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설화수 매장 모습. (사진=뉴스포스트 DB)

[뉴스포스트=선초롱 기자] 아모레퍼시픽이 지역 중소 면세점 3곳과의 납품 계약을 중단했다. 수익성 하락에 따른 조치다. 해당 업체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의 이 같은 조치에 즉각 반발했다. 일부 해외 명품 브랜드들의 일방적인 ‘갑질’ 영업행태를 아모레퍼시픽이 따라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화장품 업계 1위 사업자인 K-뷰티의 상징적 업체로 성장한 아모레퍼시픽이 지난해 말부터 지방 중소 면세점 3곳과의 납품 계약 중단을 잇따라 결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아모레로부터 계약 중단을 통보받은 수원 앙코르면세점, 청주 중원면세점, 창원 대동면세점 등 지방 면세점 3곳은 연장 계약 중단 결정에 대해 “전형적인 대기업 갑질”이라 반발 중이다.

외국인들이 즐겨 찾는 서울과 제주지역 외 시내 면세점이 들어선 곳은 국내 7곳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인천 엔스타면세점을 제외한 6곳에서 매장을 운영해 왔으며, 이 중 5곳에서 철수를 검토했다. 이미 철수키로 한 수원과 청주 그리고 창원 외에도 울산 진산면세점과 대전 신우면세점에 대해서도 퇴점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현재는 이들 두 면세점에 대해선 철수 계획을 철회한 상태다. 면세점 철수설이 전혀 나오지 않은 지방 면세점은 이들 중 매출 규모가 가장 큰 대구 그랜드면세점 뿐이었다.

아모레퍼시픽이 지방 면세점 철수를 검토하고 결정한 기준은 매출 규모가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지난해 지방 면세점 중 손익분기점을 넘긴 곳은 그랜드면세점, 진산면세점, 신우면세점 등 3곳뿐이었다. 반면 아모레가 철수키로 한 대동면세점(8억원), 중원면세점(6억원), 앙코르면세점(4억원)은 연 매출규모가 10억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와 관련 업체 측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이 단순 수익성만을 이유로 사업 철수를 선택한 것은 옳지 못하다”는 입장이다.

일단 이들 업체에서는 사드 후폭풍 속 중국인 관광객의 급감으로 면세업계가 전반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상황에서, 면세점 매출의 절발 가량을 차지하는 화장품 브랜드 중에서도 인기가 높은 아모레가 철수하는 건 너무한 조치라며 반발 중이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조치가 사실상의 면세점 폐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국내를 대표하는 화장품업체 아모레가 현재 위치까지 성장하는데 있어 여러 판매조직의 노력이 있었고, 특히 K-뷰티가 확산되는데 면세점들의 공로도 컸음에도 이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적지 않다.

아모레 관계자는 <뉴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지방 면세점 철수 결정은 브랜드 이미지 하락이나 수익성 악화 때문만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수익성이 주요 판단 기준이기는 했으나, 계약연장이 되지 않은 3곳의 경우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다”며 “이 중 1곳은 외국인 점원을 통해 면세물품을 매입하는 불법적 행태가 적발됐으며, 나머지 두 곳은 연간 발주 건수가 1회에 그칠 정도로 사업 영위의 의지 자체가 미약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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