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호씨 지분 51% 씨앤아이레저산업 자회사로 일감 쏠려

오너일가 직접 보유한 지분 아닌 탓에 법적으로 문제없어

(사진=뉴스포스트 DB)

[뉴스포스트=선초롱 기자] CJ그룹이 오너일가 소유회사의 자회사로 일감을 몰아준 것 관련 “공정거래법 위반 회피용 꼼수가 아니었냐”는 논란에 휩싸였다. 의혹 제기 후 CJ 측은 공식적인 답변을 전혀 내놓지 않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서도 아쉽다는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 대·중·소 상생을 위해 만들어진 공정거래법을 교묘히 위반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도 불구 ‘법적으로는 문제없다’는 입장 속에 소극적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는 탓이다.

CJ그룹의 일감몰아주기 꼼수 의혹이 제기된 업체는 보안·방범서비스 제공업체인 SG생활안전이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G생활안전은 지난해부터 CJ그룹 및 그 계열사와 거래가 늘며 매출 등이 크게 증가했다.

2015년 434억9325만원이었던 이 회사 매출은 2016년 576억837만원으로 142억원 가량 증가했다. 그리고 이 중 CJ그룹과 그 계열사와 거래를 통해 올린 매출만 117억6579억원에 달했다. 전체 매출 중 20.42%를 CJ그룹이 차지한 것이다.

같은 기간 이 회사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또한 큰 폭으로 상승했다. 2015년 각 12억8032만원과 6억1645만원이었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말 기준 24억6439만원과 11억3840만원으로 두 배 가량 껑충 뛰었다.

SG생활안전의 CJ그룹 및 그 계열사 상대 매출 증가 원인은 2015년 12월 31일 이 회사가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씨가 과점 주주인 씨앤아이레저산업에 인수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씨앤아이레저산업은 SG생활안전의 지분 100%를 보유 중이다.

그리고 현재 SG생활안전의 특수관계자 거래 명단에는 CJ, CJ제일제당, CJ대한통운, CJ올리브네트웍스, CJ건설, CJ오쇼핑, CJ푸드빌, CJ프레시웨이, CJ헬스케어, CJ텔레닉스, CJ E&M, CJ헬로비전 등 CJ그룹 전 계열사는 물론 씨앤아이레저산업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논란이 제기된 부분은 SG생활안전이 사실상의 내부거래를 통해 막대한 이익을 올리고 있으나 아무런 법적 제재를 받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 이선호씨

씨앤아이레저산업의 최대주주는 선호씨로 지분 51%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지분 역시 이재현 회장의 장녀 경후씨 24%, 경후씨 남편인 정종환씨 15%, 이 회장의 조카 이소혜·이호준씨 각각 5% 등 오너 일가가 100%를 보유하고 있다.

현행 공정거래법에서는 자산총액 5조원 이상 대기업집단에 속한 회사의 경우 오너일가의 지분이 일정비율(상장사 30%, 비상장사 20%)을 넘는 계열사와 거래하면 이를 일감 몰아주기로 규제하고 있다.

씨앤아이레저산업 역시 당연히 규제대상에 포함된다. 이에 지난 2015년 말 이 회사는 계열사 내부거래율이 90%에 이르던 건설 사업을 CJ건설에 양도한 바 있기도 하다.

반면 씨앤아이레산업의 완전 자회사인 SG생활안전은 규제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선호씨 포함 CJ그룹 오너일가가 SG생활안전 지분을 직접 가지고 있진 않은 탓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CJ그룹 오너일가가 SG생활안전을 통한 내부거래로 막대한 부를 올리고 있으면서도 사실의 규제는 받지 않는 게 현행 법규의 허점을 파고든 꼼수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논란 제기 후 C그룹의 대응 역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오너 일가 편법 내부거래 의혹에 대해 CJ그룹 관계자는 <뉴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공식적인 답변을 하기가 어렵다”며 즉답을 피했다. 향후 공식적인 답변 계획이나 내부거래 축소 방침에 대해서도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회사 내부적으로는 이번 사안과 관련 “법적으로는 문제될 게 없다”는 의견이 상당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오너일가가 실질 지분을 보유한 회사가 아니기에 내부거래 규제대상에도 포함되지 않기에 이를 굳이 축소할 계획도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27일 대기업집단 계열사 중 오너일가 지분이 많은 기업을 상대로 내부거래실태 점검에 나섰다. 점검대상은 자산 5조 이상으로 오너가 있는 45개 기업집단에 소속된 계열사 중 오너일가 지분이 30% 이상인 계열사 225개사다. 이번 점검 대상에는 2014년 2월 이후 한 번이라도 규제 대상 명산에 이름을 올렸던 기업들도 모두 포함된다.

CJ그룹에서는 멀티플렉스 사업자인 CJ CGV가 오너일가 회사인 재산커뮤니케이션즈에 일감을 몰아줬다가 적발돼, 조사대상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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