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11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주요 수석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 두 번째부터 조국 민정수석, 조현옥 인사수석, 윤영찬 홍보수석, 이정도 총무비서관. (사진=청와대 제공)

[뉴스포스트=최병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첫 인사는 통합과 개혁이라는 새정권 의지를 담은 파격 인사로 요약된다. 문 대통령은 취임 첫날인 지난 10일 국무총리와 국정원장, 청와대 비서실장에 이어 11일에는 청와대 주요 수석비서관의 인사를 단행했다. 문 대통령은 이미 예고된 호남 총리 인사에서는 통합을, 파격적인 청와대 인사를 통해서는 개혁과 변화 의지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동시에 그동안 권위적 관행을 탈피한 파격적 인사로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청와대의 의지도 엿보인다.

 

이낙연 '대탕평'·서훈 대북정책 변화 신호탄

새 정부 내각을 이끌 첫 수장으로 낙점받은 이낙연 국무총리 내정자는 문 대통령이 취임 전부터 강조해왔던 대탕평 인사의 신호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 내정자를 ‘새 정부 통합과 화합을 이끌 적임자’로 기대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청와대에서 직접 이 지명자 인사를 공개하면서 “이 후보자 지명은 호남 인재 발탁을 통한 균형 인사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영남 출신인 문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지역 안배를 고려한 탕평인사 차원에서 ‘호남 총리’를 예고한 바 있다. 이 내정자는 전남 영광 출생이자 현 전남도지사인 대표적인 호남인사로 분류된다. 게다가 정치권에서 대표적인 손학규계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이른바 ‘비문계’ 인사로도 평가할 수 있다. 다만 진영적 개념에서는 탕평의 한계가 지적될 수 있지만 온건한 성향의 합리주의자로서 ‘통합 총리’로서 무리없는 선택이라는 평가가 내려지고 있다.

서훈 국정원장 지명은 국정원의 개혁과 앞으로 대북정책 변화로 읽히고 있다. 국정원장 후보자로 내정된 서훈 이화여대 교수는 과거 두 차례에 걸쳐서 남북 정상회담을 주도했었던 북한통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서 내정자는 2000년과 2007년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 때 막후 주역으로 활약했으며, 국내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가장 많이 만난 인물로 알려져 있다. 향후 남북 정상회담 등을 염두에 둔 인사라는 평가에 무게가 실린다. 서 내정자는 완전히 단절돼있는 북한과의 대화 채널을 조속한 시일 내에 복원해서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조만간 실무자급의 대화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여론의 비판을 받아온 국정원의 개혁의지도 엿보인다. 서 내정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원의 정치개입 근절 공약과 관련해 지난 10일 “문재인 정부에서는 반드시 국정원의 정치개입·선거개입·사찰을 근절시켜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개혁의지를 직접 드러내기도 했따.

 

청와대 파격, 전문성 담은 개혁의지

 

문 대통령의 청와대 인사는 파격이자 동시에 청와대의 개혁과 소통의지를 강하게 드러낸 인사라는 평가가 내려지고 있다.

조국 민정수석과 이정도 총무비서관의 발탁은 대표적인 파격인사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서울대학교 법학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인 조 민정수석은 비(非)검찰 출신이라는 점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그동안 민정수석의 자리는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검찰 출신 인사들이 독점해 온 자리로 법학자인 조 수석의 발탁은 지극히 이례적이다. 민정수석이 국민여론 및 민심동향 파악, 공직·사회기강 관련업무 보좌 등의 업무 외에도 법무부와 검찰 등 사정기관을 관할하는 자리다. 따라서 검찰 출신 인사를 통해 사정기관의 장악력을 높여온 것이 그간 인사 관행이었다.

이에 따라 비검찰 출신인 조 민정수석을 발탁은 문 대통령이 공약한 ‘검찰개혁’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조 수석이 검찰 조직의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있는 만큼 청와대와 사정기관의 고리를 끊는 한편 외부자의 입장에서 적극적인 검찰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평가다.

청와대 살림을 맡을 이정도 총무비서관도 ‘흙수저 출신’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총무비서관은 대통령의 최측근이 맡는 것이 전례였다. 하지만 7급 공채 출신인데다 기획재정부 행정안전예산심의관(국장급) 출신의 경제관료에게 곳간을 맡기는 이례적인 인사를 단행한 것이다.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은 그를 두고 “공무원 사회에서 대표적인 흙수저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고 소개했다. 출신보다 전문성을 더욱 중요시 하겠다는 새 정권의 의지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조현옥 인사수석는 여성인재에 대한 과감한 발탁의지를 보인 인사로 평가된다. 조 신임 인사수석 임명도 최초의 여성 인사수석이다. 임 실장은 “여성운동, 청와대와 서울시에서의 행정 경험 등을 바탕으로, 여성의 ‘유리천장’을 깨는 인사 디자인을 실현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윤영찬 신임 홍보수석은 담장을 낮추고 소통하는 열린정부의 실현의지를 드러낸 인사로 평가되고 있다. 윤 수석은 동아일보 기자 출신이면서 포털 사이트 네이버 부사장을 역임했다. 이에 기존 언론 분만 아니라 SNS 등 온라인 미디어 환경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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