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역사박물관 ‘국경을 넘어, 경계를 넘어’기획전시

서울 역사박물관 '국경을 -넘어 경계를 -넘어' 기획전시 (사진=신현지 기자)

[뉴스포스트=신현지 기자] 서울 역사박물관에서 고국을 떠나 장벽으로 단절되었던 도시 베를린으로 갔던 ‘파독간호사’의 삶을 ‘국경을 넘어, 경계를 넘어’라는 주제로 조명했다.

따라서 그동안 박정희 정부의 경제개발 정책과 그들의 애국심에만 주목하였던 것에 불과한 파독여성들의 서독행의 배경과 또 그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독일이주를 선택했는지에 관해서 제대로 짚어보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이와 관련하여 서울역사박물관 송인호 관장은 “서울을 떠난 여성들이 서로 다른 정치 문화적 경계를 오가며 한국사회와 소통하고 적극적으로 독일의 시민사회와 연대했던 이 여성들의 경험을 통해서 정치 사회적 갈등과 대립을 넘어 소통과 통합의 길을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시회의 취지를 밝혔다.

1960~70년대 독일로 떠나는 한국 간호 여성들

아울러 21세기 세계도시 서울이 다양한 국적, 종교 문화를 가진 개인들을 환대하는 장소가 되기 위한 노력이라고 말을 덧붙였다. 

이 같은 취지에서 열린 ‘국경을 넘어, 경계를 넘어’ 전시장은 한국 간호 여성으로 노동이주를 했던 당시의 사진들을 총 4부로써 ‘1부 경계를 넘어선 여성들’, ‘2부 이주와 소통의 길_베를린에서의 삶’, ‘3부 남은 이들과 돌아온 이들’, ‘4부 상호문화사회의 여성들’로 볼거리를 제공했다.

따라서 <뉴스포스트>는 4부의 구성을 아래와 같이 이해를 돕기로 했다. 

즉, 1부의 경계를 넘어선 여성들은 1960~70년대 한국과 독일이 각각 노동력을 송출하고 유입하게 된 배경이다. 당시 서독은 제 2차 세게대전의 전범국이었지만 미국주도로 자본주의권 강화를 위한 재정지원 프로그램으로 유례없는 경제호황을 누렸다.

독일로 떠났던 한국 간호사들 (사진=신현지 기자)

여기에 국민이 의료 요양, 양로 등의 사회적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복지 시스템 분야로의 노동력이 절실했는데 이것이 우리의 젊은 간호 여성들이 독일행을 선택하게 된 계기다. 따라서 1부의 전시장은 유물과 함께 콘테이너 박스로 구성된 공간에서 유물과 영상으로 경계를 넘어선 여성들의 처한 상황을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이어 2부에서는 독일, 특히 동서장벽으로 분단되었던 서베를린으로 갔던 한국 간호여성들이 겪었던 경험을 ‘이주-국경의 경계를 넘어, 젠더-여성의 경계를 넘어, 분단-이념의 경계’라는 구성으로 아카이브 전시 방식을 통해 소개한다.

또 이 여성들의 독일에서 치러진 결혼식과 참석하지 못한 가족들의 그리움, 그리고 고국에서 보내왔던 결혼식의 한복과 부모의 애틋한 사연의 편지, 1977년 강제 송환에 반대해 벌였던 서명운동관련 자료 등을 생동감 있게 전달한다.

 

3부에서는 계약기간을 마치고 서독에서 한국으로 돌아온 여성들의 모습과 독일 사회에 그대로 남아 독일 교민 1세대를 형성한 한인 여성들의 이야기를 중심을 주제로 다루고 있다.

특히 이 장에서는 한인 간호여성 4명이 부르는 고국의 노래를 영상에 담아 그녀들의 고국의 그리움을 실감케 한다. 아울러 서울로 돌아오지 않고 그대로 독일에서 생을 마감한 이들의 묘지 소개와 또 그들을 기억하는 가족들의 목소리를 영상으로 소개한다.

마지막 4부에서는 1960~70년대에 독일의 손님노동자(Gastarbeiter)로 이주했던 한국 여성들이 독일 시민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담았다. 즉, 베를린시의 상호문화사회(Interkulturelle Gesellschaft) 정책 속에서 진정한 다문화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마지막 장에서는 소개한다.

독일로 떠난 딸에게 보낸 아버지의 편지와 간호사들

따라서 1960~70년대의 독일의 노동자로 떠났던 한국 여성들이 1990년의 동서독 통일과 2006년 공식적인 이주국가 선언을 경험하며 현재 독일 시민사회의 일원으로 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신들의 힘으로 영주권을 받았고 이주노동자였지만 독일 노동자들과 동등한 노동조건과 복지혜택을 받았던 그녀들의 모습에서 대단한 자부심도 이 장에서는 느낄 수 있다.

아울러 50여 년 전 서독 사회로 이주했던 한국 여성노동자들의 경험을 통해 남과 북의 이념적 갈등과 1990년대 이후 급증한 외국 이주민들과 함께 살기 위한 과제를 생각해 볼 수 있다. 또 서울이 과연 이방인을 환대하는 장소가 될 수 있을까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볼 수 있는 장이 된다.

한편, 이번 전시회는 한국의 산업화가 진행되던 1960~70년대 독일로 떠난 한국 간호 여성들의 다양한 삶과 기억을 공감하고 한국현대사를 반추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뿐 아니라 다양한 국적, 종교 문화를 흡수하는 것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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