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중동 평화와 난민을 위한 나눔바자회&콘서트, 7월 6일~8일 까지

세인트폴 발레단의 최세희 부단장(사진=신현지 기자)

[뉴스포스트=신현지 기자] 중동난민 문제가 해를 거듭할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전쟁의 폭력과 피의 보복의 악순환에서 지중해를 건너는 난민 수가 지난 2013년 약 6만 명에 이어 올해 들어 13만 명이 넘어서고 있다고 영국 BBC가 보도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지난 6월 올해 들어 최소 2천200명 이상의 난민이 바다에 빠져 숨진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2015년에는 시리아 난민인 아일란 쿠르디 세 살 어린아이가 사망해 터키 해안가로 떠밀려온 사진 한 장이 전 지구인을 충격에 빠뜨리기도 했다.

당시 많은 이들이 중동난민의 심각성을 깨닫아 중동난민 돕기에 나섰다. 한국 천주교 중동사목 담당에서도 중동현지 구호활동을 호소해 세인트폴 발레단에서는 발레공연과 바자회 등을 통한 기금 전액을 중동난민 돕기에 기부하기도 했다.

올해도 중동사목 담당 터키이스탄불 평화센터에서는 2017 중동평화와 난민을 위한 나눔바자회&콘서트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개최한다고 알렸다.

7월 6일에서 8일까지 열리는 이날 행사에는 나눔바자회와 현장체험, 콘서트의 진행으로 가톨릭, 불교, 원불교 등 종교를 초월한 나눔의 공연으로 기금을 마련하게 된다.

이와 관련해 지난 2015년 중동난민 돕기 공연에 이어 올해도 중동난민 돕기에 나선 가톨릭의 세인트폴 발레단이 있어 <뉴스포스트>가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중동사목 담당 터키이스탄불 평화센터의 '2017년 중동평화와 난민을 위한 바자회&콘서트'

2010년, ‘빛으로 생명으로’를 모토로 세인트폴 창단

세인트폴 발레단은 ‘To the Light, for the Life’(빛으로 생명으로)를 모토로 2010년 창단된 발레단이다.

탄탄한 실력의 전문무용수들로만 구성된 이 발레단은 제 1회 '춤추는 크리스마스'를 시작으로 대한민국종교문화 축제, 아시아 종교인 평화회의 공연, 2014년 교황의 한국방문 아시아 청년대회 등. 크고 작은 공연을 통해 이미 그 위상이 널리 알려져 있다.

클래식 발레는 물론 대중적인 재즈와 팝음악으로 누구나 쉽게 발레를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한 세인트폴 발레단의 특징은 성경과 관련된 작품으로 가톨릭의 복음을 전하는 것에 있으며 무용의 사각지대에 놓인 불우 청소년들과 노인들을 찾아가는 복음 선교에 일찍부터 화제에 올라 있다.

주님이 주신 달란트를 가톨릭 복음 선교를 위해 사용하고 싶다는 오랜 꿈

<뉴스포스트>가 찾아간 이날은 마침 세인트폴발레단의 최세희 부단장이 학생들 발레 수업에 한창이었다. 특별히 후원금이 없는 세인트폴 발레단은 이렇게 학원수익금을 통해 발레단을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대한민국의 예술 영재의 요람으로 알려진 서울예원학교와 서울예고 출신으로 발레리나의 활동무대를 탄탄히 밟아온 최세희 부단장은 나이를 가늠할 수 없게 앳된 소녀의 인상이었다.

그런 그녀가 아무도 시도하지 않은 가톨릭 복음 선교 발레단을 창단할 생각을 하게 된 것인지. 먼저 그것을 알아보기로 했다. 다름 아닌 최세희 그녀는 세인트폴 발레단 창단에 매우 중추적인 역할을 했던 것으로 알고 있으니.

즉, 그녀가 백기태 신부(성바오로수도회)와의 만남을 시작으로 최지연 한양대학교 생활무용학과 무용학 박사를 단장으로 추대하면서 세인트폴 발레단이 형성이 가능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선교발레단의 계기를 묻는 물음에 앳된 모습의 그녀는 의외로 명료하면서도 당찬 답이었다.

“제가 가진 달란트를 가톨릭 복음 선교를 위해 사용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그건 제 오랜 꿈이었습니다. 그런 꿈은 제가 대학 2학년 때에 우연한 기회에 백기태 신부님(성바오로수도회)을 만나게 되면서 현실로 다가왔던거고요. 무용으로써 복음 선교를 하시겠다는 백신부님의 생각과 제 생각이 일치했던 거니까요. 그 때문에 친구들이 국내외의 무용단으로 진출할 때 전 망설임 없이 이곳 세인트폴을 선택했습니다.”

최세희와 정민휘의 '춤추는 미리암' 공연

연습실 하나 없는 상황에서 재능기부로 모인 단원들

그렇지만 연습실 하나 없는 상황에서 발레단을 만든다는 것은 말처럼 그리 쉬운 건 아니었단다. 무용수들에게 공연료를 지급할 여력은커녕 교통비조차 챙겨 줄 형편이 안 되었기 때문이다.

후원을 해주는 곳 하나 없으니 기댈 곳도 없었다. 이때 백기태 신부가 직접 발품을 팔아가며 단원들을 위한 연습실 마련에 나섰단다. 최지연 단장은 무대 의상, 안무 등을 맡으며 단원들을 모으기 시작했고. 이 같은 역경에서 첫 공연 준비에 15명의 단원들이 모였다.

“모두 무용선교에 대한 열정으로만 모인 단원들이었어요. 당연 무용전공자들이었고요. 단원들은 마땅한 연습실이 없으니 그날그날 연습실을 옮겨 다니며 새벽 3~4시까지 연습했어요. 낮에는 각자 자신들의 일터에서 일을 해야 하니 밤에만 연습이 가능했어요.

그러니까 발레단에 모인 무용수들은 복음선교 의지 하나로 시간과 재능을 기꺼이 기부하겠다는 뜻에서 모인 거지요. 특히 단원 중 정민휘 발레리노는 자신의 모든 일을 제쳐놓고 밤낮으로 발레단 창단에 힘을 아끼지 않은 숨은 일꾼이에요. 자선공연도 한 번도 빠지는 일이 없었어요. 춤 실력도 대단하고요. 이번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의 중동난민 돕기 공연에도 2015년에 이어 정민휘 발레리노가 무대에 올라가요.”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은 ‘여성노숙인의 쉼터’

지금도 발레단이 어렵긴 마찬가지이지만 춤을 통해 이웃사랑과 복음 선교를 할 수 있다는 것에 무대의 영역을 가리지 않고 공연을 하고 있다는 그녀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을 묻자 그녀는 얼핏 얼굴에 그늘을 드리우다 서울여성보호센터라고 말했다.

“솔직히 그런 곳이 있다는 건 그때 처음 알았어요. 여성노숙인의 쉼터인데, 지금도 그 분들의 표정이 잊히지가 않아요. 뭐랄까, 세상을 다 포기한 듯 그 멍한 표정. 조금의 생기도 없이 누렇게 뜬 밀랍 같은 피부색. 그리고 기계적인 작은 움직임. 그런데 그분들이 우리의 춤을 보고 차츰 눈빛이 변해 가는데, 정말 뭐라 표현할 수 없는 기분이었어요.

무대 위에서 그분들의 변해가는 눈빛을 보는 순간 코끝이 찡하면서 가슴이 울컥했어요. 그동안  많은 무대 위에 서봤지만 그때 그곳에서만큼 내가 뭔가를 해냈다하는 하는 생각이 드는 무대는 처음이었어요. 앞으로도 기회가 되면 그런 분들을 위해 자주 공연을 갖고 싶다는 생각이에요.”

낮고 차분하게 말하는 그녀 뒤로 언제 몰려섰는지 어린 학생들이 호기심어린 표정들이었다. 벌써 그녀들의 수업시간이 되었던 것이다. 더욱이 최세희 부단장은 전통예술중학교의 발레수업까지 있어 더는 시간을 빼앗을 수 없었다.

한편, 오는 7월 6일에서 8일까지 열리는 2017 중동평화와 난민을 위한 나눔바자회&콘서트에 최세희 부단장은 정민휘 발레리노와 함께 침묵과 말씀이라는 주제로 무대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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