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철우 교수, "햄버거의 패티에서 오염이 돼 아이가 HUS에 진행된 듯"

처음으로 ‘햄버거병’ 논란 확산

‘햄버거병’ 불안, 햄버거 포비아 확산

패티 함량과 원산지 표기 등 제도 마련 촉구

100% 고기만 사용하면 안전성 문제 없어

맥도날드 “기계로 조리해 덜 익힌 패티 나올 수 없어”

 

[뉴스포스트=우승민 기자] 맥도날드에서 어린이용 해피밀을 먹은 뒤 아이가 용혈성요독증후군(HUS, 햄버거병)에 걸려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피해 가족이 햄버거를 판매한 맥도날드 측을 고소했다. 이번 논란으로 ‘햄버거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소아에게 많이 발생된다는 점에 아이를 둔 부모들은 햄버거를 먹이는 것에 대해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 ‘햄버거병’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면서 <뉴스포스트>는 ‘햄버거병’에 대해 상세히 들여다보았다.

(사진=우승민 기자)

‘햄버거병’···소아에게 많이 발생

지난해 9월 경기도 평택에 있는 한 맥도날드 매장에서 햄버거를 먹은 A양(4)이 2~3시간 뒤 복통을 느꼈으면, 이후 설사에 피가 섞여 나오자 3일 뒤 중환자실에 입원한 후 일명 ‘햄버거병’이라고 불리는 용혈성요독증후군(HUS) 진단을 받았다.

햄버거병은 지난 1982년 미국에서 햄버거를 먹은 사람들 중 햄버거병에 걸려 집단으로 발병한 사례가 있다. 당시 미국 당국은 원인을 햄버거 속 덜 익힌 패티에 의한 ‘O157 대장균’으로 봤다. O157 대장균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 용혈성요독증후군은 멸균되지 않은 우유나 균에 오염된 야채 및 햄버거 등에 있을 수 있다.

또한 감염되면 몸이 붓고 혈압이 높아지기도 하며 경련이나 혼수 등의 신경계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성인보다는 유아나 노인, 발열이나 출혈성 설사가 있는 환자에게 많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최근 발생한 햄버거병 환자 역시 4살 유아였다.

현재 A양은 2달 뒤 퇴원했지만 신장이 90% 가까이 손상돼 배에 뚫어놓은 구멍을 통해 하루 10시간씩 복막투석을 하고 있다.

이에 피해자 측은 “HUS는 주로 고기를 갈아서 덜 익혀 조리한 음식을 먹었을 때 발병한다. 미국에서 1982년 햄버거에 의한 집단 발병 사례가 보고됐고, 햄버거 속 덜 익힌 패티가 원인”이라며 현재 맥도날드 측을 검찰에 고소한 상태이다.

이어 “맥도날드는 이런 위험 발생 가능성을 알았고, 특히 HUS는 주로 소아에게 발병하는 질병으로 어린이들은 더 큰 위험에 노출돼 있음에도 아무런 고지를 하지 않고 어린이용 해피밀 메뉴를 판매해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맥도날드 측은 기계로 조리하기 때문에 덜 익힌 패티가 나올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맥도날드 측은 기계로 조리하기 때문에 덜 익힌 패티가 나올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피해자 측은 “그릴의 설정이 잘못되거나 정해진 위치에 놓지 않고 가열하는 경우 제대로 조리가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처럼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햄버거 병’이 논란이 되면서 여론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24개월 자녀를 둔 박모씨는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남일 같지 않고 마음이 아프다”며 “양측의 잘잘못을 논하기 앞서 대기업이 모든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햄버거병이 어린 아이들에게 치명적인 것으로 밝혀진 마당에 앞으로 프랜차이즈 햄버거는 못 먹일 거 같다”며 “특히 분쇄육 패티에 대한 함량과 원산지 표기 의무화 등의 제도가 마련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가톨릭대 신장내과 양철우 교수 (사진= 양철우교수 제공)

최근 ‘햄버거병’에 대해 가톨릭대 신장내과 양철우 교수는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일반적인 사회적인 통념으로 얘기하면 평소에 건강한 아이가 햄버거를 먹고 갑자기 복통을 일으키는 등 콩팥이 안 좋아지는 증세가 나타났으면 햄버거에 의한 발병이 맞다고 볼 수 있지만, 의학적으로는 인과관계를 증명해야하기 때문에 아이가 먹은 햄버거에서 대장균이 검출되어야 하는 숫자가 나와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문제다”라며 “하지만 지금은 일반적으로 생각하기에는 충분히 햄버거의 패티에서 오염이 돼 아이가 HUS에 진행됐다고 추정할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또한 “대부분의 햄버거병이 생기는 연령층은 소아와 노인이다. 대부분은 소아에게 많이 발생된다”고 전했다.

 

분쇄육 패티가 문제?

한편 이번 ‘햄버거병’의 원인이 분쇄육 때문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햄버거 속 고기를 갈아서 만들게 되면 세균이 안쪽까지 들어갈 수가 있고, 그래서 충분히 익히지 않을 경우엔 감염 위험이 더 크다는 것이다.

이번 피해 아동(4)도 복통, 설사 증상을 보이다가 용혈성요독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이번 소송의 쟁점도 용혈성 요독증후군이 햄버거에서 온 것인지 다른 오염된 음식에서 온 것인지다.

피해아동 엄마 최씨는 아이의 병을 햄버거의 패티, 분쇄육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최씨는 고기류를 먹은게 그것밖에 없고, 가축의 내장까지 분쇄해서 만든 패티나 소시지를 먹은 게 그날 그 불고기버거 밖에 없기 때문에 심증을 굳혔다고 전했다.

(사진=우승민 기자)

이에 대해 맥도날드 측은 “기계식 장비를 이용해서 일정한 온도에서 고기 패티를 굽기 때문에 덜 익은 패티가 나올 수 없고, 한번에 8~9개를 굽는데 당일 300여 개의 같은 제품이 판매됐지만 어떤 질병 사례도 보고되지 않았다. 어떻게 이 아이가 먹은 그 1장만 덜 익을 수 있는가?”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조사를 통해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기를 바라며, 성실히 협조하겠다는 방침을 전했다.

이와 관련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햄버거를 만들어 판매하는 11개 프랜차이즈 업체에 고기 관리와 조리에 주의를 기울여 달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또한 식약처는 평택시가 해당 맥도날드 매장에서 위생 상태와 조리 상태 등을 조사했지만, 특별한 문제를 발견하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이번 햄버거병에 관련해 한남대 식품영양학과 장해동 교수는 “보통 햄버거 패티는 고기 100%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이번 햄버거병 사건은 분쇄육을 잘 못 만들어서 그렇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분쇄육은 잘 못 만들게 되면 제대로 익지 않았을 경우엔 미세물이 있어서 질병이 생길 수 있는 것이다”라며 “고기만 사용해 정상적으로 만들면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정형준 국장은 연구보고서들을 인용, “용혈성요독증후군까지 가능 경우가 만 5세 미만, 특히나 만 3세 미만으로 가면 훨씬 더 높은 걸로 돼 있다”면서 “햄버거 패티로 이 병이 생겼을 가능성이 있지만 확인은 어렵다”고 조심스럽게 견해를 밝혔다.

이와 함께 패스트푸드점에서도 패티를 정말 익혔는지 등을 확인 가능한 관리 시스템을 마련하고, ‘아이들에게 위험할 수도 있다’ 등의 경고가 있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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