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대출 잔액 1000조원 돌파…완만한 증가세

(자료=한국은행 제공)

[뉴스포스트=박은미 기자] 기업, 공공기관 등 산업체가 빌린 대출금액이 큰 폭으로 증가해 사상 처음으로 1000조원을 돌파했다. 연말에 결산을 위해 대출을 갚고, 연초에 다시 대출을 늘리는 계절적 영향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2017년 1분기 중 예금취급기관의 산업별 대출금'에 따르면 올 1분기 예금취급기관의 산업 대출은 전분기(985조5000억원)보다 16조1000억원 늘어난 1001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산업 대출 잔액은 지난 2013년 1분기 800조원, 2015년 2분기 900조원을 넘어선 뒤 2017년 1분기 1000조원을 돌파하며 완만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1분기 증가액 16조1000억원은 지난 2015년 3분기 20조500억원 증가한 이후 6분기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다만 통상 기업들이 연말에 결산을 위해 대출을 갚고, 연초에 다시 대출을 늘리는 경향이 있어 계절적 영향도 일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 금융통계팀 최영엽 부국장은 "연말에 기업들이 결산을 하기 때문에 부채를 정리하는 경향이 있고, 1분기는 증가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며 "1분기 증가액이 늘어난 것은 계절적 요인이 큰 편"이라고 말했다.

예금취급기관들의 산업대출금은 작년 1분기에 15조7000억원 증가했으며 2분기와 3분기에는 각각 11조6000억원, 15조7000억원 증가했다. 하지만 작년 4분기에 8000억원 감소했다가 1분기 만에 다시 증가세로 전환한 것이다.

예금취급기관별로는 예금은행의 대출이 10조7000억원 증가했으며,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대출은 5조5000억원 증가했다.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과 서비스업, 건설업이 모두 증가세를 보였다. 

제조업 대출 잔액은 3월 말 330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6조2000억원 급증했다. 지난해 말 9조3억원 가량 감소했던 점을 고려하면 분위기가 반전됐다는 평가다. 올해 수출 호조 등으로 기업들의 투자가 증가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풀이된다.

서비스업 대출도 577조4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8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부동산업 대출 잔액이 176조2000억원으로, 4조8000억원 늘면서 서비스업 증가액의 절반을 넘어섰다. 다만 증가액은 지난해 4분기(5조9000억원)보다는 다소 줄었다. 

건설업 대출 잔액도 39조5000억원을 기록, 1조9000억원 증가했다. 증가액만 놓고 보면 지난 3조4000억원을 기록한 지난 2008년 3분기 이후 최대치다. 

자금용도별로는 운전자금 대출이 6조8000억원, 시설자금 대출은 9조3000억원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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