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캠프 “이재명에게 기회를 줬다”, 안희정 캠프 “인정받았다”
[뉴스포스트=설석용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이 호남권 경선에서 20% 내외의 지지율을 확보한 데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수도권 표심’이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27일 광주광역시 광주여대 유니버시아드체육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19대 대통령 후보자 호남권역 선출대회에서 안 지사는 4만7215표(20.0%)로 2위를, 이 성남시장은 4만5846표(19.4%)를 얻어 근소한 차이로 3위에 자리했다.
완전국민경선제로 치러지는 민주당 대선 경선이 사실상 대선 전초전이라는 대세론에 따라 이들의 경합 과정은 연일 관심대상이다. 특히, 여전히 독주 중인 문재인 전 대표를 역전할 수 있는 기회는 민주당 경선 2위 카드가 가장 유려하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이들의 경선 과정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 “선거는 끝나지 않았다, 9회말 2아웃까지 가봐야 안다”
이 성남시장의 대선캠프인 국민서비스센터 이규의 대변인은 이 시장의 호남 경선 결과에 대해 “사실상의 2등자리를 만들어준 건 새로운 기회, 이변을 일으킬 수 있는 돌파구의 가능성이다”라고 평가했다.
이 대변인은 28일 뉴스포스트와의 대화에서 “호남에서 ‘한번 뛰어봐라’, 이재명한테 기회를 줬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개혁을 원한다는 촛불과 야권의 민심이 반영된 결과”라면서 “그동안 문안국면으로 만들어졌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호남권을 비롯한 민주당 지지층이 실제 경선 선거인단으로 좁혀질수록 응집력이 강하고 이변적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기존 여론조사내용이 신빙성이 있게 다뤄지지 않았다”면서 “그동안 10%내외로 나오던 여론조사로 비춰봤을 때 거의 2배로 나온 셈”이라고 설명했다.
또 2위를 한 안 지사에 대해서는 “충분한 시간과 지원, 적절한 방어 체계가 조성됐음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2등에 이재명 후보와 동일선상에 섰다는 건 7%~10% 내리막길이다”라며 “문안구도가 성립되지 않은 근본적인 이유는 이 시대가 바라는 걸 대변하지 못한 결과이고, 문과의 경쟁력을 뛰어넘기에는 한계가 노출된 게 아닌가 싶다”고 평가했다.
‘문재인 대세론’이 입증됐다는 분석에 대해서는 “그동안 독주 체제가 흘러나온 여러 상황에 따라 70%이상을 내다봤다”면서 권리당원과 대의원 등 사실 90%를 점유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60%를 점유했다는 건 사실상 지난 며칠 3~4일 사이에 급격히 하락세가 이뤄지고 있다고 하는 게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캠프에서 충청도를 넘어서서 영남권에서 2위로 올라서게 된다면 140만 명에 달하는 수도권표가 절대성을 좌우한다고 본다”며 “수도권에서 뒤집어질 가능성 역시 상존한다. 문재인 대세론이 수도권까지 가서 이어져서 반드시 승리한다는 판단은 섣부르다. 선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9회말 2아웃까지 가봐야 안다”고 덧붙였다.
◆ “불모지에서 20%, 호남에서 인정받은 것이다”
최근 ‘선의 발언’ 이후에 지지율 하락세를 보였던 안 지사는 호남 경선에서 20%를 득표해 2위에 올랐지만 이 성남시장이 턱밑까지 추격해 2위 쟁탈전이 더 긴박해진 상황이다.
안희정 대선캠프의 김진욱 공보특보는 문 전 대표와 격차 줄이기에 실패했다는 분석에 대해서 “실패가 아니라 오히려 호남은 조직도 없고 불모지 같은 곳이었는데 20%라는 성적을 받은 게 저희 입장에서는 순탄한 첫 발을 내딛은 셈”이라고 평가했다.
김 공보특보는 “‘선의 발언’ 이후에 호남 지지율이 7%까지 떨어졌는데 20%를 받았다는 건 어느 정도 그 부분에 대해서 호남권에 계신 유권자들에게 인정을 받은 것이라고 본다”며 이같이 전했다.
그는 이 성남시장의 선전이 두드러졌다는 분석에 대해서는 “전체 지지율을 놓고 봤을 때 그런 거다. 호남에서는 원래 이 시장님 지지율이 높았다”며 “안희정 후보는 약 13% 지지율이 높게 나타난 것으로서 오히려 안 후보가 선전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남은 충청, 영남, 수도권역에 대해서는 “충청권은 7년 동안 도정을 책임지고 있었기 때문에 일방적인 승리는 할 수는 없겠지만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부분이 있고, 영남권과 수도권까지 올라가는 데에는 전체 표심에 13~14%밖에 개표가 되지 않은 상황이라 시간이 충분하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그는 “60% 가까이 되는 표가 수도권이 몰려있기 때문에 전체 판세를 좌우할 수 있는 수도권까지 어떤 기조를 가지고 바람을 만들어가느냐가 중요하다”며 “일희일비하는 상황은 생각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민주당 대선 경선의 첫 신호탄을 쏘아 올린 호남권 경선 결과는 문 전 대표가 23만6358표 중 14만2343표(60.2%)의 압도적인 지지표를 획득하며 ‘대세론’을 입증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으로 나오고 있다.
민주당 경선은 오는 29일 충청권 순회투표, 31일 영남권 순회투표, 4월 3일 수도권-강원 순회투표를 끝으로 1차 경선을 마친다. 1위 주자가 과반 득표율을 못 넘길 경우 다음 달 4일부터 결선투표를 실시해 8일에 대선 후보를 선출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