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유승민표 정책 철학은 '균등한 기회, 실패 뒷바침할 정부'

[뉴스포스트/대선특별취재팀=최병춘 기자] 유승민 바른정당 대통령 후보의 캐치프레이즈는 ‘깨끗한 보수. 따뜻한 보수’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이끌며 탄생한 바른정당이 내세운 ‘보수개혁’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선명하게 드러낸 말이다. 하지만 개혁의 첫 발은 쉽지 않게 전개되고 있다. 새 길을 개척해 나가야 하는 입장에서 든든한 지지층도 재정적 지원도 마땅치 않은 형편이다. 최근에는 단일화 이슈로 당내 분위기도 어수선하다. 이 같은 위기에서 유 후보는 ‘원칙’을 강조하며 역전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쉽지않은 대권 길목에서 <뉴스포스트>가 유 후보의 생각을 들어보았다.<편집자 주>

 

-전통적 보수 지지층으로부터 지지가 이어지지 않아 대선구도에서 열세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지지율 열세에 대한 진단과 이를 돌파할 해법은 무엇인가.

 

“배신자 프레임과 사표 방지 심리가 동시에 겹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다른 당과 달리 재정적 어려움 있어 대중매체 광고는 사실상 포기한 상태다. 대신 일일이 발로 뛰는 직접 유세와 SNS로 유권자 마음 사로잡을 생각이다. 많든 적든 결국 대통령 선거 유세는 소중한 국민혈세로 치러지는 것이다. 이참에 세금낭비 하지 않는 선거운동 혁명 이뤄낼 생각이다.

특히 TV 토론회로 확실한 우위를 점해 ‘유풍(劉風)’을 만들어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어낼 각오다. 앞으로 남은 TV 토론회에서 국민들께서 유능한 후보, 깨끗한 후보에게 마음을 돌리실 거라 믿는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10명 중 3명이 토론을 보고 지지후보를 바꾸겠다고 하는 여론조사도 있었다”

 

-유세 초기 이른바 ‘배신자’ 프레임을 깨는 것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보수의 심장이라는 TK의 마음을 돌리기 위한 행보도 눈길을 끌었다.

 

“저는 여론조사를 맹신하지 않는다. 실제 TK 지역에 가서 실감한 민심의 향방은 여론조사와 크게 달랐다. 결국 TK에서 누구를 보수 대표로 생각하느냐 선택할 것이고, 결국 진정한 보수 후보는 유승민 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를 것이고 현명한 선택을 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짧은 선거 준비기간에 부실 선거 우려도 적지 않다. 현재 대선 구도에 대한 평가와 바람직한 대선을 위해 개선돼야 할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이번 대선은 대통령이 파면된 상태에서 치러지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짧은 기간 안에 검증을 해야한다. 이번에 처음으로 대본 없는 스탠딩 TV 토론회가 도입돼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TV 토론회가 너무 한쪽으로 질문이 쏠려 진행되다 보니 나머지 후보가 자신의 정책과 포부를 밝힐 시간이 다소 부족한 게 사실이다. 이번 기회를 통해 후보 검증 시스템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사진=바른정당 제공

-완주 의사를 밝혔지만 단일화 문제로 뜨겁다. 지금 단일화 또는 연대에 대한 입장은?

 

“둘 다 어렵다. 홍준표 후보는 ‘도지사 꼼수 사퇴’로 이미 법조인 출신의 체면을 구기고 대한민국의 법치주의를 실추시킨 장본인이다. 경상남도 도정공백을 초래하고 도민의 보궐선거를 통한 참정권을 마음대로 박탈했다. 반 민주주의, 독재 세력과 다름없다. 특히 법원의 심판을 받고 있는 인사가 대통령이 되겠다는 것은 비자 심사 기간에 타국을 방문하겠다는 어처구니없는 발상과 같은 맥락이다. 이런 후보는 그야말로 ‘무자격자’이고 단일화 대상으로 생각할 수 없다.

안철수 후보 안보관은 상당히 위험하다. 보수표 얻으려 ‘보수 코스프레’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상왕’으로 불리는 박지원 대표가 과거 대북송금사건 주범으로 감옥까지 갔다 왔다. 그때 북한에 퍼준 돈이 핵미사일이 되어서 우리 국민의 생명을 노리고 있다. 사드문제와 한미동맹, 한중 관계에 있어서 안 후보, 박 대표, 국민의당 호남지역 의원들과 우리의 안보관이 매우 다르다. 이런 이유만으로도 연대는 없다”

 

-유 후보에 대해 안보는 보수, 경제는 진보라고 표현한다. 어떤면에서는 안보는 자유한국당, 경제는 더불어민주당이나 국민의당, 나아가 정의당과 같은 방향으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유 후보만의 정책 강점 또는 차별화 요인은?

 

“안보는 죽고 사는 문제다. 안보만큼은 여야가 따로 없어야 한다. 하지만 경제 분야는 다르다. 우리는 근본적인 경제 개혁을 해야 다가올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제가 대통령이 되면 규제를 없애는 부분을 청와대에 가져와 직접 해결하겠다. 저는 기본적으로 혁신만이 살 길이라고 생각하는 정치인으로 가급적 많은 분들이 창업 혁신에 도전해 실패해도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국민이 균등한 기회를 가지고 사다리를 탈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갈 것이다. 그리고 올라가다 쓰러지면 그때 정부가 나서 일으켜 세워드릴 것이다. 기본적으로 유승민표 정책은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설계됐고, 이 길만이 우리가 자강할 수 있는 길이다”

 

사진=바른정당 제공

-지난달 후보 수락연설에서 “우리 경제의 3대 시한폭탄인 부실기업, 가계부채, 그리고 차이나리스크의 뇌관을 제거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 금리인상이 예상되면서 당장 올해 가장 크게 우려되고 있는 가계부채 문제 해결 방법은 무엇인가.

 

“일단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LTV, DTI는 현행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동안 LTV(주택담보대출비율) DTI(총부채상환비율)의 완화와 금리인하는 가계부채의 증가속도를 높여 문제를 더 악화시켜 왔다. 가계부채 증가를 막기 위해 LTV, DTI를 규제가 중요하나 지나친 규제로 집값이 하락하고 경제가 위축되어서는 안된다. 지금은 가계부채가 시한폭탄과 같은 문제가 되었기 때문에, 앞으로 정부는 상환능력은 없고 부실의 위험도는 높은 한계선상의 가계부채 대책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 악성 가계부채의 경우 일방적인 채무 변제는 안되지만, 가계에 대해 개개인별 워크아웃, 파산 도와드리는 정부 기능 필요하다. 주택담보증권을 사준다던지 해서 제일 막힌 부분을 뚫어주는 한국판 양적완화도 정책도 고려해야 한다”

 

-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북핵 대응력 등 대북 안보와 관련해 한미동맹을 강조하고 있다. 역학관계상 중요한 대중 관계에 대한 입장은?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중국을 설득해 강력한 대북제재를 통해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만들 것이다. 다만 중국과의 경제 협력 관계는 그대로 발전시켜 나가되, 장기적으로 중국 의존도가 심한 우리나라 산업의 전략을 바꾸어 동남아나 유럽 등 세계시장으로 다변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좌우 양극단의 정치 문제를 줄곧 문제제기 해왔다. 올바른 좌와 우의 가치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날개 한쪽이 다치면 그 새는 추락하게 되어 있다. 항상 균형이 중요하고 어느 한쪽이 무너지지 않는 것이 건전한 사회를 유지하기 위한 필수조건이다. 다만 과유불급이라고 뭐든지 과하면 탈이 나는 법이다. 좌우가 양극단으로 치닫지 않게 항상 열린 마음으로 대화하고 타협하고 협치하는 성숙한 정치문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당선을 가정으로 퇴임 후 어떤 대통령으로 기억되길 바라는가.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박수를 받으면서 백악관을 떠나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불행히도 우리나라는 행복한 대통령이 없었다. 그것은 불행한 대통령을 낳는 제왕적 대통령 시스템 때문이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다시 일어나지 않으려면 개헌이 반드시 필요하고, 다음 대통령은 ‘개헌 대통령’의 임무를 완수하고 미래 세대에게 정치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줘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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