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가격 차이보다 유통구조, 과도한 마케팅비용이 더 큰 문제

서울 경동전통시장의 통닭골목 (사진=선초롱 기자)

[뉴스포스트=선초롱 기자] 최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새로 취임하며 산업계 전반에 걸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프랜차이즈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잇따른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 원성을 자아내던 일부 치킨 브랜드에서 알아서 가격 인하에 나섰다.

그럼에도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을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시선에는 불신이 가득하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조류독감 등의 여파로 닭고기 가격 다소 상승했다고는 하나, 마리당 2만원을 호가하는 제품가격은 너무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더욱이 같은 치킨임에도 프랜차이즈 업체 제품에 비해 월등히 저렴한 시장통닭 등이 버젓이 유통되고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은 이들 업체들의 가격 폭리를 의심하고 있다.

이에 <뉴스포스트>에서는 서울시 서대문구 영천시장과 동대문구 경동시장 등 재래시장 시장통닭과 유명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을 비교하고 검토해 왜 이와 같은 차이가 나는지 살펴봤다.

 

시장통닭 닭이 더 저렴

우리가 재래시장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이른바 시장통닭의 마리당 가격은 시장별로 다소 차이가 있었다. 싸게는 6000원(영천시장)에서 비싸야 1만2000원(경동시장)까지였는데 그 이상을 호가하는 시장통닭은 찾기 어려웠다.

일반 치킨 프랜차이즈에서 판매하는 후라이드 한 마리당 가격이 1만4000원에서 1만9900원인 것과 비교하면 최소 20%에서 최대 70%가량 더 저렴한 가격이다.

서울 경동전통시장의 통닭골목의 한 통닭집 (사진=선초롱 기자)

경동시장에서 시장통닭을 판매하는 상인 A씨는 이 같은 가격 차이가 나는 이유로 “닭고기 호수부터 다르다”고 언급했다.

확인결과 일선 재래시장 시장통닭 가게에서 주로 사용하는 닭은 육계 12호(1151g~1250g)로 대다수 치킨 프랜차이즈에서는 육계 10호(951g~1050g)를 사용한다.

크기는 12호가 더 크지만 치킨용으로 더 적합한 닭은 9~10호 정도로 알려져 있다. 육질의 차이가 있기 때문으로 가격 역시 좀 더 작은 닭인 10호가 더 비싸다. 19일 기준 닭고기 도매가격은 12호가 2364원이고 10호가 2692원이었다.

영천시장에서 치킨을 판매하는 상인 B씨 또한 “프랜차이즈에서 사용하는 닭보다는 좀 더 싼 닭을 이용한다”며 “그래도 마리 당 6000원에 판매를 하다 보니 박리다매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통 구조, 과다 마케팅이 진짜 문제

그러나 시장통닭과 치킨 프랜차이즈에서 사용하는 생닭에 가격 차이가 있다고 해도 이는 마리당 몇백원대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이들 두 제품간 가격차가 최대 70%까지 차이가 나는 이유에 대해선 결국 유통구조 때문이란 지적이 주를 이룬다.

프랜차이즈용 치킨은 ‘도계업체-프랜차이즈 본사-가맹점’ 등의 기본 유통 경로를 거치게 된다. 일단 도계업체로부터 프랜차이즈 본사가 생닭을 제공 받은 뒤 이를 가맹점에 재공급하는 식으로 이 과정에서 시장통닭 대비 생닭 한 마리 가격이 평균 1000원 정도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한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보통 4000원대로 가공된 닭이 본사로 들어와 1000원 정도의 물류비를 포함해 가맹점에 5000~5500원선에 공급된다”고 설명했다.

시장 치킨과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의 구성. (사진=선초롱 기자)

치킨 프랜차이즈 제품이 시장통닭에 비해 비싼 또 한 가지 이유는 이전에도 몇 차례 사회적 논란이 됐던 과도한 광고비 부담 때문이다. 이들 프랜차이즈 본사에서는 경쟁사 대비 큰 차이가 없는 치킨을 홍보하기 위해 가격경쟁을 펼치기 보다는 유명 배우와 인기 아이돌 등 모델료가 비싼 모델 등을 주로 선호해 왔는데 결국 그 부담이 제품가격에 반영됐다는 지적이다.

고액 모델 기용에 따른 제품가격 상승 및 소비자 부담 증가는 업체별 차이가 적을수록 자주 발생하는데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가 그 대표적인 경우로도 자주 거론돼 왔다.

최근에는 각 치킨 프랜차이즈의 고급화 전략이 가격 상승의 원인으로도 꼽힌다. 닭을 튀기는데 일반적으로 잘 이용하지 않는 고급유를 사용한다거나 몇 회 이상 사용한 기름을 재사용하지 않는 식으로 저마다의 프리미엄을 강조해 왔고 그에 따라 제품 가격 역시 동반상승했다는 분석이다.

경동시장 내 통닭집에 걸린 가격표 (사진=선초롱 기자)

한편 프랜차이즈에 비해 저렴한 가격의 시장통닭이 명맥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과 관련 경동시장에서 만난 치킨집 주인 A씨는 “시장 내에 있는 생닭 판매점에서 4000원대에 닭을 들여와 직접 손질 후 기름에 튀겨 1만원 내외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며 “박리다매로 치킨을 판매할 경우 닭고기 원가에 노동력 등을 포함한 수지는 맞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고구마, 떡 등을 함께 튀겨 사이드메뉴로도 제공하고 있는데 반응이 좋다”며 그 나름대로의 차별화 전략에 대해서도 자신 있게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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