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이젤 앞에서, 시인 이상)

[뉴스포스트=신현지 기자] 수학과 건축학에 능통했으며 오감도와 같은 난해시인으로 알려진 시인 이상(1910~1937·김혜경)의 서거 80주기(4월17일)를 앞두고 그의 고교 시절 모습이 담긴 사진이 공개됐다.

문학사상 편집부는 이상 서거 80주기를 기념해 월간 '문학사상' 4월호에 자사가 발굴해 소장 중인 '이상의 경성고공 졸업기념 사진첩'을 원색 그대로 본지에 실었다.

글쓰기, 건축, 미술 등 이상의 천재성을 확인할 수 있는 사진들이다. 즉, 미술반 습작실에서 이젤 앞에 선 모습, 경성고공 졸업전시회장에서의 모습들이다. 이상은 시인이기 전에 1931년에 자화상을 그렸고, 이를 조선미술전람회에 출품해 입선하기도 했다. 또 조선총독부 건축기사로 근무하기도 했다.

따라서 문학사상 4월호에서는 이상의 존재감을 다시 한 번 느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이리하여 나의 종생(終生)은 끝났으되 나의 종생어(終生語)는 끝나지 않았다"고 소설 '종생기'에 쓴 문장처럼 언어가 특히 살아 숨 쉬고 있다.

그의 문우였던 박태원과 김기림 등은 이상의 죽음을 애도하며 그의 영전에 각자 '이상 애사(哀詞)|이상의 편모(片貌)와 '쥬피타 추방-이상의 영전에 바침'을 바쳤다. 또 이상의 여동생 김옥희는 불행한 오빠의 생애를 돌아보는 슬픈 회고록 '오빠 이상'을 남겼다.

문학사상은 이번 호에 박태원, 김기림, 김옥희의 글도 실었다. 이상이 최후를 맞은 일본의 도쿄를 찾아갔다. 버클리대 겸임교수로 재직 중인 권영민 본지 주간이 그가 참담한 파국에 이르는 과정을 새로운 시각으로 추적했다. 권 교수는 "세기(世紀)의 아픈 상처'가 된 추방당한 한 천재 예술가의 내면과 고뇌를 엿보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상의 80주기를 맞아 문화계 전반에서도 이상은 재조명되고 있다. 그의 시 '오감도(烏瞰圖) 제15호'에서 모티브를 얻은 뮤지컬 '스모크'가 대학로에서 공연 중이며 서울예술단도 이상을 소재로 한 작품을 준비 중이다. 작가 김연수의 동명 소설이 바탕이 '꾿빠이 이상'(9월 예정)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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