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주도권 둘러싼 보수 적자 조기 경쟁 발발
[뉴스포스트=최병춘 기자] 막판 대선후보 경선을 펼치고 있는 자유한국당의 홍준표 경남도지사와 바른정당 대선후보 유승민 의원이 날선 공방전이 이어지고 있다. 유 후보와 재판 중인 홍 지사의 자격을 문제삼자 홍 지사가 이른바 ‘배신자’론을 다시 받아치고, 급기야는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표’를 빗댄 공방전으로 확전됐다.
대선을 앞두고 이른바 ‘대표 보수후보’ 경쟁이 조기에 가동된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이처럼 날선 공방전이 오고가는 데에는 지금까지 유효하게 논의되고 있는 보수진영 후보 단일화를 앞둔 주도권 싸움이라는 해석도 낳고 있다.
단일화 한발 물러선 유승민, "재판 중...자격없다" 선공
유 의원은 대선 후보로 결정된 지난 28일 정견발표에서 “(자유한국당 경선) 1등 후보는 성완종 뇌물로 재판을 받아야하고 2등하는 분도 선거법 위반으로 법원에 재판받으로 가야하는 상황”이라며 “이런분들이 보수를 대표할 수 있나”라고 비판했다. ‘1등 후보’는 홍 지사를 지칭하는 것으로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유 의원은 대선 후보 결정 직후 단일화에 대해서도 “원점에서 재검토 하겠다”며 자강론에 힘을 실었다.
홍 지사도 바로 반격했다. 홍 지사는 지난 29일 유 후보를 겨냥해 “TK(대구·경북) 정서는 살인범도 용서를 하지만 배신자는 용서하지 않는다. 그래서 유 후보가 안 뜨는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홍 지사는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정책 발표회에서 유 후보의 ‘홍 지사는 재판 중이라 대선에 나올 자격이 없다’ 발언 관련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이어 홍 지사는 “나에게 시비 걸지 말고 우선 자기 지역에 가서 신뢰 회복을 먼저 하라”며 “내가 이 소리는 안 하려고 했는데 대구 서문시장을 가니 상인마다 그 소리를 한다. 내가 그래서 대신 전달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나를 걸고 넘어져본들 자기가 뜨질 않는다”며 “TK는 내가 적자”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유 후보 캠프 대변인인 지상욱 의원은 30일 논평을 통해 “과연 위법 행위로 재판중에 있는 막말후보다운 발언”이라고 바로 맞받아쳤다.
지 의원은 “유승민 후보는 헌법과 국민을 배신한 적이 없다는 것을 알기 바란다”면서 홍 지사에 대해서는 “재판 중에 나오신 그 의지는 인정하지만 왜 출마했는지가 안보인다. 막말아닌 품격있는 언어로 이것부터 먼저 설명해 주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홍준표, '배신자' 이어 '이정희'...거듭되는 핑퐁 공방전
지 의원의 논평에 홍 지사는 유 후보를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표에 빗대어 반격했다. 이 전 대표는 2012년 당시 대선 TV토론회에서 “박근혜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출마했다”고 말해 보수층을 집결시켜 오히려 박 후보를 당선시키는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홍 지사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식수정책 발표직후 “소위 싸울 상대는 내가 아니고 문재인 후보인데 왜 나에게 자꾸 시비를 거냐”며 “유 후보가 자꾸 (시비를) 걸면 지난 대선 때 이정희 의원 역할 밖에 안된다”고 반격했다.
반격하는 가운데에서도 연대 주장을 이어갔다. 다만 바른정당을 ‘작은집’이라고 표현하며 주도권 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홍 지사는 “연대는 해야한다”며 “그래도 우리가 큰집인데 큰집에서 작은집(바른정당) 상대로 싸우는 모습은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주력대상은 문 후보인데 왜 자꾸 나를 상대로 긁어대냐. 그러지 말라는 거다. 어차피 한집이 될 건데 뭐하려고 그러냐는 그 뜻”이라고 덧붙였다.
홍 지사의 ‘이정희 역할론’에 유 후보가 다시 반격하면서 공방전을 계속됐다. 유 후보는 이날 경기도 포천시장 유세 후 기자들과 만나 홍 지사 발언에 대해 “이 후보는 (지난 대선에서) 제일 극좌에서 나와서 선거를 혼탁하게 만든 사람 아닌가”며 “이 후보는 오히려 홍 지사에 가깝다”며 되받아쳤다. 유 후보는 이어 “홍 지사는 대통령이 되더라도 법원에 재판을 받으러 가야하는 무자격자”라고 다시 공세를 폈다.
이어 홍 지사와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진박(眞朴) 등에 업혀 한국당 후보가 되고 대선에 출마한다는 것이기에 그런 당 후보와의 단일화니 뭐니 하는 건 갈수록 가능성이 멀어지는 것”이라며 회의적인 입장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