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파별 당내 신경전 격화 우려…대안없는 후보? 2파전?

지난 5월 9일 대선 패배가 결정된 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로 들어서는 모습(사진=최병춘 기자)

[뉴스포스트=최병춘 기자] 자유한국당 차기 당 대표 후보로 거론되던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지난 4일 미국 체류를 마치고 귀국하면서 오는 7월 3일 열리는 전당대회에 앞서 차기 당권 도전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

귀국 당시 당권 도전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자유 대한민국의 가치를 지키겠다”며 당권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면서 자유한국당 당권 경쟁에 불이 붙었다.

강남훈 전 홍준표 대선 캠프 공보특별보좌관은 <뉴스포스트>와의 전화통화에서 홍 전 지사의 향후 일정에 대해 “이제 귀국한지 얼마되지 않았다. 아직 확정된 일정은 없다”면서도 “전당대회 출마는 당연하고 이제 전당대회 일정에 맞춰 활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언론에 공식적으로 알릴 만한 것은 아직 없지만 (전당대회까지) 아직 시간도 많이 남아있고 (공개적인 자리 갖을) 기회 많을 것”이라고 답했다.

또 한 언론을 통해서 홍 전 지사가 시차 등의 이유로 5~6일 이틀간 집에서 휴식을 취한 뒤 7일부터 영남지역을 시작으로 전국에 당직자, 당원들에게 인사를 다니며 본격적으로 활동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짧은 휴식 후 본격적인 당권 행보가 예상된다.

귀국 이후 자택에서 휴식을 취하며 대외활동을 자제했지만 홍 전 지사의 정치적 발언은 SNS를 통해 계속됐다.

계속되는 'SNS 정치'…신경전 격화 예고

귀국 직전인 지난달 31일 이낙연 국무총리 인준과 관련해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자유한국당은 정국 운영에서 소외될 것을 각오해야 한다”며 “자유한국당은 초조해하지 말고 합리적인 자세를 견지하면서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귀국 후 하루가 지난 5일에는 “여론도 조작하는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며 “이 정부의 국정여론조사가 어느 여론조사기관에 맡겨지는지 한번 눈여겨보겠다”며 여론조사 기관들을 맹비난했다. 또 “앞으로 자유한국당에서는 공천시 여론조사 규정을 자체 참고 조사 외에는 아예 폐지하는 것도 검토돼야 한다”며 “지금 실시하는 여론조사도 작위적으로 조작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여론조사를 폐지를 주장하기도 했다.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지난달 미국 방문 모습(사진=홍준표 전 경남지사 페이스북)

홍 지사의 당권 경쟁에서 당 내홍이라는 잡음을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홍 지사의 비판은 현 정권 뿐 아니라 당 내부 친박계를 향하기도 했다. 홍 전 지사는 지난달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근혜 탄핵 때는 바퀴벌레처럼 숨어 있더니 감옥가고 난 뒤 슬금슬금 기어 나와 당권이나 차지해보려고 설치기 시작했다”며 친박계를 겨냥해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은게 대표적이다. 이에 홍문종 의원 “정말 낮술 드셨나”라고 맞받아 치면서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홍 전 지사는 귀국을 결정하면서 다시 수위를 높여 공세에 나서는 모습이다. 또 대선 패배 책임론 중심으로 주고받았던 공방도 지도부 체제 언쟁으로 확대되는 등 더욱 구체화되고 있다. 홍 전 지사는 귀국에 앞서 SNS를 통해 “국민과 당원들이 용서치 않을 것”이라며 친박계에 경고장을 날렸다. 행 단일 지도체제를 집단 지도체제로 변경하자는 친박계의 주장과 관련해 홍 전 지사가 “극소수 친박들이 지도체재를 집단 지도체재로 변경을 시도 하는 것은 당 쇄신을 막고 구체재 부활을 노리는 음모”라며 이 같이 경고한 것이다.

이번 전당대회에 홍 전 지사를 비롯해 친박계 중진 홍문종, 유기준 의원, 비박계 나경원, 조경태 의원 등도 출마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특히 홍 전 지사는 대선 직후부터 꾸준히 친박계에 대해 날 선 비판을 가하면서 홍문종 의원 등 이른바 친박계 인사들과 대립각을 보였다. 계파와 거리가 먼 정치사를 써온 홍 전 지사는 사실상 친박을 노골적으로 겨냥한 ‘계파청산’을 앞세운 당권 쟁탈전에 돌입한 셈이다. 홍 전 지사가 연일 친박계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면서 홍문종 의원을 위시한 ‘친박VS비박’ 당권 다툼은 격화되고 있다.

당내 갈등·우려 당권 행보 '과제' 

홍 전 지사의 귀국으로 탈당파와 초선 중심의 소장파를 중심으로 세 확산에 주력하며 본격적인 당권 쟁탈전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당 내홍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SNS를 통해 전달되던 정치적 발언 수위도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자유한국당은 이미 홍 전 지사 귀국 이후 당내 전당대회 주자간 치열한 신경전이 전개되고 있다.

홍문종 의원은 지난 5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홍 전 지사에 대해 “(홍 전 지사가) 분파를 일으켜서 자기가 당대표 되겠다는 데만 집중하고 있다”며 “만약 홍 전 지사가 (당대표가) 된다면 우리 한국당과 대한민국 전체에 아주 불행한 일”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홍 의원은 “자유한국당이 왕따 되는 길을 그분이 선택하고 있다”며 “만약 그분이 당대표가 된다면 우리는 통진당이나 정의당처럼 그저 3, 4%나 아주 극소수의 홍준표를 좋아하는 사람들하고만 정치를 하겠다는 건지 걱정이 태산 같다”며 거듭 공세를 폈다.

홍 전 지사는 당이 안고 있는 내부 고민도 뛰어넘어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한국당 내에서는 당을 추스리고 강력한 대여투쟁에 나서기 위해서는 홍준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의견은 있는 한편 홍 전 지사의 보수 집결에 방점을 둔 행보로 자칫 고립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당 대표로 홍 전 지사의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가장 큰 이유는 대체할 만한 인물이 없다는 것이다. 비록 대선에서 패배했지만 지지율 24%를 얻으며 “무너진 자유한국당을 복원한 것에 만족한다”는 홍 전 지사의 말을 뒤엎을 명분이 당장 없는 것이다. 반면 당의 외연확장은 물론 국회 내 활동에 있어 한국당의 고립을 자처할 수 있다는 우려에 ‘홍준표 불가론’도 만만치 않은 형국이다.

이와 함께 당권 도전을 위해서는 올해로 나올 가능성이 높은 뇌물수수 사건에 대한 대법원 판결에서 무죄가 나와야하는 것도 주요 과제 중 하나다. 

저작권자 © 뉴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