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문재인 , 안철수, 홍준표 대선후보(사진=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자유한국당 제공)

[뉴스포스트/대선특별취재팀=최병춘, 설석용 기자] 제19대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둔 8일, 마지막 유세전에 돌입한 대선 후보들의 구호가 각자 처한 입장에 따라 제각각이다. 대체로 ‘1강 2중 2약’으로 분류되고 있는 이번 대선 구도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압도적 지지’를 호소하며 ‘이변 차단’에 주력했다. 문 후보를 추격하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모두 ‘역전’에 자신감을 내비치며 막판 표모으기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의미있는 득표율을 거두기 위해 유권자에게 ‘소신투표’를 거듭 호소했다.

 

문, ‘변수차단’ 압도적지지 호소

 

‘깜깜이 선거’ 직전까지 선두를 달리고 있던 문 후보는 마지막 유세 행보 마다 ‘압도적 지지’를 호소하며 막판 변수 차단에 열중했다. 문 후보에게는 2위권과 벌어지는 지지율로 이른바 대세론에 따른 지지층의 이완과 반문 또는 보수표의 결집 가능성 등이 경계 대상이다. 이에 문 후보 측은 ‘압도적지지’ 호소를 통해 추격하는 후보들이 내세우는 ‘대역전론’을 차단하는 한편 지지층을 투표소로 모아 지지율 굳히기에 주력하고 있다.

문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선거 전 마지막 기자회견을 열고 “사상 최초의 통합대통령이 되고 싶다”라며 “압도적 지지로 새로운 세상을 열어달라”고 호소했다.

문 후보는 “사상 최초로 전국과 전 세대에서 골고루 지지받고 싶다”며 “6월에서 촛불로 이어온 그 염원으로 압도적 정권교체의 힘을 모아 달라”라고 밝혔다. 또 문 후보는 “제 인생 마지막 도전”이라면서 “표를 몰아 달라”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와 함께 문 후보는 이날 오전 정치적 고향인 부산을 방문해서도 “이제 관심사는 승부가 아닌 문재인의 득표율”이라며 “저 문재인의 득표율이 높을수록 대한민국을 바꾸는 힘이 커진다”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문 후보는 이날 충북 충주 유세에서도 “(득표율을)50%를 넘게 해주시겠느냐”고 말했다.

 

대역전 꿈꾸는 ‘홍·안’

 

문 후보가 ‘대세론’ 굳히기에 돌입한 반면 다른 후보 측은 “흐름이 바뀌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2위권으로 분류되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역전’에 대한 자신감을 거듭 내비쳤다. 동시에 두 후보 모두 서로를 겨냥해 ‘사표론’을 펼치며 표단속에 나섰다.

문 후보와의 격차가 벌어지는 한편 홍 후보와 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는 안 후보는 막판 역전을 위해서 지난해 총선 때처럼 막판 ‘안철수 바람’을 기대해야하는 상황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4일부터 ‘뚜벅이 유세’를 이어오며 초심을 강조하는 한편 ‘통합’을 키워드를 앞세워 중도층지지 호소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안 후보는 이날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유세에서 “대역전극이 펼쳐질 것이다. 바로 국민의 손으로 기적이 일어난다. 국민의 힘으로 미래가 과거를 이긴다. 국민 힘으로 통합이 분열을 이긴다. 국민 힘으로 안철수가 문재인을 이긴다”면서 “안철수를 찍으면 안철수가 이긴다. 안철수를 찍으면 국민이 이긴다. 안철수를 찍으면 미래가 과거를 이긴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는 또 프랑스 대선에서 신임 대통령으로 에마뉘엘 마크롱을 자신과 비교하기도 했다. 안 후보는 “프랑스 국민은 지긋지긋한 60년 기득권 양당 구조를 깨버렸다. 변화와 미래를 선택한 것”이라며 “내일 치러지는 한국 대선도 변화와 미래를 선택할 것이다. 저 안철수를 선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 후보 측은 역전을 자신하고 있다. 역전 시나리오의 근거는 ‘보수결집’이다. 홍 후보는 막지막 선거운동에서도 ‘좌우’의 선명성을 강조하며 보수 결집을 강조했다. 특히 역전에 대한 자신감을 강하게 내비치면서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한 보수 표심을 얻겠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날 부산 해운대 한 호텔에서 대국민 기자회견을 갖고 “내일 홍준표가 대역전의 기적을 완성하겠다”며 “좌파집권을 막기 위해 일어섰고 자유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행동했다”고 주장했다.

유승민, 심상정 후보(사진=바른정당, 정의당 제공)

홍 후보는 영남지역 유세를 돌며 막바지 보수표 결집에 집중해왔다. 지난 7일 홍 후보는 경남 통영시 강구안 문화마당에서 열린 거점유세에서 “한국 선거는 아주 희한해서 막판에 15~20%가 뒤집어 진다”며 “영남 사람들이 80% 이상만 투표해 주면 내가 대통령이 된다”며 영남표심 결집을 촉구하기도 했다.

당 차원에서도 역전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노출하고 있다. 정준길 자유한국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보수 대통합’이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문재인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2~3% 나올 것”이라며 역전을 자신하기도 했다.

 

유·심, 목표는 득표율…장애물은 사표론

 

사실상 당선권과 거리가 있다고 평가되고 있는 유 후보와 심 후보도 ‘기적의 역전’을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두 후보의 득표율이 현실적 목표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번 대선에서 얼만큼의 득표율을 기록하느냐에 따라 후보 개인은 물론 소속 정당의 정치적 입지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에 두 후보 모두 ‘사표론’을 견제하면서 유권자에게 ‘소신투표’를 적극 호소하고 있다.

집단 탈당으로 도리어 분위기 반전을 맞은 유 후보는 막판 지지율 상승을 자신했다. 유 후보는 이날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충남대 방문 직후 기자들과 만나 “5월 들어와서 아주 태풍이 불고있다”며 “제가 시민들을 만나보니 바닥이 뒤집어지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유 후보는 이와 함께 “자신의 양심과 소신과 다르게 ‘저 사람이 될 것 같다’고 해서 투표하는게 사표”라며 “국민 모두가 자기가 좋아하고, 국가의 미래를 책임지기에 가장 최선의 후보를 선택하면 그 후보가 된다. 사표 얘기하면서 대세몰이하거나 지역주의를 자극하는 후보들은 국민들이 심판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두자리 득표율을 기대하고 있는 심 후보는 마지막 선거운동날 ‘군소정당 위한 소중한 한표’를 호소했다.

심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의 프랑스 대선 승리를 거론하며 “권력을 줬는데 국민을 위해 성과를 내지 못한 정치세력에게 (프랑스) 국민이 단호하게 비판했고 의석 한 석 없는 신생 정당의 마크롱 후보에게 기회를 줬다”며 “표를 줬는데 잘하면 또 찍어주고 잘못하면 과감하게 비판하는 그것이 민주주의”라고 했다.

이어 심 후보는 “대한민국도 이번 대선을 통해 수십년간 국민이 소중한 한 표를 줬던 정당들에 대한 평가가 있을 것”이라며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새로운 가능성을 위해, 과감한 개혁을 위해서 저 심상정에게 소중한 한 표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심 후보는 ‘일타삼표론’을 내세우며 줄곧 사표론 견제에 나섰다.

심 후보는 지난 7일 충청, 수도권 등을 찾아 “사표는 없다”며 “민주당에서는 나를 찍는 표는 사표가 된다고 하는데, 오히려 ‘일석삼조의 표’가 될 것.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를 잡아 적폐를 청산하고, 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견인하고,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새정치를 대체하는 정치개혁의 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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