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역 카드사용 불가능, 편의점 GS25 우리카드만...생색내기 불과

[뉴스포스트=선초롱 기자] 우리나라는 신용카드 활용도가 대단히 높은 편이다. 소규모 점포에서도 신용카드 사용이 용이하고 각종 공과금은 물론 보험료까지 카드 대납이 가능하다. 그리고 최근에는 신용카드를 통한 교통카드 충전까지 가능한데, 이를 알고 있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설령 충전 가능사실을 알고 있다고 해도 그 방법이 평범치 않아 실제 활용도는 대단히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뉴스포스트>는 신용카드를 통한 교통카드 충전 방식의 문제점 등에 대해 알아봤다.

서울 시청역 지하철역사 내부에 있는 '무인 교통카드 충전기' (사진=선초롱 기자)

2015년 기준 서울시 하루 평균 지하철과 버스 이용객 수는 110만명에 이른다. 연간으로 치면 40억명의 시민이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있다. 이들의 주 결제수단은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등에 탑재된 후불제 교통카드 내지 티머니로 대표되는 충전식 교통카드다.

이 중 충전식 교통카드의 경우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않거나 카드 발급이 불가능한 학생들이 주로 사용하는데, 충전 방식이 간단하고 교통카드 외 편의점 결제 등 다른 용도로도 사용이 가능해 인기가 높은 편이다.

특히 카드 충전과 관련해선 모든 지하철 역사 내에 충전기가 비치돼 있고, 시내 편의점 및 버스 정류소 옆에 주로 있는 가판 충전소에서도 손쉽게 충전을 할 수 있다.

또한 티머니의 경우 현금 없이 신용카드를 통해서도 충전이 가능한데 이와 관련해선 사실상 무용지물 서비스인 것으로 <뉴스포스트> 취재 결과 확인됐다.

신용카드를 통해 교통카드를 충전하기 위해선 여러 조건이 맞아 떨어져야 하고, 정작 이를 서비스하는 회사에서도 사실상 방치하고 있는 탓이다.

 

알아도 못 쓸 신용카드 충전

한국스마트카드에서 발급·운용하는 티머니 교통카드는 신용카드 충전이 가능하다. 신용카드 사용이 잦은 현대인들에게 상당히 유용한 정보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일단 충전 가능한 신용카드가 정해져 있다. 우리은행에서 발급하는 신용카드만 충전이 되고, 이 또한 법인용 내지 기타 특수 목적 카드는 충전이 되지 않는다.

충전 한도도 제한적이다. 1회 충전시 1만원에서 5만원까지만 가능하고 1장의 카드로 최대 충전할 수 있는 금액은 50만원, 1일 충전 한도는 15만원이다.

무엇보다 신용카드를 통한 티머니 충전은 장소적 제약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은행 ATM 기기 또는 시내 편의점 중 GS25에서만 충전할 수 있다. 교통카드 충전이 가장 자주 이뤄지고 또 필요한 지하철 역사 내에서는 충전이 불가능한 상황인 것.

카드 투입구가 없어 현금으로만 충전이 가능한 '무인 교통카드 충전기'의 모습. (사진=선초롱 기자)

이와 관련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뉴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신용카드를 이용한 교통카드 충전이 가능하지만, 지하철 역사에 설치된 충전기에서는 불가능하다”고 재차 확인해 줬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해당 사실을 아는 이들도 드물고 전체 지하철 이용객 중 선불교통카드 사용비율이 25% 수준에 불과하다 보니, 신용카드를 통한 교통카드 충전 문의도 많지는 않은 편이다”고 강조했다.

신용카드를 통한 교통카드 충전 시설이 역내 마련돼 있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지하철 역사 내 충전시설 자체가 소비자의 편의를 위해 일정금액의 수수료를 받고 교통카드 충전 대행서비스를 해주고 있는 것”이라며 “신용카드 충전시설은 수수료 등의 문제가 있어 설치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소비자가 역사 내 무인 교통카드 충전기를 통해 충전을 하면 해당 금액을 선불카드사로 보내고, 카드사는 충전 대행역할을 한 공사에 수수료를 주는 구조로 돼 있다”며 “선불카드사와 신용카드사의 이해관계에 따라 신용카드 충전기 설치도 가능할 수 있겠으나 이와 관련 현재까지는 이렇다 할 업무 진척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결국 신용카드를 통한 교통카드 충전이 활성화되기 위해선 이를 서비스하는 한국스마트카드의 적극적인 시행 의지와 홍보가 필요할 것으로 보여 지는데, 이 또한 단기간 내 이뤄지진 않을 분위기다.

한국스마트카드 측도 해당 서비스 활성화에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이 회사 관계자는 <뉴스포스트> 측에 “티머니는 선불카드이기 때문에 신용카드로 충전이 가능하도록 할 필요가 없다”며 “신용카드의 교통카드 충전이 이른바 ‘카드깡’으로 악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후불제 교통카드가 일반화된 상황 속에서 선불제 교통카드 사용자의 이용 편의성 증진을 위해 신용카드 결제를 도입했다고 생색만 내놓고, 실상은 스스로 그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고 확인되지 않은 우려만 내놓고 있는 모습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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