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보급 활성화가 불러온 카메라 시장 침체기

카메라는 매니아층만 공략, 사업 다각화에 눈 돌려야

(사진=뉴스포스트 DB)

[뉴스포스트=선초롱 기자] 니콘이미징코리아의 한국 시장 철수설이 제기됐다. 카메라 성능이 뛰어난 프리미엄 스마트폰 보급이 일반화되며 기존 카메라 시장이 정체를 넘어 사양 산업화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한때 매출 2000억원을 기록했던 니콘의 한국법인 매출 또한 반토막 난 상태다. 다만 니콘측은 아직까지 철수설에 대해 강하게 부인중이다.

최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니콘의 2015년(2015년 4월1일~2016년 4월1일) 매출은 671억원에 불과했고, 순손실은 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1년 대비 64%나 급감한 것으로, 2013년에는 적자전환 했다. 니콘의 매출은 2011년 1637억원에서 2012년 1975억원으로 오르는 듯 했으나 이듬해인 2013년부터 매년 매출이 곤두박질하고 있는 중이다.

일본 니콘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일본 니콘의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은 90억엔(941억원) 적자가 예상되고, 구조조정 비용도 530억엔(약 5542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니콘은 지난 2월 고급 콤팩트 디지털카메라 3종의 생산 중지를 결정하는 등 카메라 사업 구조도 개편하고 있는 중이다. 앞서 지난해에는 반도체 장비사업과 카메라 사업 등 1000명의 인원을 감축한 바 있다.

이같은 니콘의 위기는 스마트폰 보급으로 인한 카메라 사업 부진으로 분석된다. 니콘 매출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는 카메라 사업은 스마트폰 카메라가 등장하면서 점점 쇠락의 길을 걸었다. 여기에 주력상품의 매출부진을 만회할만한 성장동력이 없어 주력상품 매출감소가 실적타격으로 이어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문제는 스마트폰이 기존 카메라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제품조차 없어 돌파구 마련이 쉽지 않아 보인다는 점이다. 니콘은 이에 따라 과거 뒤쳐졌던 영상사업 부문에서 신성장동력 찾기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이마저도 상황은 녹록치 않아 보인다.

 

한국법인 철수설

실적이 곤두박질치면서 벼랑 끝에 내몰린 니콘은 한국법인 철수설에 휩싸이기도 했다. 본사까지 나서 한국법인 철수설에 대해 부인했지만, 사실상 국내 시장 회복은 어려워 보인다는 분석이 팽배하다.

니콘의 한국 철수설은 지난 3년 전부터 흘러나왔다. 당시 니콘은 카메라시장의 지위 약화와 신제품 출시가 철회되는 등 시장 영향력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철수설에 더욱 무게가 실리는 모양새였다. 업계에서는 니콘의 실적 악화가 철수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니콘은 국내 카메라 수요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미러리스 제품군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러리스 시장에서 경쟁사 소니와 양분하는 구도를 보이고는 있지만, 니콘의 실제 시장점유율은 10% 수준이다.

이런 이유로 니콘은 지난 14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법인 철수설에 대해 직접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니콘 그룹 영상사업부문 총괄인 고큐 노부요시는 이날 “고정비,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지난 3월 일본 본사 직원 1000여명을 대상으로 조기퇴직 신청을 받았지만 한국법인 축소나 구조조정 계획은 없다”며 “정밀기기 사업과 영상 사업의 매출이 예전만하지 못하다는 점 등으로 차후 2년간 구조개혁을 진행할 것”이라고 철수설을 부인했다.

이어 “영상 사업에서는 고부가가치 사업에 집중해 이익을 얻겠다”며 “인건비를 줄이고 고정비 줄여나갈 생각이며, 대신 고부가가치 제품에 더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카메라 기업들은 이제 카메라 사업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는 수준”이라며 “카메라의 경우 매니아층을 공략하는 한편, 기타 기기 사업들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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