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길호 전 (사)기업소비자전문가협회 회장

[뉴스포스트 전문가칼럼=정길호] 한국주식시장은 지난 3월 24일 코스피 지수가 장중 2,182포인트까지 상승, 2015년 1월 이후 최고치를 보였고 IT산업의 대표적 기업인 삼성전자의 주가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대통령 탄핵 인용 및 파면 등의 정치적 격변기에 살림살이의 어려움을 체감하고 있는 서민들의 시각으로는 이해가 안 가는 것도 사실이다.
이를 대변하듯 한국 경제가 실제로 4월이 다가오면서 긴장하고 있다. 일명 4월 위기설이다. 정부와 금융정책 당국은 위기설이 과도하며 위기가 발생해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고 하지만 시장에는 여전히 4월 위기설에 대한 우려가 남아있다.

실제 한국 경제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단계적으로 해소되고 있지만 한반도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 조치, 대우조선 유동성 위기, 미국의 한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 등 불안요인들이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행이 4월 경제전망을 수정하면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조정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국제통화기금은 'G20 감시보고서’를 통해 2017년 한국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했다.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 평가가 지난해 10월 세계경제전망보고서의 3.0%에서 2017년 기준 2.6%로 낮춰졌다.
이는 정부가 예상했던 수치와 같고 한국은행의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인 2.5%보다는 높게 책정된 것이다. 달러화 강세 및 금리 인상 등의 금융여건 악화로 신흥 경제국의 경제성장률이 소폭 하향 조정되었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질 경우 자본유출, 금융경색, 급격한 환율 변동 등에 취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한국 경제의 긍정적인 측면을 살펴보면 4월 위기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인데 수출 호조세가 경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수출은 지난 2월까지 4개월 연속 늘어났다. 이달에도 20일까지 14.8%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미국, 유럽연합, 중국 등 주요국을 중심으로 경기회복세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어 수출 상승세가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정치적 불확실성 중 하나였던 대통령 탄핵이 결정됐고 5월 대통령 선거로 새 정부가 출범하면 리더십 공백 문제도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한국 경제의 호재/악재를 살펴보았으나 서민 경제는 여전히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수출 호조는 대기업 위주의 산업 활동의 결과이고 작년에 저조했던 실적에 기인한 기저효과이며 서민 경제와 별반 상관이 없다.
미 금리 인상으로 한국의 시장금리는 빠르게 인상되고 있으며 대출금리 인상도 예견되어 있다. 지난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4분기 및 연간 가계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39만9천원으로 전년보다 0.6% 늘어나는 데 그쳤다.
물가 상승분을 뺀 실질소득 기준으로 보면 0.4%가 감소했다. 실질소득이 줄어든 것은 2009년(-1.5%) 이후 7년 만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경기회복이 지연되고, 조선업 등의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서 고용 증가세가 둔화했다. 이런 점이 가계소득에서 가장 비중이 큰 근로소득을 악화시켰다”고 말했다.

이러한 경제적 어려움과 정치적 혼란 속에서도 주가 상승의 원인을 분석해보면(단기적인 상황으로) 첫째, 환율이 우호적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FOMC회의에서 2017년도 3차례 인상이 예견되어 있었던 것에 대한 상황의 변동이 없어 불확실성이 해소되었고 4월 미국의 환율 조작국 지정에 대한 논란으로 한국 정부가 환율 정책에 대한 개입을 할 수 없다는 확신을 가진 외국인 자금 유입이 지속되는 것으로 보인다.

둘째, 상장 기업의 펀더멘탈 측면으로 금년도 1,2분기 반도체, 화학, 유통기업 등의 실적개선으로 주가 수익비율인 PER가 10 이하를 유지하며 상대적으로 투자 매력도가 높아진 것이다. 매출 상승률은 그다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이나 비용 지출 감소 등으로 기업의 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으로 한국 정치적 문제의 해결 방향에 대한 신용평가사들의 긍정적인 인식이다. 삼성그룹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다. 촛불 시위와 박근혜 대통령 파면에 대해서는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었으며 민주화의 상징이자 한국 국민들의 높은 정치의식의 수준을 반영한 것으로 본다.

국제 3대 신용평가기관(무디스,S&P,피치사)중 무디스가 박근혜 탄핵 이후 대한민국의 신용등급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망을 했다. ‘박근혜 탄핵은 한국신용등급에 긍정적이고 새로운 대통령으로 하여금 경제의 구조과제와 대내외적 어려움을 대처하는 정책을 구상하는데 주력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정치. 경제. 사회 상황의 바로미터인 주식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한다. 한국 사회가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정치 등 제 분야에서 투명해진다는 신뢰가 확보되었다는 증거일 것이다.

최근 일련의 한국 정치. 경제적 문제가 잘 해결 될 경우, 한국은 다른 경제 개발도상국들과 아시아. 아프리카 등 권위적(독재)정부하의 국민들로부터 부러움을 사고 선진국 문턱으로 진일보 할 것으로 확신하며 이러한 뜻에서 촛불 시위의 정신과 행위 자체를 2018년도 노벨 평화상 수상 후보로 추천했다는 뉴스는 무리가 아닐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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