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박은미 기자)

[뉴스포스트=박은미 기자] 재선임에 성공한 이갑수 이마트 사장의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국내 유통업체 중 가장 먼저 중국에 진출한 이마트가 적자로 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이마트 중국 1호점인 취양점이 문을 닫으면서 '중국 사업 전면 철수설'이 수면위로 떠올랐다. 급기야 25일 이마트가 중국 사업을 접는 것이 기정사실화 되면서 이 사장의 경력에 큰 오점으로 남게 될 전망이다. 2012년 이마트 이사로 승진한 이후, 2014년 부사장, 지난해 사장으로 승진하며 승승장구 하던 그에게 사실상 중국 진출 실패라는 꼬리표가 붙게 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철수' 밖에 방법이 없다

이갑수 사장이 ‘중국사업 철수’라는 대대적 구조조정 단행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계속되는 적자에 최근 사드 문제로 중국 내 반한 감정까지 커지고 있어 더 이상 사업을 끌고 가는 게 무리라는 판단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뉴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중국 철수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 중인 단계"라고 설명했다. 아직 내부적으로 이마트 중국 사업을 매각한다, 철수한다 등 확정된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마트가 20년 만에 중국 사업을 완전히 접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최근 이갑수 사장이 체질개선을 통한 내실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어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중국 사업 철수' 쪽에 더욱 힘이 실린다.

이마트는 이미 지난 2011년부터 매출부진에 따른 중국 사업 구조조정에 돌입해 현재 불과 7개 매장만 운영 중에 있다.

이달 말 임대 계약이 끝나는 상하이 라오시먼점 계약을 연장하지 않았다. 남아 있는 루이홍점, 무단장점, 난차오점, 창장점, 시산점, 화차오점 등 6개 점포도 장기 계약에 따른 임대료 정산 문제, 고용 문제 등의 협의가 끝나는 대로 연내 폐점할 방침이다.

이마트는 지난 1997년 '1000호점 오픈'을 목표로 상하이에 1호점을 열어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한때 중국 내 매장을 27개까지 늘리며 사업을 확장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의 까다로운 규제와 배타적 문화에 따른 현지화 실패, 높은 점포 임차료 부담, 입지 선정 실패, 중국 경기 둔화 등 시장에 대한 준비 부족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무엇보다 이마트의 경우 '현지화 실패'가 가장 큰 실패 요인이었다. 중국은 민족주의 성향과 배타주의가 강하지만 이마트는 한국 점포와 비슷한 형태와 판매 시스템으로 고집했기 때문에 중국인으로부터 외면을 받았다.

중국 매장 1개를 폐점하는 데는 100억원 가량이 들 전망이다. 상하이 라오시먼점처럼 임대 계약 종료와 맞물린 경우 상대적으로 폐점 비용이 저렴하지만, 다른 매장들의 경우 남은 임대 기간에 따라 지불해야 할 보상금액이 각기 달라지게 된다.

 

이갑수, 경영능력 오점

이 사장의 입장에서도 중국 사업의 부진이 가장 뼈아프다. 이마트 국내사업을 흑자전환 한 공로를 인정받아 재선임에 성공했지만 깊어지는 중국 사업의 하락세에 '전면 철수'라는 불명예스러운 꼬리표를 달 처지에 놓여기 때문이다.

지난 11월 김해성 이마트 부회장이 물러나면서 이 사장이 단독으로 이마트를 이끌게 됐다. 이 사장은 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트레이더스와 자체브랜드 등 이마트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성공적으로 안착, 매출신장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신세계 그룹의 정기인사에서 사장 승진자는 이 대표가 유일했다.

그러나 이마트 올 연말까지 중국에서 철수 할 것으로 알려지며 이 사장 또한 책임의 범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이마트의 중국 사업이 수익성 악화로 인해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는 점에서 이 사장의 경영 능력에 오점을 남긴 셈이다.

이마트가 중국 사업을 철수를 고려하는 가장 큰 이유는 수익성 악화다. 지난 2011년 중국 이마트는 한 해에만 1000억원이 넘는 손실을 기록했다. 최근 4년 간 누적 적자액만 1500억원에 달한다.

이마트는 매년 매장수를 줄여 영업 적자 폭을 줄여왔다. 이마트 중국 사업의 적자폭은 지난 2014년 440억원, 2015년 351억원, 2016년 216억원으로 감소하긴 했다.

그러나 최근 사드 문제로 인해 높아진 중국 내 반한 감정으로 인한 추가적인 악재도 겹쳤다. 결국 이마트는 대내외적인 사업 불안 요인로 인해 '사업 전면 철수' 결정을 검토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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