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 안에서 야채 파는 할머니(사진=신현지 기자)

[뉴스포스트=신현지 기자] 지난 6일 인천행의 1호선 전철 안이다. 깊게 허리 굽은 한 할머니가 야채가 가득 담긴 세 개의 비닐 봉투를 들고 승객들 앞에 나타났다.

눌러쓴 모자 사이로 반백의 머리카락과 그리고 그 사이로 보이는 눈빛이 간절하다.

“시방 우리 텃밭에서 막 뽑아 온 놈들인게로 싱싱혀라! 긍게로 조께들 사갔고 가쇼 이잉!”

그러나 아무도 할머니를 돌아보지 않는다. 저마다 고개를 숙인 채 SNS 삼매경이다. 할머니는 다시 용기 굳건하게 야채 보따리를 사람들 앞에 흔든다.  

“진짜로 싱싱한 놈들인게로 이 놈조께들 팔아주쇼!” 그때 누군가 버럭 목소리를 높인다. “이봐요 할머니! 계속 이러면 역무원 불러요! 날도 더운데 사람 귀찮게 하지말고 그만 나가시라고요!” 이 말에 할머니는 굽은 허리를 애써 들어올려 허둥지둥 다음 칸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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