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낙원동에 위치한 실버영화관(사진=신현지 기자)

 

[뉴스포스트= 신현지 기자] 우리 사회가 급속하게 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UN은 총인구 중에 65세 이상 인구가 총인구를 차지하는 비율이 7% 이상인 사회를 고령화 사회(Aging Society)라 규정하고 있다.

또 65세 이상 인구가 총인구를 차지하는 비율이 14% 이상일 땐 고령사회(Aged Society)라 정의하고 있으며 65세 이상 인구가 총인구를 차지하는 비율이 21% 이상이면 후기고령사회(post-aged society) 혹은 초고령사회라 하고 있다.

 

실버영화관에서 담소를 나누는 젊은 노인들(사진=신현지 기자)

 실버영화관의 젊은 노인들

서울의 낙원상가 4층에 실버영화관이 있다. 옛 흘러간 영화만을 상영하는 이곳 영화관은 휴관 없이 1년 365일 호황을 누린다. 55세 이상이면 누구나 2000원에 영화를 볼 수 있는 조건과 또 추억을 되새길 수 있다는 것에 1일 800명에서 1000명의 노인이 다녀간다.

<뉴스포스트>가 영화관을 찾은 날에도 많은 노인들이 영화관을 채우고 있었다. 이날의 영화는 레슬리카론과 모리스슈발리에 주연인 ‘지지’였다. 말괄량이 어린숙녀 지지와 세계적인 갑부 가스통의 로맨스에 노인들 표정이 세월을 거슬러 오른 듯 흐뭇했다.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을씨년스러운 건 숨기지 못했다. 그들 노인들 중에는 중년층으로 보이는 젊은 노인들도 상당했다. 60을 훌쩍 넘어 70이 가까운 나이라는데 믿기지 않는 모습이기도 했다.

그들은 하나같이 무슨 일이든 일자리가 있으면 좋겠다는 말이었다. 상도동에서 매일 출퇴근하듯 영화관에 나온다는 송 모 노인은 작은 소일거리라도 주어진다면 원이 없겠다는 말이었다. 아이들에게 용돈 타 쓰는 것도 눈치가 보인다며. 신길동에서 왔다는 최 모 노인 역시 혼자 사는데 약값이라도 벌 수 있는 시간제 일자리라도 있으면 좋겠다는 말이었다.

구청에서 나온 일자리는 찾는 사람이 너무 많아 하늘의 별이라면서. 또 노인 중에는 특별히 갈 자리가 없어 매일 영화관을 찾는다는 노인도 있었다. “자식들도 다 나가 살고 큰 집에 덜렁하니 혼자 앉아 있으려니…” 흔히 말하는 100세 시대에 젊은 노인인 이들에게는 풀지 못하는 性도 문제였다.

집이 낙원동이라는 한 할머니는 혼자 있는 게 적적해 매일 영화관에 나오는데 추근거리는 노인들이 한둘이 아니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노골적으로 2차를 가자는 노인도 있었다고 했다.

 

통계청 노인 일자리 조사(사진= 통계청 제공)

 65세 이상의 인구, ‘17년 13.8%, ‘18년 14.3%

고령이란 용어에 대한 정의는 보편적으로 일정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이 고령사회로 접어들고 있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지난 2월 통계청에 의하면 우리나라 65세 이상의 인구수가 ‘17년 13.8%, ‘18년 14.3%로 집계되었다는 발표가 있었다.

노인인구가 평균수명이 긴 나라가 선진국이고 평화롭고 안정된 사회를 상징하는 의미에서 장수(長壽)는 인간의 소망이다. 하지만, 고령에 따르는 질병, 빈곤, 고독, 직업 등에 대응하는 노인문제의 대책이 따라주어야만 장수는 축복이다. 즉, 노인인구의 증가와 평균수명의 증가에 의한 노인 일자리 확보와 취미, 여가 활동 등 다양한 노인복지의 인프라 수준을 높여야 고령사회에 직면한 우리 사회가 안정된다는 사실이다.

 

실버영화관에서 영화 관람을 기다리는 노인들=(사진=신현지 기자)

1차적 생존욕구, 노인 일자리 문제

그런데 우리나라는 늘어나는 노인 인구의 비해 노인복지 수준은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다. 특히 노인 일자리 문제는 노인의 삶의 질과 직결이라 사회의 당면과제로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이 자리에서는 노인 일자리 문제를 먼저 중심으로 생각해보기로 했다.

3년 주기로 분석한 통계청의 자료에 의하면 '14년 노인취업률 분석에 노인의 취업비율이 28.9%로 2011년 대비 5.1%p 감소했다는 발표였다.

이와 관련 취업노인 종사직종은 단순노무 종사자(36.6%), 농림어업숙련 종사자(36.4%), 판매종사자(11.8%) 순으로 나타났고. 여기에 노인 취업희망자의 희망 근로시간은 주중 20~30시간 미만 근무(27.3%), 40시간 이상(27.1%), 10시간 미만(17.2%), 30~40시간 미만(10.3%) 순으로 높았으며,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40시간 이상 장시간 근로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편으로 보고되었다.

이렇듯 고령사회 진입으로 노인의 인구가 늘면서, 또 100세 시대 도래로 젊은 노인들이 늘어나는 현실에서 가장 시급한 것은 노인의 일자리 문제다. 노후생활의 믿을 수 있는 보장체계의 구축과 아울러 노인 일자리의 창출. 이 문제가 해결되었을 때야 長壽는 축복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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