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지역이 상생하는 '서로월장' 열려...17개 자치단체 참여해 34개 부스 마련 짚풀공예 지켜보던 아이 "밥솥에 저걸 넣어도 밥이 돼요?" 순수한 질문에 웃음 가득

서울시 주최로 16일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열린 서로월장에서 지역 생산자들이 인절미를 만들기 위해 방아를 찧고 있는 모습. (사진=박은미 기자)

[뉴스포스트=박은미 기자] 16일 오후 12시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에 고소한 냄새가 퍼지기 시작했다. 냄새의 근원지는 '서로월장' 장터의 즉석 인절미 코너다. 고소한 콩가루와 떡 냄새가 점심시간을 이용해 거리로 나왔던 직장인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먹음직스러운 떡의 모습이 완성되기도 전에 시민들은 "아저씨 인절미 얼마에요"라는 질문을 쏟아냈다. "한 컵 가득 천원입니다. 거스름돈은 없으니 동전 환영입니다" 도심한복판 광화문 광장은 정겨움이 가득했다. 

서울시와 지역 자치단체들이 서로의 특산물을 판매하는 상생의 장인 '서로월장'이 5월 16일(화)~18일(목) 나흘간 광화문광장에서 열린다. 서로월장은 '서울(Seoul)과 지역(Local)의 상생을 위해 매달(月) 서는 시장(場)'이라는 뜻이다. 서울시가 지난 6월부터 9월까지 매달 첫째주 목·금·토요일에 청계광장에서 열고 있으며 서울시와 우호교류협약을 체결한 지방자치단체의 농·특산물 생산자가 참여한다.
 

돌김, 돌재래김, 구운김 ,돌자반, 다시마 등 전남 무안의 해조류를 판매하는 부스. (사진=박은미 기자)

이날 청계광장에 전국 17개 지방자치단체의 생산자단체 34개 부스가 마련됐다. 지역 생산자가 직접 농산물을 전시 및 판매하고 있으며 배달서비스도 해준다. 뿐만 아니라 서로월장에서는 지역 문화·관광자원과 체험 프로그램을 홍보하고 귀농·귀촌 상담도 진행한다. 

김과 해조류를 파는 '무안수산' 부스에 시민들이 많이 몰렸다. 해당 부스는 무료 시식을 통해 지주식돌김, 돌재래김, 구운김 ,돌자반, 다시마 등 무안의 특산물을 알리고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었다.

직장인 최모씨는 "아이를 먹이기 위해 돌김을 샀다"며 "서울 시민들은 지역의 특산물을 사기가 쉽지 않은데 믿음이 가는 제품을 직접 먹어보고 구입할 수 있으니 더욱 좋다"고 말했다.

 

 20여종의 다양한 짚풀공예품들. (사진=박은미 기자)

'짚과 풀로 만드는 생활용품' 부스는 농촌에서 볼 수 있는 짚신과 동구미, 또아리, 멧방석, 지게 등 20여종의 다양한 짚풀공예품을 전시해 눈길을 끌었다. 짚풀공예 명인 최모씨는 "하루 온종일 집중하면 짚신 두 켤레를 만들 수 있다"며 집풀공예가 끈기와 인내를 요하는 작업임을 설명했다. 

최씨가 짚풀공예 시범을 보이자 시민들은 능숙한 손놀림에서 눈을 떼지 못하기도 했다. 지켜보던 아이가 말똥거리는 눈으로 엄마에게 "엄마 저게 뭐에요"라고 질문을 하자 "저건 쌀이 나오는 나무야"라고 설명했다. "그러면 밥솥에 저걸 넣어도 밥이 돼요?" 아이의 엉뚱한 대답이 웃음을 자아냈다.

 

 서로월장 장터에서 문화공연이 열리고 있다. (사진=박은미 기자)

장터 한쪽에서는 문화공연, 먹거리장터, 체험마당 등도 진행됐다. 메밀전병을 먹으며 공연을 감상하는 시민들과 외국인 관광객들의 모습도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었다.

광화문에 위치한 금융회사에 다니는 신모씨는 전통놀이인 투호를 체험하며 동심을 떠올리기도 했다. 신씨는 "어린 시절 장난감이 없다보니 깡통안에 돌멩기 던지기를 하며 놀았는데 투호가 그거와 비슷한 거 같다"며 "꼭 넣고 말겠다는 오기가 생긴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좋은 취지의 장터가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열리니까 더욱 의미가 있는 것 같다"며 "훈훈한 인심과 정이 있는 우리지역 전통시장에 온 기분이다"고 말했다.

서울시 지역상생교류사업단 관계자는 "지역 생산자의 판매활동과 더불어 다양한 지역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서로월장의 취지다"라며 "공연, 전시 위주의 간접체험에서 벗어나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함께 어우러지는 도농 상생 장터로 더욱 거듭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서로월장을 구경하는 외국인 관광객들. (사진=뉴스포스트)
 전통놀이인 투호와 방아찢기를 체험하는 시민들. (사진=박은미 기자)
아프리카 전통 악기와 나무조각품 등을 구경하는 시민. (사진=박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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