드를 부른 건 북한의 핵무기이고 여기에는 중국의 직간접 지원이 있다. 이런 사정을 잘 알면서도 북한과 중국 규탄은 생략한 채, 사드 반대에만 몰두한다는 건 다시 생각해 볼 문제이다.
모든 대화노력이 수포로 돌아간 것을 보고도 이들은 계속 대화를 말하고 있다. 대북협력으로 건너간 달러가 핵과 미사일에 쓰였다는 것이 주지의 사실인데도 개성공단 재개나 금강산 관광재개를 말하고 있다.
중국의 대북지원과 한국에 대한 각종 보복에 대해서도 분명한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 중국은 명나라 청나라 때 하던 구태를 아직 완전히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왜 이런 국면에서 대통령 되겠다는 사람들이 침묵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

 대북 안보문제 만이 아니다. 일본과의 문제에서도 안보적 측면은 빠져있다. 야당권 주자들은 한일 군사정보 교류를 위한 협정에 반대하고 있다. 북한의 핵무기와 잠수함 위협 등 다방면의 안보위협이 얼마나 심각한지는 애써 외면하고 반일감정에만 편승하고 있다.
한일간의 위안부문제 합의도 뒤집겠다고 한다. 최우선적으로 국가이익을 수호하겠다고 것은 말 뿐이지 진정한 의지와 용기는 보이지 않는다. 지도자다운 결단력을 가진 리더십의 등장이 절실한 시점이다.

구월환(丘月煥)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졸업
전 연합통신 정치부장, 영국특파원, 논설위원, 상무
전 세계일보 편집국장, 주필
전 관훈클럽 총무
전 한국 신문방송 편집인협회 이사
전 MBC재단(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전 순천향대학교 초빙교수

<외부 필진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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