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포스트DB)

[뉴스포스트=박은미 기자] 삼부토건이 매각 본입찰을 시작했다. 우여곡절 끝에 진행되는 매각 재도전인 데다 오랜 전통을 지닌 건설 명가인 만큼 업계에서는 인수의향자가 회사를 정상화하겠다는 '의지'를 얼마나 보여주는지가 성공의 관건으로 보인다.

본입찰 3건 접수

삼부토건 매각에 3개 기업이 뛰어들었다. 지난 8일 서울회생법원에 따르면 이날 삼부토건 본입찰을 진행한 결과 3건이 접수됐다. 인수의향서(LOI) 접수에는 7곳이 참여했다.

본입찰에 최종 서류를 낸 업체는 DST로봇과 SM(삼라마이다스)그룹, 대우산업개발 세 곳이다.

코스닥 상장사인 DST로봇은 중국계 로봇 제작업체다. 지난 2015년 중국 최대 휴대폰 유통업체 디신퉁 그룹에 인수됐다. 업계에서는 디신퉁 그룹이 국내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이번 인수전에 뛰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M&A계의 큰손인 SM그룹도 상대적으로 취약한 토목공사를 강화하기 위해 이 부문에 강점을 갖춘 삼부토건 인수에 뛰어들었다. SM그룹은 삼부토건뿐 아니라 15일에 본입찰이 마감되는 경남기업과 현재 매각이 재추진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건설을 사들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대우산업개발도 신성장동력 발굴과 사업 다각화를 위해 인수전에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한편 중국 광채그룹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삼부토건 인수에 의지를 드러냈었던 신일유토빌건설은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신일유토빌건설의 경우 예비입찰 이후 평가 과정에서 입찰부적격 통보를 받아 STX중공업을 인수하는데 힘을 쏟기로 했다.

이번 삼부토건 매각은 두 번째 도전이다. 지난 2011년 서울 서초구 내곡동 헌인마을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 부실화로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지만, 서울 강남구 역삼동 벨레상스호텔을 담보로 융자를 받아 신청을 취소했다. 하지만 채무를 갚지 못해 4년 만에 다시 기업회생절차를 밟게 됐다.

삼부토건은 LOI 접수를 앞두고 한 달 만에 주가가 3배 넘게 뛰기도 했다. 이와 관련 노조는 "언론플레이를 하며 시장과 주가 교란 등으로 단기 투자 수익만 노리는 인수의향자는 거부한다"며 "인수자를 선정함에 앞서 단기 자본수익을 노린 것이 아니라 진정 회사 정상화에 의지가 있는지 여부를 정확히 가려달라"고 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한 바 있다.

따라서 이번 매각 성공 여부는 인수의향자가 '먹튀'가 아닌 '회사 정상화 의지'를 얼마나 보이는지에 달릴 전망이다.

매각공고에 따르면 삼부토건은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7일까지 예비실사를 진행했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오는 16일 예정이다.

삼부토건은 처음으로 건설업 면허를 받은 국내 건설업 1호 기업이다. 기업회생절차를 거치며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크게 하락해 지난해 기준 53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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