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고궁박물관 (사진=신현지 기자)

[뉴스포스트=신현지 기자] 새로운 정권 이양으로 국민들은 기대가 크다. 새 대통령이 무언가 해결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은 매번 정권 이양과 함께 있었던 일이지만 이번은 더욱 크다는 느낌이다. 서민은 팍팍한 살림살이를, 청년들은 확실한 일자리를, 정부 각처의 부서들은 부서들대로...

이와 관련하여 광화문 광장에 국민과 새 정부의 소통공간인 '광화문 1번가'가 마련된다.고 발표했다 '광화문 1번가'는 국민이 직접 새 정부에 정책을 제안할 수 있도록 하는 온·오프라인 소통 창구로 국민의 목소리를 국정 방향에 수렴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뜻이며 그의 국정 철학을 반영하기 위한 개설이다. 물론 그렇다고 문 대통령이 만능 해결사는 아닐 것인데. 지금껏 누적되고 산재해 있는 사회적, 국가적 현안문제가 한두 개가 아닐 테니 말이다.

경복궁의 한복차림의 외국관광객들 (사진=신현지 기자)

광화문 시대의 광화문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도 이슈다. 광화문대통령은 세끼 밥까지 자신의 돈을 주고 사먹겠다고 하니 신선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이 때문인지 광화문 청사까지도 사람들의 관심이 대상이 되어 광화문 일대가 평소와 다른 상기된 분위기로 떠올랐다.

지난 5월 마지막 주말에는 대통령집무실이 될 광화문 정부청사와 근접한 경복궁에 평소보다 많은 사람이 나와 주말을 즐겼다. 특히 조선의 황실문화를 전시하는 국립고궁박물관은 아이 손을 잡은 가족들과 한복을 입은 외국인들로 붐볐다. 또 이날에는 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역사문화 체험으로 전시관을 찾아 절대 권력을 가졌던 조선국왕들의 모습을 살폈다. <본지>도 이들을 따라 잠시 전시관을 들렀다.

조선 국왕만이 앉는 지존의 자리, 일월오봉도가 왕권을 상징한다. (사진=신현지 기자)

1층의 조선의 국왕 전시실에는 국왕의 즉위부터 사후에 이르기까지 각종 상징물과 함께 권위와 위엄으로 통치의 정통성을 확보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에 따르면, 조선의 국왕이라 하면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는 절대군주였다. 이 때문에 왕을 일러 모든 사람보다 존귀하다는 뜻에서 지존(至尊)이라 불렀고 순자는 제왕을 두고 천하의 지존으로 신하를 호령한다고 했다.

그러나 조선의 왕은 지존이면서 사대부적 교양을 함께 지녀야만 했다. 더욱이 성리학을 통치 이념으로 채택한 조선은 문치(文治), 혹은 예치(禮治)를 지향한 국가였다. 또 조선은 국왕을 정점으로 집권화된 왕조사회로 왕은 입법·사법·행정 등을 망라하여 한 나라를 통치하는 무한한 책임과 권한을 지녔으며, 국왕의 삶은 바로 왕조의 역사와 직결되었다.

국립고궁박물관,조선국왕의 모습(사진=신현지 기자)

그렇지만 소의간식(宵衣旰食)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임금은 국정을 수행하느라 새벽에 옷을 입고 일을 시작하여 한밤에 밥을 먹는 바쁜 일상을 보내야 했다. 나라 안에 일어나는 중요한 일을 신하들과 의논하여 결정했고 큰 옥사에 대한 판결을 내리고 중국·일본과의 외교 문제를 처리하는 등 왕이 처결해야 할 업무는 행정과 사법, 외교 등 가릴 것이 없었다.

또한 대부분의 국정은 대궐 안에서 이뤄지기도 하지만, 조선후기에는 만백성의 어버이가 되기 위해 자주 대궐 바깥으로 거둥하여 민심을 안정시키는 일도 해야 했다.

국립고궁박물관, 견학 어린이들(사진=신현지 기자)

즉, 이와 같은 조선국왕의 전시관을 돌아 나오니 앞서 관람하던 학생들이 이미 나와 조선황실의 문화에 대한 각자의 생각들을 토로하느라 왁자했다. 그중 한 학생의 말이 유독 귀에 들어와 잠시 걸음을 멈추었다.

“조선의 왕들은 지존이면서 사대부적 교양을 함께 지녀야만 했다잖아, 그러니까 임금도 공부를 해야 대장노릇을 할 수 있었다 이거지!”

초등학교 4학년 이현무 라며 또박또박 자신의 이름을 밝히는 어린이는 가장 존경하는 인물에 세종대왕을 꼽았다. 한글을 만들어냈고 또 성군이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성군의 의미를 확실히 알고 답하는 것인지. “마마 부디 성군이 되어주십시오.” 문득 광화문대통령의 귀에 이 어린이의 목소리가 들어갔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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