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촌의 통인시장(사진=신현지 기자)

[뉴스포스트=신현지 기자] 서민들의 애환과 꿈이 서린 우리의 전통시장이 한때는 매출의 감소로 상인들의 생계가 위협당하기도 했다.

대형마트와 SSM, 기업형 유통점 등의 골목 상권 잠식현상 때문이었다. 물론 소비패턴 변화와 온라인 쇼핑몰의 급격한 성장도 커다란 원인이었다. 급기야 정부가 나서 2000년대 초반부터 전통시장 살리기 정책을 시행해 왔다.

그 결과 다행히 전통시장의 매출 감소세는 2011년 7.9%에서 2013년 1.3%로 둔화됐다. 특히 정부의 지원을 받은 시장은 최근 5년간 평균 매출액이 8.4%가 늘어났다. 또 지역의 문화자원을 상품에 접목한 정선 아리랑시장, 장흥삼합을 대표상품으로 개발한 장흥토요시장, 문화예술인과 협업하여 지역의 명소로 거듭나고 있는 광주 대인시장 등 성공 사례도 심심치 않게 발표되었다.

이처럼 전통시장이 지역의 특색을 살려 매출 신장을 도모하는 사례 중 엽전을 사용하는 이색 전통시장이 있어 <뉴스포스트>가 방문했다.

서울의 중심인 서촌의 통인시장이었다. 경복궁과 청와대까지 몇 걸음이면 이동 가능한 통인시장은 조선시대의 정궁 사적 제117호로 지정된 시장으로 일본인들을 위한 공설시장이 처음이었다고 상인들은 전했다.

통인시장의 기름떡볶이 (사진=신현지 기자)

이어 1925년 폐장과 1941년 6월 재개장으로 효자상가아파트의 효시를 이룬 건물은 지하와 1층의 상가를 뺀 3층의 주거지로 한때는 연예인과 인근의 청와대 직원들에게 인기 높았던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에 앞서 통인시장은 한국전쟁 이후로 체부동과 누하동 등으로 피난민이 모여 들면서 노점상과 점포가 늘어나 경복궁 일대 상권의 중심지로 부상했다. 

그러나 대형마트와 기업형 유통점들이 골목상권을 장악하면서 통인시장 역시 옛 영화는 빛을 잃어가기 시작했다. 이 같은 전통시장의 위기에서 통인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은 것은 흥미와 맛을 더한 ‘도시락’ 서비스였다.

즉, 지역적 특색과 함께 소비자들의 간소화된 식습관에 집중하는 쇼핑 트렌드로 판매를 촉진한 것이었다. 여기에 지역적 특색이란 엽전(코인)의 이용이었다. 서촌은 옛 조선시대 양반가들이 주류를 이루었던 지역이란 것에 아이디어를 착안한 것이었다.

통인시장의 엽전을 이용한 도시락 담기(사진=신현지 기자)

이렇게 지역적 특색과 소비자들의 소비패턴을 이용한 통인시장의 ‘도시락’ 서비스는 소비자들이 고객센터내의 1개에 500원짜리 엽전을 원하는 만큼 구입한 다음 시장 내의 도시락 카페 가맹점에서 원하는 음식을 구입하는 방법이었다.

가맹점에서 판매하는 음식은 김밥, 떡볶이, 떡갈비 등 소비자들의 식습관에 맞춘 다양한 음식으로 현재 통인시장의 전체 상점 80여 곳 중 24곳이 ‘도시락 카페’ 가맹점일 정도로 성업 중이었다. 덕분에 소비자들은 자신들의 취향에 맞는 음식들을 즐길 수 있다는 것과 엽전을 이용하는 즐거움으로 통인시장을 자주 찾는다고 했다.

또, 입소문에 이 지역은 물론 전국적인 소비자 형성으로 통인시장의 상인들 역시 옛 영화를 이어 활기찬 시장 풍경을 되찾아 모범사례로 떠오르고 있다.

한편, 통인시장의 트렌드 상품 중 대표 먹거리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기름떡볶이는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통인시장을 찾을 만큼 알려진 것이라 전통시장을 활성화 시키는 일등공신이라 할만 했다.

<뉴스포스트>가 통인시장을 방문한 날에도 시장 안의 기름떡볶이집 앞에는 여대생들이 짧지 않은 줄을 이루고 있었다. 그 중 한 여학생에게 떡볶이 평을 묻자 그녀는 “기름떡볶이는 기름에 볶아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워 식감이 독특하고 고소하면서 담백한 맛이 특징”이라면서 “그 맛이 은근히 중독성이 있어 친구들과 일주일면 두 세 번은 시장을 찾는다.”고 했다.

이 밖에도 통인시장은 100여 개의 전통시장과 정보통신기술 카페를 설치하거나 모바일 쿠폰, 전단지 발행 시스템을 구축하여 소비자와 상인들 간의 상호 만족할 수 있게 하는 것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기업형 유통점 등의 골목 상권 잠식현상에도 미래는 밝다.

아울러 지난 2010년 서울시와 종로구가 주관하는 '서울형 문화시장'으로 선정되기도 한 통인시장은 서울형 문화시장의 이미지에 걸맞게 경복궁, 청와대 길, 광화문 등 주변의 관광자원과 연계해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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