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신현지 기자] 장맛비가 그친 7월의 폭염 속에 경기도 시흥의 한 농가에 청포도가 싱그럽게 익어간다. 어디 청포도뿐인가. 깊은 산골에서나 볼 수 있는 으름이 청포도에 질세라 금세라도 까만 속살을 드러낼 듯 토실토실 야무지다.
그 아래 봉선화 역시 7월의 수줍은 꽃잎으로 여심을 사로잡고 있다.
7월의 향연에 취한 행인, 문득 떠오르는 시 한 구절로 그 청량함을 함께한다.
-청포도-
내 고장 七月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절이주절이 열리고
먼데 하늘이 꿈 꾸며 알알아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靑袍를 입고 찾아 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두렴
-이육사-